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물단지가 1년 새 보물단지로 변했네.’ 삼성전자가 그동안 부담으로 떠안았던 일부 해외법인과 자회사ㆍ계열사들이 약진을 거듭하면서 영업외 적자요인을 말끔히 털어버리고 있다. 올 들어 디지털미디어 사업의 해외법인이 선전하고 있는데다 S-LCDㆍ광주공장 등 자회사도 소폭이나마 흑자기조로 돌아서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다 일부 계열사까지 짭짤한 지분법 평가이익을 안겨주고 있어 ‘신 3각 편대’라는 얘기마저 나오고 있다. 30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지난 3ㆍ4분기 삼성전자는 영업외 이익으로 모두 5,207억원을 거뒀다. 지난해 3ㆍ4분기의 경우 2,412억원의 적자를 면치 못했던 점을 감안할 때 불과 1년 만에 환골탈태한 셈이다. 증권업계에서는 삼성전자에 대해 올해 영업이익만 7조1,000억원을 넘어서고 순이익도 8조1,000억원까지 불어나 영업외 이익이 1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처럼 삼성전자의 영업외 이익이 대폭 늘어난 것은 디지털미디어 사업부 해외법인들의 선전에다 줄곧 영업이익을 갉아먹던 일부 자회사와 계열사의 실적이 빠른 속도로 회복되고 있기 때문이다. 디지털미디어사업부의 해외법인은 지난 3ㆍ4분기에만 2,500억원가량을 영업외 이익에 포함시키며 회사 전체 순이익을 2조원으로 늘리는 데 크게 기여했다. 해외 부문의 이익을 끌어올린 일등공신은 LCD TV. 보르도와 모젤로 이어지는 LCD 제품들은 세계시장 1위에 올라서며 대박을 터뜨리고 있다. 주우식 삼성전자 전무는 “내년에는 디지털미디어 사업부의 연간 순이익이 1조원을 돌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해 2,163억원의 적자를 면치 못했던 S-LCD의 흑자전환도 삼성전자의 수익성을 안정시키고 있다. 조용덕 삼성전자 LCD총괄 상무는 “S-LCD가 생산법인인 만큼 흑자규모가 크지는 않지만 분명히 올해 흑자로 전환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소형가전제품을 정리한 삼성광주전자도 조금씩 이익을 내고 있다. 삼성광주전자는 지난 2004년부터 전자레인지ㆍ자동판매기ㆍ비데사업부 등을 구조조정하며 프리미엄 가전제품 판매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계열사들의 분발도 삼성전자의 속앓이를 달래고 있다. 지난해 1조3,012억원 적자를 기록하며 삼성전자에 지분법평가에서 6,100억원 적자를 떠넘겼던 삼성카드가 올해는 오히려 삼성전자의 순이익을 늘리는 계열사로 탈바꿈했다. 올 상반기까지 삼성카드는 1,280억원의 순이익을 올리며 분기별로 30억원가량의 지분법평가이익을 보태고 있다. 이밖에 대표적인 효자 계열사인 삼성코닝정밀유리는 분기마다 2,200억원가량의 순이익을 올리며 1,000억~1,100억원의 지분법평가이익을 삼성전자에 안겨주고 있다. 삼성전자의 한 관계자는 “반도체ㆍLCDㆍ디지털미디어 등 3대 주력 부문의 실적이 늘어나고 있는데다 영업외 이익까지 추가로 발생해 안정적인 이익구조를 갖추는 데 성공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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