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돌과 최철한은 도장 동문이다. 반포동 권갑룡도장에서 함께 자랐다. 둘다 만 12세에입단 했는데 최철한은 12세2개월에 입단해 역대 연소기록 4위이고 이세돌은 12세4개월로연소기록 5위가 되었다. 나이는 이세돌이 2년 연상이다. 두사람은 권갑룡도장 출신 가운데 가장 출세한 셈이다. 이 대국이 벌어지던 무렵 이세돌은 국내랭킹 2위였고 최철한은 3위였다. 그것이 2년 사이에 크게 변해 지금은 이세돌은 1위, 최철한은 11위가 되었다. 최철한의 몰락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친 사람이 바로 이세돌이었다. 이세돌은 도장 동문이자 동생뻘인 최철한을 철저히 짓밟고 랭킹1위로 올라섰다. 승부의 세계란 비정한 것이다.2005년 7월 두사람은 도쿄에서 운명의 일전을 치르게 된다. 그 때 최철한은 랭킹 2위였고국수 타이틀을 지니고 있었다. 이세돌은 세계대회 우승의 경력은 찬란했지만 국내대회에서는 부진했고 맥심커피배 하나로 겨우 얼굴을 보이고 있었다. 도쿄에서 열린 제18회후지쯔배 결승은 단판 승부였다. 난투 끝에 우승은 이세돌에게 돌아갔다. 이한판의 승부가 대국자 양인의 운명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게 된다. 최철한은 얼마 후 중환배를 차지하여 세계챔피언의 반열에 오르긴 했지만 더이상 날아오르지 못하고 추락의 길에 접어들게 되며 이세돌은 마왕이라는 새로운 별명과 함께 국제전의 사나이로 명성을 굳히게 된다. GS칼텍스배 5번기는두사람의 운명을 더욱 극명히 갈리게 한다. 내용으로 그 징후를 찬찬히 감상해 보기로 하자. GS칼텍스배의 우승상금은 5,000만원. 아직 명인전의 우승상금이 1억원으로 상향 조정되기 이전 이었으므로 칼텍스배는 랭킹 1위 기전이었다. 타이틀 홀더는 최철한. 전년도에 이창호에게 먼저 2연패를 당한 후 3연승으로 타이틀을 따낸바 있었다. 원래 선수권전 이었다가 2006년에도 전기로 바뀌었다. 이세돌의 백번. 흑9는실리취향, 참고도의 흑1이면 세력취향이 되는데 최철한은 오늘 세력은 안중에 없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