시장에서는 일본경제 침체와 일본 정부의 엔고 방어정책, 중국 정부의 지급준비율 인하, 미국경기 개선 등 내외부적 요인으로 엔화약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20일 도쿄외환시장에서 엔화는 달러당 79.52엔으로 거래를 마감했다. 장 초반 한때 엔화가치는 달러당 79.89엔까지 치솟으며 지난해 8월4일 이후 6개월 만에 최저 수준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이날 엔화가치 하락은 지난 18일 중국이 지준율 0.5%포인트 인하를 발표하며 안전자산으로 여겨온 엔화 수요가 줄었기 때문이다.
이날 일본 정부가 지난달 무역적자가 1조 4,750억엔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발표한 것도 엔화약세를 부추겼다. 또 일본 중앙은행은 13~14일 열린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엔화강세와 경기악화에 대응하기 위해 10조엔 규모의 추가 양적완화를 실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 때문에 엔화환율의 80엔대 돌파는 시간 문제로 조만간 85엔대까지 오를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호시나 마사유키 오카산증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일본은행의 정책이 엔고시대를 마감하는 터닝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심지어 짐 오닐 골드만삭스 자산운용 회장은 최근 "올해 엔화환율이 달러당 100엔까지 주저앉을 수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다만 유럽 재정위기가 다시 부각되거나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시장의 예상보다 빨리 3차 양적완화(QE3)를 단행할 경우 엔화가 다시 강세로 돌아설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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