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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입준비생 영어·기능학원으로 몰려

대입준비생 영어·기능학원으로 몰려 대학들이 다양한 특기나 소질을 가진 학생들을 뽑는 비율이 해마다 늘어나자 토플ㆍ 토익시험을 준비하거나 자격증을 따려는 학생들이 크게 늘고 있다. 특히 내년부터 새 대입제도가 시행되면 대부분 대학이 독자기준으로 신입생을 선발하게 돼 `나만의 특기'를 익히려는 학생들은 더욱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수능 시험일을 불과 사흘 앞둔 12일 서울 강남의 L영어학원. 수험생들은 수능시험 과목이 아닌 토익교재를 공부하고 있었다. 오는 26일 치르는 올해 마지막 토익시험을 준비하기 위해 수능도 포기한 채 토익강의에 매달리고 있는 것이다. 국제교류진흥회 토익위원회에 따르면 고교생 토익 응시자는 올해 9월까지 모두 3만5,000명으로 지난해 전체 1만9,000명의 2배에 육박하고 있다. 위원회 관계자는 “지난 98년부터 대학들이 토익 우수자를 특별전형으로 뽑기 시작하면서부터 응시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면서 “고교생 응시자자 98년 3,900명었던 것과 비교하면 올해는 10배 가까이 늘어난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 2001학년도 입시에서 토익ㆍ토플 등 외국어 특기자를 특별전형으로 선발하는 대학은 74개교에 달하고 있다. 실정이 이렇자 외국어학원들은 고교생을 위한 토익ㆍ토플강좌를 잇달아 개설하고 있다. 강남의 E외국어학원에서 얼마전 모집한 겨울방학 기간 중고생 토익ㆍ토플반에는 100여명의 지원자가 쇄도했다. 인근 J영어학원의 경우 토익ㆍ토플반은 이미 10여개를 넘어섰지만 학생들이 계속 몰려 강좌를 더 늘릴 예정이다. 개포고 2학년 한모(17)군은 “한 반에 5~6명씩은 토익이나 토플 교재를 보고 있다”면서 “아예 다른 과목은 포기하고 토익공부에만 매달리겠다는 친구도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자격증을 따거나 특기를 익혀 대학문을 뚫으려는 학생들도 눈에 띄게 늘었다. 자격증으로 신입생을 선발하는 일반대학(교육대 포함)은 15곳 335명에 불과하지만 졸업후 취업이 상대적으로 쉬운 산업대나 전문대의 입학은 오히려 용이하다. 이에 따라 요리나 간호, 양재, 한복학원 등에도 수험생들이 발길이 부쩍 잦아졌다. 경기도 부천 Y한복학원의 송양빈(34)원장은 “5~6개월 전부터 자격증을 취득하려는 고교생 수강생이 부쩍 늘었다”면서 “지난 9월 치른 기능사자격시험에도 10여명이 응시, 모두 합격해 자격증으로 들어갈 수 있는 대학을 놓고 고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학원에 다니는 서모(18)양은 “요즈음은 상위권 학생들을 제외하고는 수능시험보다는 오히려 자신의 특성을 살린 자격증이나 특기로 대학에 들어가려는 학생이 많아졌다”면서 “나도 우리 전통의 한복을 배워보니 적성에 맞아 기능사시험에 쉽게 합격해 이 자격증으로 갈 수 있는 대학을 알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과천 외국어고 국어교사인 안영찬씨(37)는 “대학에 들어가는 방법이 점차 다양화됨에 따라 수능시험에만 매달리는 학생이 점점 줄고 외국어와 특기를 익히려는 학생은 상대적으로 늘고 있다”며 “수시모집과 특별전형이 크게 늘어나는 내년에는 이러한 현상이 더욱 가속화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최석영기자 sychoi@sed.co.kr입력시간 2000/11/12 17:09 ◀ 이전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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