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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난화에 강한 품종과 농약을 덜 쳐도 되는 청정우량 품종을 개발해 정관장의 명성을 이어가겠습니다" 인삼 연구 분야에서 전세계적으로 독보적 위상을 자랑하는 한국인삼공사 연구원에서 잔뼈가 굵은 베테랑 이장호 선임 연구원(농생물학 박사)의 다부진 포부다. 지구 온난화에 대비해 고온에 잘 견디는 품종과 병충해에 강한 품종을 만들어 고려 인삼의 맥을 잇겠다는 것. 그는 햇수로 30년이 되는 연구 기간 동안 품질이 우수한 '천풍', 대량 수확에 장점을 갖고 있는 '연풍', 노란색 종자로 속이 실한 '금풍' 등의 인삼 품종을 개발해왔다. 이 박사는 "천풍 등 직접 개발한 품종의 농가 보급율은 5% 정도로, 정관장 제품에 사용되는 인삼의 대부분은 아직 재래종"이라며 "품종의 다양성 차원에서 천풍 등의 보급률을 장기적으로 20%가까이 높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특히 그는 인삼 분야에서 축적된 연구성과가 이른바 '종자 전쟁(Seed War)'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는 자양분이 될 것이라는 자부심도 드러냈다. 이 박사는 "인삼 품종을 개발 하려면 적어도 20~25년의 세월이 걸린다"며 "식품이나 의약품 재료로 쓰일 수 있는 유전(遺傳) 자원 확보에 기여한다는 자세로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전에 위치한 인삼공사 연구원은 국제신품종보호권(UPOV)에 등록된 전세계 12개 인삼 품종 가운데 9개를 개발하는 등 인삼 연구의 메카와 같은 역할을 도맡아 왔다. 정관장이 연간 1조원이 넘는 국내 홍삼 시장을 주도할 수 있는 것도 연구소의 노력에 힘입은 바 크다는 평가도 이 때문에 나온다. 실제 인삼공사는 올해 매출 예상목표 8,850억원(수출 765억원 포함) 가운데 2%수준인 200억원 가량을 연구개발(R&D)비용으로 썼을 정도로 기초연구에 적극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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