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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필드가 부른다] 스코틀랜드 올드코스 체험기

최근 해외 골프투어를 떠나는 골퍼들이 크게 늘면서 테마별 골프 투어가 각광 받고 있다. 무조건 라운드만 하다 오는 여행이 아니라 골프와 관련된 명소를 둘러보거나 골프와 휴양을 연계한 고품격 레저를 즐기는 식. 그 중 가장 주목할만한 투어는 골프의 본고장 스코틀랜드 세인트 앤드류스 올드 코스를 둘러보는 것이다. 종교인들이 성지 순례를 하는 것처럼 골프의 발상지를 밟아 보는 일정은 골프가 무엇인지, 골프를 어떻게 즐겨야 하는지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만든다. ◇첫 인상=`울도 담도 없다`는 표현이 꼭 맞는다. 스타트 하우스에서 차례를 기다리는 골퍼부터 아침 일찍부터 구경 나온 관광객들, 골퍼들이 샷하기를 기다렸다가 1번홀과 18번홀을 길게 가로지르는 길을 뒤어 건너는 엄마와 아이까지 여러 부류의 사람들이 어지럽게 어울려 있는 곳이다. 페어웨이와 그린, 홀과 홀의 구분이 없어 캐디 없이 나갔다가는 길 잃어버리기 딱 맞다는 생각이 든다. 티 박스 표시는 바닥에 납작 붙어 있는 원판뿐이며 홀 길이나 벙커 위치 등을 알리는 그림판도 없다. ◇라운드=골퍼들과 마찬가지로 순번을 기다리던 캐디와 만나 인사하고 1번홀 티잉 그라운드로 간다. 보통 캐디는 지역 주민이며 아르바이트 나온 인근 세인트 앤드류스 대학 학생들도 있다. 캐디피는 팁 20파운드를 포함해 50파운드(약 10만원). 첫 홀은 18번홀과 페어웨이를 같이 쓴다. 그만큼 페어웨이가 넓어 마음껏 티샷을 해도 되지만 너무 길면 러프까지 굴러가므로 남성 골퍼들은 보통 스푼 또는 아이언 티 샷을 한다. 처음 라운드에 나선 골퍼들은 어디가 그린인지도 알지 못한 채 캐디가 가리키는 대로 샷을 날리게 된다. 페어웨이나 그린을 같이 쓰는 홀이 많기 때문에 볼이 이리저리 날아다니고 `Fore(볼 조심)`소리가 여기저기서 터진다. 라운드의 키 포인트는 `가시 덤불 러프와 벙커에 빠지지 않기`다. 악명 높은 항아리 벙커에 빠지면 단번에 빠져 나오는 것은 아예 꿈꾸기도 어렵고, 가시 덤불 러프에 볼을 넣어도 언 플레이어블을 외치는 것이 가장 빠른 탈출 방법이다. 전반 9홀을 마치면 작은 트럭 뒤에 물과 샌드위치, 바나나 등을 실은 간이 매점이 보이고 그 뒤로 화장실도 있다. 곧바로 이어지는 인 코스. 12번홀 티잉 그라운드가 앞으로는 툭 터진 코스, 오른편으로는 넘실대는 바다가 보여 제일 전망이 좋다는 캐디의 말을 들으며 다시 벙커와 싸움하다 보면 `로드 벙커`로 악명 높은 17번홀에 다다른다. 홀이 다소 휘어지기 때문에 정석은 올드 코스 호텔 창고 지붕위로 볼을 날리는 것이지만 캐디 권유대로 왼편으로 공략하게 된다. 길면 러프. 그린 왼편 옆에는 그 유명한 로드 벙커가 있다. 보기엔 별 것 아니지만 수많은 골퍼들을 울렸던 악명을 과시하듯 동반자 한 명을 붙잡고 놓아주질 않는다. 결국 4번 만에 탈출. 마지막 홀은 어느새 몰려들어 그린 위쪽 낮은 울타리를 둘러싼 관광객들 앞에서 퍼팅을 하게 된다. ◇가는 길=런던까지 11시간 30분의 비행에 다시 스코틀랜드의 에딘버러까지 1시간 정도 더 날아간 뒤 또 1시간 20분 자동차로 달려야 하는 기나긴 여정이다. ◇주변=유명골퍼이자 골프클럽 제작자였던 톰 모리스 부자의 골프 숍, 세계 최초의 골프클럽을 만들었던 상점, 중고 골프책 판매점 등이 코스에서 시내로 이어지는 길에 있다. 흔히 클럽 하우스로 잘못 알려진 1번홀 티잉 그라운드 뒤쪽의 건물은 로열 세인트&에이션트 골프클럽이며 정면에서 봤을 때 오른쪽 옆의 붉은 벽돌 건물은 세인트 앤드류스 대학의 기숙사다. 왼쪽 뒤편으로는 골프 박물관이 있으며 조금 더 왼편으로는 바다가 넘실댄다. ◇관광 상품=유로베스트 여행사(www.euro-bwst.co.kr)에서 올드 코스 호텔에 묶으며 라운드를 하는 상품을 판매한다. (02)774-4895 링크스 코스란 해안을 따라 조성된 골프코스. 바다에서 불어 오는 바람의 영향으로 코스 전체가 다소 밋밋하며 키 큰 나무가 거의 없이 덤불과 잡목이 무성한 곳이 특징이다. 바람에 모래가 날리지 않도록 벙커가 `항아리`모양으로 깊고 둥그렇게 만들어진 것 역시 특징이다. 페어웨이와 그린의 잔디가 모두 바닥에 달라붙을 정도로 짧아 구분이 분명하지 않으며 지면이 딱딱해 볼이 많이 구른다. 페어웨이 언듈레이션에 따라 볼이 예상하지 못한 곳으로 구르는 경우도 많아 코스를 제대로 파악하고 공략해야 제 핸디대로 스코어를 낼 수 있다. 링크스 코스에서 라운드할 때 주의할 점 일단 라운드에 나서기 전 불필요한 물건을 빼서 골프 백을 가볍게 만들어야 한다. 백이 무거울 경우 캐디에게 맡기면 미안한 마음이 들 수 있고 직접 카트로 끌어야 하면 힘에 겨워 헉헉 거릴 수 있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링크스 코스는 수동 카트로 자신의 골프 백을 끌거나 직접 메고 라운드 하도록 돼 있다. 다음 홀 표시를 잘 따라가야 한다. 링크스 코스는 인접 홀과 잘 구별되지 않으므로 잘못하면 길을 잃기 쉽다. 볼은 넉넉하게 준비한다. 볼 한 개로 18홀을 마칠 수도 있지만 20개가 모자랄 수도 있다. 라운드 할 때 제일 조심해야 하는 것은 역시 바람. 기대하지 않았던 화창한 날씨 속에 라운드할 수도 있지만 때로는 브리티시오픈 때처럼 강풍에 비까지 동반해가며 고전을 해야 할지도 모른다. 바람의 방향과 세기를 가늠해 볼을 날릴 방향을 잡아야 한다. 일단 볼이 러프에 빠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 제 스코어를 내는 비결. 볼이 페어웨이에 떨어져도 러프까지 미끄러지듯 굴러갈 수 있으므로 페어웨이 경사를 잘 살피는 것이 중요하다. 거리는 생각보다 많이 난다. 지면이 단단하고 페어웨이 잔디가 바닥에 착 달라붙어 볼이 많이 구르기 때문. 그러므로 어프로치 때는 띄워 올리는 샷보다는 굴려 붙이는 샷이 유리하다. 그린은 웬만한 백스핀에도 디보트가 생기지 않을 만큼 단단하고 빠르다. 볼이 본대로 구르므로 경사를 정확하게 파악해야 하며 절대 때리지 말고 살살 달래듯 퍼트해야 한다. 유명한 링크스 코스 ◇킹스 반스=세인크 앤드류스에서 30분 거리에 있는 이 골프장은 골프매거진 선정 세계 100대 코스 중 상위권에 자리잡은 골프장. 스코틀랜드 베스트 코스 중에 세 손가락 안에 드는 코스다. 올드코스에 밀려드는 관광객들을 위해 시간을 양보한 R&A 회원들을 위해 재단장한 홀. 200년 전 9홀로 시작해 18홀 규모로 완성됐으며 올드 코스 등에 비해 비교적 `젊어` 현대적 느낌이 든다고 한다. 바닷가에 인접한 606야드짜리 파5의 12번홀이 인상적이다. ◇카누스티 챔피언코스=99년 브리티시오픈에서 프랑스 골퍼 장 방드벨드가 3타차 선두로 마지막 라운드에 나섰다가 마지막 홀에서 트리플 보기를 하는 바람에 연장을 허용한 뒤 결국 패한 골프장. 그 장 방드 벨드가 양말을 벗고 들어갔던 개울이 이끼를 잔뜩 머금고 다음 희생자를 기다리고 있다. 대체로 잘 다듬어진 편. ◇로열 도너크=스코틀랜드 북쪽 하일랜드에 자리잡은 골프장. 세계 베스트 100대 코스 중 10위권에 드는 곳이다. 바다 바로 옆에 자리잡은 코스로 산책 나온 인근 주민과 골퍼들이 한데 어울려 코스를 누빈다. 코스 곳곳에는 오랫동안 이 골프장에서 골프를 즐겼던 주민들을 기리는 의자가 놓여 운치를 더한다. <임웅재기자 jaeli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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