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글로벌 주식시장에서 선진시장과 신흥시장의 디커플링이 지속되는 가운데 한 가지 공통점이 발견되고 있다. 그것은 바로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매우 낮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선진시장의 대표 격인 미국증시와 신흥시장의 대표격인 한국증시를 비교해보면 올해 상반기 기준 S&P500지수는 6.1% 상승했고 코스피는 0.5% 하락했다. 같은 기간 미국의 변동성지수인 VIX는 14.23에서 11.57로 하락했으며 한국의 변동성 지수인 VKOSPI는 13.99에서 11.48로 하락했다. 이처럼 시장의 방향성과는 별개로 변동성 지수는 하락하고 있는데 이러한 추세는 비단 주식시장뿐만 아니라 글로벌 외환시장과 채권시장에서도 동일하게 목격되고 있다.
투자자들이 가장 경계하는 것이 시장의 변동성 위험이다. 그래서 변동성지수는 다른 말로 공포지수라고도 한다. 그런데 이 공포지수가 역사적으로 너무 낮은 수준까지 하락하면서 공포지수에 공포가 없다는 말이 나오기도 하며 더 이상 하락하기보다는 언젠가 크게 반등할 것이라는 우려 아닌 우려가 제기되기도 한다. 더불어 가장 대표적인 글로벌 공포지수인 VIX의 무용론 속에 또 다른 변동성 지수가 지난해 하반기에 만들어지기도 했다. 하지만 이 역시 다른 지표와 마찬가지로 하향 안정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처럼 변동성 지수의 하향 안정을 두고 시장은 갑론을박하고 있다. 시장에서 공포심리가 실종되면서 장기상승을 주장하는 쪽과 변동성지수가 낮은 수준에서 반등할 경우 주가가 급락할 수 있어 폭풍전야라고 주장하는 쪽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어느 쪽이 정답이라고 단정 지을 수는 없으나 필자는 두 가지 내용을 강조하고 싶다.
첫째는 24년 동안의 VIX 추세를 분석해본 결과 4~5년을 주기로 저변동성 영역과 고변동성 영역을 순환하고 있다는 것이다(단기 변동요인을 제거하기 위해 월평균 수치로 분석). 이러한 순환논리 속에 2008~2012년 고변동성 영역에 있던 VIX가 2013년부터 본격적으로 20을 밑돌기 시작하며 저변동성 영역에 진입해 있는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 이에 근거한다면 현재와 같은 낮은 변동성 상황이 향후에도 3~4년 정도는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둘째는 변동성지수가 상승한다는 것이 반드시 주가조정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1997년부터 1999년이다. 아시아 위기와 러시아 모라토리움 등으로 미국의 VIX지수가 가파르게 상승하기도 했으나 주가는 단기조정만 있었을 뿐 중장기적 상승추세가 훼손되지 않았으며 정보기술(IT) 버블의 마지막 랠리까지 이어졌다. 이는 주가가 너무 가파르게 상승해도 변동성이 증가할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지금까지의 내용을 정리해보면 현재 변동성지수가 너무 낮아 향후 올라갈 것을 미리 걱정할 필요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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