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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찾아 다시 '감옥'으로
입력2002-11-21 00:00:00
수정
2002.11.21 00:00:00
영화 '광복절 특사'
배고픔을 못이겨 빵하나 훔쳐먹었다. 신원이 확실하지 않다는 이유로 교도소로 직행한다. 너무나 억울해 몇차례 탈옥을 시도하다 형량만 늘어난 고참 죄수 무석(차승원). 그러던 어느날 운명을 바꿔줄 숟가락 하나를 발견하고는 그것으로 6년간 땅굴파기에 성공한다. 그의 탈옥목표는 오로지 '자유'다.
장마비가 억수같이 내리던 밤 결국 탈옥을 시작한다. 이날 같은 방 죄수지만 전혀 신경쓰지 않았던 한 놈이 자기도 데려가 달라고 때를 쓴다. 그는 애인 경순(송윤아)과 결혼해 새 삶을 살아보기로 마음먹었던 바로 그날 교도소에 들어오게 된 사기범 재필(설경구)이다.
그는 '특사'의 기회를 노리고 동료들의 따가운 눈총을 받으면서까지 비굴한 모범수 노릇을 해왔다. 그러나 면회 온 경순으로부터 "이번 광복절 특사때 나와?"면서 "나 그날 결혼해"라는 통보를 받은 것. 뚜껑이 열린 재필은 교도관의 멱살을 잡아가며 "명단에 나 있어요? 왕따당하면서 잘 했는데."면서 소동을 벌인다. 그러나 교도관은 "알려 줄 수 없다"라 한다. 그의 탈옥목표는 오로지 '여자'다.
탈출에 성공한 그들은 조간 신문을 보고서야 자신들이 '광복절 특사'대상이었음을 알게 된다. 특사로 감옥을 나왔으면 대문으로 보란 듯 당당히 나올 수 있었을 그들은 너무 일찍 담을 넘어 버렸다. 어떻게 해서든 다시 감옥 안으로 들어가야만 한다.
한편 경순은 재필을 배신하고 결혼식을 올리려 하지만 재필의 탈옥으로 일이 꼬인다.
'주유소 습격사건'으로 캐릭터 코미디 영화의 장을 연 김상진 감독이 자신의 제작사 '㈜감독의 집'을 열면서 만든 첫 영화'광복절 특사'는 명콤비 김상진 감독과 박정우 작가(현재 감독데뷔작 준비중)가 '주유소.' '신라의 달밤'에 이어 만든작품으로 어느 정도의 흥행이 짐작되는 영화다.
완전한 자유를 위해 다시 제 발로 감옥에 들어가야 하는 두 죄수의 역설적 상황 그 자체가 웃음을 불러 일으킨다. 현실적으로 말도 안 되는 이야기기때문이다. 여기에 영화는 적재적소 각종 영화를 패러디 한듯한 모습을 보여주면서 '그래도 안웃을래?'면서 관객의 감정을 요리한다.
혼자 가려던 무석은 사기꾼 재필의 하소연을 듣고 함께 탈옥에 성공한 후 '쇼생크 탈출'의 한 장면 처럼 두 팔을 벌려 환호한다. 이때 재필이 "드디어 나왔다 히히"하며 "너 어디로 갈건데"한다. 무석은 "갈데 없다""그럼 왜 나왔는데?" "자유" 가장 순도 높은 웃음의 대목이다.
이밖에 '봄날은 간다'의 인용부터, 첫 장면의 고압선은 '쥬라기 공원'을, 마지막 장면인 교도소 들어가기 갖은 수단에서의 날으는 자동차 신은 '백투더 푸쳐'를 연상한다.
박연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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