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쇼크 이후 투자자들의 안전자산 쏠림은 한층 심화됐다. 주식에서 빠져 나온 자금들이 대거 채권시장으로 몰리면서 국고채와 회사채 금리는 사상최저 수준으로 떨어졌고 주가연계증권(ELS)과 같이 상대적으로 안전한 상품의 인기는 하늘로 치솟았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유럽쇼크가 국내 자본시장을 뒤흔들었던 지난해 8월 3.9%대였던 국고채 3년물 금리는 1일 2.8%대까지 떨어지며 역대 최저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5년물 금리도 2.9%대로 추락하면서 사상 처음으로 기준금리(3.0%) 아래로 내려갔다.
정성욱 KTB투자증권 연구원은“유럽 재정위기가 1년 동안 답보 상태에 빠진 데다 미국과 중국 경기마저 위축되면서 안전자산 선호도가 더욱 커졌다”며 “특히 최근 기준금리 인하로 투자자들의 국고채 쏠림 현상이 심화되면서 금리가 최저수준까지 하락하는 현상이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회사채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1년 전 4.5%에 달했던‘AA-’등급 회사채 금리는 현재 3.4%대까지 내려간 상태다. 특히 현대하이모스 등과 같은 기업은 창사이래 최저수준의 금리로 회사채 발행에 성공하고 ‘AA+’등급의 롯데쇼핑도 3년만기 회사채를 발행하면서 국고채 금리 대비 0.20%포인트 높은 수준에서 발행금리를 결정하기도 했다.
김세용 신영증권 연구원은 “국채 수익률이 곤두박질치면서 우량 회사채에 대한 매력도가 부각되고 있다”며“적당한 신용 리스크를 지고 절대금리를 얻을 수 있는 우량 회사채로 수요가 몰리면서 하면서 회사채 금리도 낮아졌다”라고 분석했다.
채권과 함께 대표적인 중위험 중수익 상품으로 부각된 주가연계증권(ELS)도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ELS 발행량은 약 27조 1,3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8%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채권을 중심으로 한 안전자산 쏠림이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수정 SK증권 연구원은 “유럽 재정위기가 1~2년안에 해결될 사항이 아닌데다 선진국들의 경기침체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외국인을 중심으로 안전자산인 국고채로 더욱 몰릴 것”이라며 “ 저금리 기조 속에 기관을 중심으로 회사채 수요도 증가할 것으로 보여 국고채 및 회사채 시장이 당분간 강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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