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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리] 리어왕 이야기-조석 한국수력원자력 사장


영국이 '인도와도 바꾸지 않겠다'고 했던 대문호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 가운데 리어왕이 있다. 명작이란 그런 것인지 읽을 때마다 감동과 교훈이 사뭇 다르다. 내가 처한 상황에 따라 그 색깔은 다르지만 그중에서도 오랫동안 기억에 남는 것은 아주 어릴 적에 읽으면서 느꼈던 감동이다.

리어왕은 나이가 들었으니 왕위에서 물러나야겠다며 세 딸을 불러 효심과 충성심을 확인하고 재산과 권력을 나눠주려 했다. 맏딸과 둘째는 아버지에게 최고의 효심을 품고 있다고 했고 리어왕은 흡족해하며 두 딸에게 국토의 3분의1씩 나눠줬다. 그러나 셋째 딸 코델리아는 마음속으로는 누구보다도 아버지를 생각하지만 자식된 도리로서 사랑할 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고 답한다. 리어왕은 격노해 언니 둘에게 코델리아의 몫까지 국토를 나눠준 뒤 부녀의 인연을 끊어버린다. 리어왕은 매달 교대로 두 딸의 집을 오가며 산다. 그러나 아버지의 재산과 권력을 물려받은 두 딸은 얼마 못 가서 리어왕을 오지 못하게 한다. 끝내 폭풍이 몰아치는 날 문밖에 쫓겨나게 된 리어왕. 이때 아버지를 보살핀 것은 돈 한 푼 받지 못한 셋째 딸 코델리아다.

리어왕 중 일부지만 어릴 적 인상 깊게 읽었던 터라 뇌리에 박혀 있다. 지금도 누군가를 대할 때마다 떠올리곤 한다. '진정으로 나를 아끼는 사람은 누구인가' '혹시 눈앞에서만 듣기 좋은 말을 하는 사람에게 현혹되는 어리석음을 범하지는 않는가' 끊임없이 성찰하지 않으면 바르게 살 수 없다는 자기반성의 시간을 가지려고 노력하고 또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금 다시 '나의 코델리아'를 생각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다. 아마도 모든 기업의 경영자들은 날마다 고민할 것이다. 수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회사 발전을 위한 바른 판단을 하기 위해서는 쉼 없이 자기 자신을 갈고닦지 않으면 안 되기 때문이다.



에너지 문제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생각해본다. 어떤 에너지가 국가 안보를 지키고 경제 성장을 위한 에너지인지 깊이 따져봐야 한다. 여러 에너지원 가운데 어떤 에너지원이 환경친화적인지, 보유 자원이 거의 없는 우리가 격변하는 국제 정세에도 안정적으로 에너지를 확보할 수 있는지, 보다 경제적이고 효율적인 대용량 에너지원은 무엇인지 말이다. 안정적인 에너지 공급 없이는 국가 경제가 발전할 수 없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지금까지 우리나라는 눈부신 경제 발전을 거듭해왔다. 이러한 발전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미래 에너지에 대한 대비를 철저히 해야만 한다. 1년 계획은 씨를 뿌리는 것만큼 좋은 게 없고 10년 계획은 나무를 심는 것 만한 게 없으며 100년의 계획은 사람을 심는 것 만한 게 없다 했다. 그렇다면 에너지 계획을 바로 세우는 것 또한 100년 이상 국가 발전을 좌우하는 일이 아닐까. 에너지 다소비형 경제 구조를 갖춘 우리 경제가 콴툼리프(quantum leap)하며 한 단계 도약, 경제 대국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지금 선택이 더없이 중요하다. 희망찬 미래를 위해 바른 판단과 합리적인 대화가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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