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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경이 만난 사람] 유정복 농식품부 장관

"쌀은 민감품목… 한·중 FTA서 제외돼야"

◇약력 ▦1957년 6월 인천 ▦제물포고, 연세대 정외과 졸업 ▦서울대 행정대학원 석사▦1979년 행시 23회 ▦1994년 김포군수 ▦1995년 인천시 서구청장 ▦1998년 김포시장 ▦제17^18대 국회의원 ▦2007년 한나라당 대표 비서실장 ▦2008년 국회 국토해양 원회 위원 ▦2010년 농림수산식품부 장관


조기관세화 긍정적 검토… 농민단체와 실무 논의중
남북관계 진전 측면에서 대북 쌀지원 검토해볼만
30개월이상 美産쇠고기 신뢰 회복전 수입 어려워
"농수산 분야는 대단히 예민하기 때문에 중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위해서는 한미 FTA 등과 같이 협상에서 쌀이 제외돼야 합니다." 유정복(사진)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은 지난 10일 서울경제신문과의 단독 인터뷰에서 이달 말로 예정된 한중 FTA 민감품목 사전협의에 대해 "중국은 인접국가이면서 경제적 비중이 크기 때문에 FTA가 체결되는 방향으로 가는 것을 막지 못한다면 사전조치를 충분히 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그는 "한편으로 소비계층이 다양한 중국은 엄청난 수요시장을 제공하는 역할도 하기 때문에 철저한 연구와 분석을 통해 농식품 수출전략을 새롭게 짜야 한다"고 덧붙였다. 유 장관은 쌀 대북지원에 대해 "남북관계 진전 측면에서 검토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밝혔다. 미국산 쇠고기시장 개방압력에 대해서는 "소비자의 신뢰가 회복되기 전까지 30개월 이상 쇠고기를 수입하기 어렵다"고 입장을 명확히 했다. 취임 열흘, 과천청사 집무실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유 장관은 자신의 농정철학과 향후 정책방향에 대해 명쾌한 답변을 쏟아냈다. /대담=안의식경제부장 miracle@sed.co.kr -세계무역기구(WTO) 측에 제시하기 위한 시간이 많지 않은 상황에서 쌀 조기 관세화 추진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습니까. ▦농식품부 입장에서 조기 관세화는 쌀 수급대책과 관련해 필요성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습니다. 이에 쌀 조기 관세화를 추진한다는 원칙을 갖고 농민단체와 실무적인 논의를 하고 있습니다. 최근 농업 관련 단체장들과 인사하는 자리에서도 분위기가 좋았습니다. -농민단체의 입장은 어떤가요. ▦단체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습니다. 조건을 들어주면 동의하겠다는 단체, 또 조기 관세화를 바로 해달라는 곳, 무조건 반대하는 단체 등 기본적으로 농업에 대한 시각차이가 있어 나뉩니다. -취임 다음날 쌀값 안정 및 쌀 수급균형대책을 발표했습니다. 일부에서는 미봉책이라고 지적하는데요. ▦우선 시장안정을 도모해 농업인들의 현실적인 문제를 해소해주는 것이 불가피합니다. 현 상황은 특정 정책의 잘못이 아니라 외부적 요건에 의한 것입니다. 품종기술 개발 등으로 쌀 생산량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소비량은 매년 2%씩 줄어듭니다. 결국 수급이 맞지 않는 것이지요. 시장에 적절한 조치를 취해 시장안정을 기하는 것이 우선적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올해의 경우 선제적이고 과감하게 검토해 미리 시장에 시그널을 보낸 것도 차이가 있습니다. 대책에 따른 실효성 있는 효과가 나오기까지는 약 2주간의 시차가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농민들은 논에 타 작목을 재배할 경우 지원하는 보조금을 더 높여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당 300만원 지원단가는 지난해 논 농업 평균 임차료 수준이고 여기에 다른 작물을 재배할 경우 추가 소득까지 포함하면 쌀 소득에 비해 낮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근본적인 대책도 마련돼야 할 텐데요. ▦쌀은 양면성이 있습니다. 식량안보 측면에서 최소한 공급 받을 양을 확보해야 하지만 생산량을 조절하는 것도 중요한 개념이지요. 내년부터 3년에 걸쳐 4만㏊의 타 작물 전환작업을 통해 시장 수급을 선제적으로 조절하려 합니다. 또 현재는 밥쌀용 쌀이 97%인데 가공용ㆍ주정용 등으로 상품화해야 합니다. 매년 가을마다 쌀 대책을 내놓을 수는 없지 않겠습니까. 연말까지 '쌀 산업발전 5개년 계획'을 마련하기 위해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준비하고 있습니다. 종합대책에는 ▦쌀 생산농가 소득안정 ▦생산조정 제도화 ▦쌀 가공산업 육성 ▦쌀 유통 시스템 선진화 등 쌀 산업과 관련된 구조적인 문제를 모두 포함하려고 합니다. -직불금제도 개선방향은 어떻습니까. ▦직불금은 농가안정 측면이나 현실적인 구조 문제를 해소하는 데 중요한 수단이었습니다. 지금도 예산이 2조원을 넘어 전체 농업 예산 중 19.6%나 됩니다. 다만 84%가 쌀일 정도로 지나치게 치중돼 있고 사회적으로 부정적인 것도 있어 현실에 맞게 개편할 계획입니다. 공익형과 경영안정형 등 두 가지 큰 틀로 나누고 벼 중심인 공익형은 밭 작목으로 확대하고 경영안정형은 종합적인 직불금 체제가 되는 식으로 개편할 방침입니다. 오는 2013년, 이르면 이전이라도 완성되는 대로 추진하겠습니다. -쌀 대북지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인도주의적 측면에서 남북관계를 다르게 볼 수밖에 없는데 다른 측면에서 접근해본다면 남북관계 발전 진전이라는 측면에서 검토할 만한 가치가 있습니다. 다만 대북지원 주무부처가 있고 고려해야 하는 부분이 있으니 조심스럽네요. 대북지원을 할 수 있는 정치환경이 조속히 마련됐으면 합니다. -캐나다와의 쇠고기 협상이 조만간 열릴 예정입니다. 우리 측이 지키는 마지노선은 어느 정도로 보십니까. ▦WTO 패널 절차보다 양자협의를 통해 접근하는 게 유리하다면 우리로서는 배제할 이유가 없습니다. 일본ㆍ대만 등 아시아 주요 주변국가 가운데 우리만 유일하게 수입하지 않아 분쟁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다만 쇠고기 문제는 국민들의 주된 관심사여서 안정성 외에 국민이 안심하는 단계까지 감안해 접근해야 합니다. 광우병 발생 조사 결과 자료만 받고 국민들이 그걸로 공감하기에 예민한 정서가 있어 어려운 것이 사실입니다. -미국도 쇠고기시장 개방 압력을 지속적으로 행사하고 있는데요. ▦FTA와 별개로 이는 위생검역의 문제입니다. 우리의 기본입장은 명확합니다. 수입위생조건상 소비자 신뢰가 회복되기 전까지는 30개월 이상 쇠고기를 수입하기 어렵습니다. 특히 수입을 위해서는 국회의 심의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쉽지 않을 것입니다. -조만간 유럽연합(EU)과의 FTA가 발효되면 돼지고기 등 축산업의 피해가 우려됩니다. FTA에 따른 피해지원과 농업 경쟁력 강화방안은 어떻게 구상하고 계십니까. ▦한·EU FTA에 따른 생산감소액 중 약 90%가 양돈·낙농 등 축산 분야로 예상됩니다. 이에 피해가 예상되는 축산 분야의 근본적인 체질개선과 양돈ㆍ낙농ㆍ양계 등 품목별 경쟁력 제고방안을 수립·추진하고 있습니다. 경쟁력 제고대책에도 불구하고 FTA에 따른 수입급증으로 피해를 입는 품목에 대해서는 피해보전직불금 지급 및 폐업지원을 할 계획입니다. -국회에 계류 중인 농업협동조합법 통과 전망은 어떻습니까. ▦1년9개월가량 끌어오다 보니 농협이 안정되지 않고 있어 조속히 처리돼야 한다고 봅니다. 공직사회도 인사 등을 몇 달씩 끌면 안정이 안 되지 않습니까. 조만간 법안심사소위를 열어 자본금 지원, 경제사업 활성화 및 공제의 보험업 전환 등 미합의 사항에 대한 논의를 재개할 예정입니다. 현재 소위 개최일자를 협의하고 있습니다. 연내 국회 처리를 위해 시간ㆍ장소에 구애되지 않고 농업인ㆍ조합장ㆍ농민단체 등 모든 이해관계자와 대화하겠습니다. -농식품부인데 식품 분야가 아직 미약한 것 같습니다. ▦저는 식품산업을 넘어 식품문화라고 이야기하고 싶은데 아직 그런 단계까지 오르지 못한 것이 사실입니다. 한식세계화도 초기 단계여서 아직 이렇다 할 성과가 없지만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봅니다. 생체공학과 유전공학ㆍ농생명과학대 등이 트렌드가 되는 것처럼 인식변화와 제도적 기반을 마련한 것은 성과입니다. 향후 소득수준이 높아지면서 식품산업도 더욱 발전할 것입니다. -이번 정권 들어 해양수산부가 해체돼 농식품부에 편입되면서 수산 부문의 경쟁력이 취약하다는 지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농식품부 출범에 따른 어업인들의 기대에 미흡한 부분이 있었던 것으로 압니다. 수산업은 농업에 비해 규모면에서는 작지만 세계 5대 갯벌, 세계 수준의 양식기술 등을 보유하고 있어 발전 잠재력은 매우 높습니다. 앞으로는 수산업을 '전통적인 잡는 어업'에서 '고부가가치의 기르는 어업, 첨단어업'으로 육성해나가려고 합니다.
"작황조사 등 농업관측 강화하겠다"
인터뷰 내내 날씨 걱정… "직거래 장터등 활성화" "비가 꽤 오네요. 지난달 비가 오지 않은 날이 일주일밖에 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역대 큰 태풍들이 9월에 있었기에 걱정입니다." 행정공무원, 김포군수·시장, 재선 국회의원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했던 유정복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은 후보자로 선정된 지 한달 만에 농식품부에 완전히 흡수된 모습이었다. 그는 최근 태풍이 작황에 영향을 끼치고 농수산물 물가를 치솟게 했기 때문인지 인터뷰 내내 날씨 걱정을 했다. 유 장관은 "기후에 따라 작황이 달라지는 농수산물의 특성상 수급을 제대로 맞추는 게 대단히 어렵다"면서 '농업관측'을 강화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과거에는 그해 기상에 따라 특정 품목의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는 경우가 많아 농민들이 거꾸로 가야 돈을 벌 수 있다는 말을 할 정도"라며 "재배면적ㆍ작황 조사 등 농업관측의 정확성을 높여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단기적으로는 농협을 통한 계약재배 물량 공급으로 수급조절, 물가정보 다변화, 직거래장터 활성화 등을 물가안정대책으로 제시했다. 유 장관은 "오늘(10일) 직거래장터인 '바로마켓'에서 직접 무ㆍ배추를 팔았는데 절반 가격으로 내놓았더니 굉장히 인기가 좋았다"며 직거래장터를 홍보하기도 했다. 정부는 올해 전국 2,550개소에 직거래장터를 연다. 물가정보 공개에 대해서는 "요즘 사이버 거래가 많아졌기 때문에 정보가 더욱 중요해졌다"며 "온라인상에 물가정보를 확산시켜 가격을 안정시키겠다"고 전했다. 유 장관은 신중하면서도 일처리를 치밀하게 하는 스타일이다. 입이 지나치게 무겁다는 이유로 '크렘린'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정치인 출신 장관으로서의 포부에 대해 유 장관은 "조직의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이끌어가되 과감하다면 과감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본다"면서 "자리에 연연할 이유가 없기에 농어업 발전과 국민건강생활이라는 기본에만 충실하겠다"고 소신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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