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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LG 데이콤 인수전] '정보통신 대전' 시작됐다
입력1999-04-29 00:00:00
수정
1999.04.29 00:00:00
백재현 기자
삼성과 LG의 「정보통신 사업」 대전쟁이 시작됐다.재계는 현재 삼성과 LG가 벌이고 있는 데이콤 경영권 쟁탈전은 서곡에 불과하다고 전망하고 있다.
알토란 같은 반도체 사업을 포기해야 하는 LG는 21세기를 겨냥, 정보통신 분야에 그룹의 역량을 집중한다는 전략이다. 삼성 역시 자동차 사업을 포기한 뒤 이미 차세대 전략사업을 정보통신으로 정했다. 이같은 두 그룹의 처지에서 데이콤은 어떤 대가를 치르고라도 스카우트해야 하는 「구원투수」감으로 떠오르는 게 당연하다. LG는 데이콤을 끌어와야 유·무선 통신서비스, 통신장비·단말기, 인터넷 등을 망라하는 종합통신 그룹의 모양새를 갖출 수 있다.
정보통신기기에서 강력한 경쟁력을 갖고 있는 삼성의 입장에서는 통신서비스사업이 없다는 것이 치명적인 핸디캡이었다. 결국 삼성과 LG로서는 모두 데이콤이 화룡점정(畵龍點睛) 격으로 귀한 존재인 셈이다.
데이콤 경영권을 둘러싼 싸움에 앞서 두 그룹은 최근 정보통신 분야에서 신제품 개발 및 발표를 통해 사사건건 날카로운 신경전을 벌여왔다.
지난 3월말 삼성전자가 움직이는 사무실이라는 컨셉트로 인터넷 휴대폰을 발표한다는 소문이 돌자 LG정보통신은 하루 전날 비슷한 제품인 「싸이언 스마트폰」을 출시함으로써 김을 빼놓았다. 지난 28일 LG전자가 한국형 디지털TV를 최초로 개발했다며 대대적인 홍보에 나서자 삼성은 이를 두고 『지난해 10월 삼성이 발표한 제품과 똑같다』며 깎아내렸다.
컴퓨터용 완전평면 모니터에서도 삼성전자(싱크마스터)와 LG전자(플래트론)가 서로 자기 기술이 우수하다며 티격태격하고 있다. 인터넷 카세트로 불리며 차세대 오디오 시장의 다크호스로 떠오른 MP3 플레이어에서도 삼성전자(옙)와 LG전자(MP프리)는 비슷한 제품을 출시, 치열한 싸움을 벌이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다툼은 전면전이라기보다는 상대방 제품에 흠집내기 수준이었다.
데이콤 경영권을 둘러싸고 벌이는 양그룹간의 경쟁은 차원이 다르다. 각 그룹은 똑같이 21세기 전략분야를 정보통신 사업으로 정한 터에 미래 재계의 헤게모니를 잡기 위해서는 데이콤 경영권을 중요한 관건으로 보고 있다.
정보통신 분야에서 삼성과 LG는 삼성이 이동통신서비스 사업에만 참여하고 있지 않을 뿐 거의 똑같은 사업구조를 보이고 있다. 장비제조 분야에서 삼성전자와 LG정보통신이, 시스템통합(SI) 분야에서는 삼성SDS와 LG-EDS가 자웅을 겨루고 있다. 인터넷 쇼핑몰 사업에서도 삼성SDS가 유니텔을 통해, 삼성물산은 인터넷 서점으로 주목받고 있는 아마존과 손잡고 이 분야 사업에 힘을 쏟고 있다. LG도 LG-EDS를 통해 「LG몰」을 구축, 전면승부를 벼르고 있다.
삼성은 통신서비스 사업에 대한 꿈을 버리지 않고 있다. 해외진출을 위해서나 국내에서 미래정보통신 사업의 입지를 강화하기 위해서도 통신서비스 사업에의 참여는 필수적이라고 여기고 있다.
삼성이 「대세」를 거스르면서까지 데이콤의 지분을 추가 매입, LG와의 전면전에 나선 것은 삼성의 이같은 장기 비전에서 나온 것이다. 삼성의 S모 상무는 『삼성이 종합통신 그룹을 지향하는 것은 LG와 마찬가지다. 다만 삼성이 서비스 사업에 진출하기 전에 데이콤이 LG로 넘어가버리면 삼성은 영원히 LG와 경쟁할 수 없게 된다』고 설명했다. 삼성은 데이콤을 통해 서비스 시장에 직접 진출하든가 아니면 다른 방법으로 서비스 시장에 진출할 때까지는 데이콤이 LG로 넘어가는 것을 견제하겠다는 전략이다.
이같은 삼성의 전략을 속속들이 알고 있는 LG 역시 삼성이 준비할 시간을 주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데이콤을 가능한 한 빨리 흡수해 종합통신 그롭으로 변신함으로써 한국의 통신시장을 한국통신과 함께 양자구도로 만들어나간다는 것이 LG의 전략이다. /백재현 기자 JHYUN@ 김상연 기자 DREAM@ 문병도 기자 DO@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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