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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IT 벤처 총체적 위기

MS.한통 시장잠식 정부는 근시안정책출혈경쟁에 자금난 주가조작 루머까지 국내 정보기술(IT) 벤처기업의 경영환경이 정부의 근시안적 정책과 업체간 출혈경쟁으로 수익성이 갈수록 떨어지는 등 악화하고 있다. 게다가 다국적 기업인 마이크로소프트(MS)와 한국통신이 중소 벤처기업의 시장을 급속히 잠식, 입지가 크게 위축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을 반영, 일부 코스닥 등록기업의 경우 주가조작 소문도 무성해 신뢰성마저 붕괴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 정부의 IT정책 부재 산업자원부는 연초 4개 국내 소프트웨어 업체들이 연합체를 구성, B2B(기업간) 전자상거래 통합 솔루션을 개발할 수 있도록 5억원의 지원금을 제공하기로 했다. 전자상거래의 중심축이 대기업의 독자적인 전자장터(프라이빗 e마켓 플레이스)로 전환되는 상황에서 외국 소프트웨어 업체의 시장독식을 막아보려는 의도였다. 하지만 산자부는 최근 예산확보의 어려움을 이유로 지원금 규모를 1억원으로 삭감했다. 정보통신부는 전자상거래ㆍ인터넷뱅킹에 필요한 인증사업권을 소수의 공인인증기관에만 부여했다. 공인인증기관들은 최근 관련업체들에 과다한 인증대행 수수료를 징수해 큰 반발을 사고 있다. 더욱이 소프트포럼ㆍ이니텍 등 공개키기반구조(PKI) 관련업체들은 과당경쟁의 여파로 현재 정가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가격에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후발 PKI업체들의 경우 인증기관에 불필요한 특허료까지 내고 있어 어려움은 더 크다는 지적이다. ◆ MS와 한통의 시장독식 우려 MS의 차세대 컴퓨터 운영체제(OS)인 윈도XP는 가뜩이나 어려운 국내 벤처들에 '재앙'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MS는 오는 10월 판매예정인 윈도XP에 인터넷 전화, 개인보안 기능 등 응용 프로그램을 대폭 끼워 시장에 내놓을 계획이다. 이에 따라 안연구소ㆍ정소프트 등 PC용 보안제품을 만들어온 국내 보안업체들은 기존 사업방향을 전환하는 문제를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 일부 업체는 아예 관련 사업부를 매각하려는 움직임까지 보이고 있다. 한국통신도 MS와 마찬가지로 중소 IT벤처를 잡아먹는 '육식공룡'으로 돌변, 중소기업 정보화사업을 통해 벤처업체들의 시장을 잠식해나가고 있다. 한통은 특히 코넷망을 사용하는 고객에게 그룹웨어, 기업자원관리(ERP), 쇼핑몰ㆍ홈페이지 구축도구, MS오피스 등을 하나로 묶은 앤텀오피스를 20% 할인된 가격에 제공, 무서운 기세로 고객사를 유치하고 있다. 최근에는 가상사설망 서비스인 '앤텀VPN'를 내놓고 보안업계의 고유영역까지 넘보고 있다. 특히 MS와 한통은 지난해 빌 게이츠의 방한을 계기로 인터넷 사업 전분야에서 밀월관계가 구축돼 있다. ◆ 출혈경쟁에 자금난ㆍ주가조작 루머 무성 수요격감에 따른 IT업계의 출혈경쟁은 극에 달해 소프트웨어 가격은 대부분 정가의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 500만원을 호가하던 방화벽이 300만원대에 팔리는가 하면 최소 5,000만원이 소요되는 ERP를 인건비만 받고 구축해주는 사례까지 등장했다. 특히 일부 코스닥 등록기업의 경우 매출전표를 허위 작성, 실적을 부풀리고 있을 정도다. 지난 연초에 예상됐던 인수합병도 현실화되지 않고 있다. 국내 IT벤처들은 현재 코스닥에 등록하는 길도, 회사를 팔아치울 방법도 찾지 못해 진퇴양난에 빠져 있다. 우수한 업체들이 잇달아 코스닥 등록에 실패하자 이를 노려 한몫하려는 무리까지 출현했다. 코스닥 등록기업인 A사는 최근 상당수 코스닥 등록실패 업체에 접근, 인수합병을 통한 뒷문등록(백도어 리스팅)을 종용한 후 이 같은 소문을 증권가에 유포해 주가를 조작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김한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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