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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득세액공제制의 허실

`일하기 싫어서 안 하는 사람들에게 보조금을 주어 일을 하도록 만들어서 이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경제의 효율성도 높이겠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저소득층의 소득보전과 경제의 효율성을 높인다는 두 가지 목표를 가지고 제시한 소득세액공제(EITC)제도의 취지를 기자가 나름대로 풀이한 바다. EITC제도는 다른 세액공제 제도와는 달리 저소득층 근로자의 세금을 낮춰줄 뿐만 아니라 소득이 일정 부분 밑으로 떨어지면 정부가 소득보전을 해 주는 제도다. 저소득 근로자에게 보조금을 지급함으로써 노동능력은 있으나 노동의욕이 없어 실직상태에 있는 소위 자발적 실업자들이 일을 하도록 만들어 경제의 효율성도 높일 수 있다는 게 인수위의 구상이다. 미국에서는 이 제도가 지난 75년 도입된 이후 빈곤층의 축소와 노동시장 참여율 향상에 큰 기여를 한 것으로 평가 받았으며, 도입 이후 지속적으로 확대 돼 왔다. 이 같은 성공사례가 새 정부가 이 제도를 검토하게 된 배경이다. 그러나 미국에서 왜 이런 제도가 만들어졌는지 좀 더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미국에서 이런 제도가 만들어진 배경에는 남편 없이 아이를 키우는 저소득층 여성이 많다는 점에 있다. 미국의 우익은 이들이 생활보호대상자로 지정되어 정부 보조금을 지급 받으며 미 재정을 축 내고 있다고 비난해 왔다. 그래서 어떻게 든 이들이 일을 하도록 만들어서 재정부담을 줄여보자는 취지에서 EITC 제도가 만들어졌다. 아이를 돌봐 줄 보모를 고용하는데 드는 비용이 월급보다 많아 일하기를 포기하고 있던 여성들은 EITC 때문에 일을 시작했다. 그 결과 `자발적으로` 실업을 택하는 사람의 수가 줄어든 것이다. 한국에서도 이 제도가 과연 위력을 발휘할 수 있을까? 한국에 EITC 때문에 노동시장에 진출할 자발적 실업자는 얼마나 될까? 인수위 한 관계자는 통계지표와 체감지표의 차이가 커 통계지표가 정책입안에 큰 도움이 안 된다는 취지의 말을 한 적이 있다. 이 말로 유추해 보건대, 인수위는 통계에 잘 안 나타날 뿐이지 사실은 일하기 싫어서 안 하는 사람이 많다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김대환기자(정치부) dki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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