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ㆍ통일ㆍ국방장관 및 국정원장 등에 각각 유력한 4명을 보면 노무현 대통령과 개인적 인연 등 깊은 관계를 맺어온 이른바 ‘코드 인맥’들로 포진됐다. 야당 등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사람으로 북핵 사태와 난맥상을 보이고 있는 현 정국을 정면 돌파하겠다는 것이다. 자연스럽게 포용정책 등 대북정책도 기존 방식대로 밀어붙이겠다는 노 대통령의 의지가 드러났다. 미국 일변도에서 벗어나 중국 등으로 외교를 다변화하겠다는 뜻도 드러냈다. 새 외교 라인은 예상대로 ‘송민순 원톱 체제’로 짜여질 전망이다. 외교부 장관으로 유력한 송민순 청와대 안보실장은 외시 9회로 외교부 내의 기수 파괴 바람이 불어올 것으로 보인다. 송 실장을 외교부 장관으로 발탁한 것은 노 대통령의 대외정책 철학과 의중을 충실히 반영한 송 실장을 통해 기존 정책을 밀어붙이겠다는 의도다. 북핵 실험으로 한미동맹이 강조되고 있지만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중국 등으로 외교를 다변화하겠다는 뜻도 엿보인다. 반대급부로 미국과의 갈등이 심화될 가능성도 있다. ‘노무현식 정책’을 유지하겠다는 뜻은 이종석 통일부 장관의 지인들이 포진된 것에서도 알 수 있다. 통일부 장관으로 유력한 이재정 민주평통 수석부의장은 이종석 장관이 노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명하면서 강력하게 천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의장은 참여정부 초기 교육부총리 물망에도 올랐던 인물. 포용정책에 대한 신념을 갖추고 있으면서 정치적 조정력을 갖춘 정치인 출신이라는 점이 평가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이 부의장이 지난 2002년 대선과정에서 한화그룹으로부터 채권을 받아 당시 노무현 민주당 후보에게 전달한 혐의로 구석기소됐던 점을 감안하면 ‘보은 인사’의 성격도 담고 있다. 국정원장으로 유력한 김만복 국정원 1차장도 ‘이종석의 사람’이자 국정원 내 ‘노무현 코드’를 가장 잘 알고 있는 사람으로 분류된다. 이 장관이 국가안보회의(NSC) 사무처 차장 시절 NSC 정보관리실장을 지냈다. 첫 내부 승진 케이스로 노 대통령이 추구해온 ‘탈정치, 탈권력 국정원’ 개혁의 완결점으로 평가받을 수 있고 내년 대선을 앞두고 정치색을 배제할 수 있다는 점이 평가된 것으로 보인다. 다만 김승규 원장과의 알력설에서 보듯, 흐트러진 국정원을 조기에 추스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국방부 장관은 예상대로 김장수 육군참모총장으로 가닥을 잡았다. ‘국방개혁 2020‘의 핵심인 육군병력 감축 등을 성공리에 수행해 개혁성을 인정받았다. 현역으로 장관에 오름에 따라 연말 별들의 대이동 등 연쇄 파장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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