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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이고… 늦추고… 산업전반 돈풀기 주저주저 '투자 빙하기' 오나

[깊어지는 불황 기업 투자 속도조절]<br>반도체·차·화학·철강 등 최대 두자릿수까지 축소<br>30대그룹 시설투자 규모 내년 80조대로 추락 예상<br>해외는 예정대로 진행돼 국내산업에 더 큰 타격


김반석 LG화학 부회장은 최근 시황악화와 국내외 경기침체 심화 등으로 내년 시설투자 규모가 올해 예상치보다 8.6%가량 감소한 2조1,000억원 수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뿐만 아니라 올해 시설투자 역시 당초 계획한 2조5,000억원보다 2,000억원 줄어든 2조3,000억원으로 예상된다며 투자 속도조절에 나설 것임을 시사했다.

올해 예정된 시설투자를 늦추고 내년에 시설투자 규모를 줄이겠다는 기업은 LG뿐만이 아니다. 삼성ㆍSKㆍ현대차 등 대다수 그룹들이 내년 시설투자를 올해보다 최대 두자릿수까지 축소하는 것을 골자로 한 경영계획을 수립 중이다.

국내 기업의 투자 축소는 전후방 연관산업에 영향을 미치며 국내 경제에 심각한 타격을 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의 한 관계자는 "시설투자가 줄어든 것은 외환위기 여파가 미친 지난 1998년과 리먼브러더스 사태의 영향을 받은 2009년 등 단 두번밖에 없었다"며 "내년에 세번째로 투자 빙하기가 오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투자 축소, 전기업ㆍ전산업에서 동시에=저성장 장기화 등으로 국내 기업들의 투자 축소 움직임이 본격화되는 가운데 눈길을 끄는 것은 전기업ㆍ전산업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다.

삼성전자는 화성에 건설 중인 반도체 17라인 공사에 대한 투자 속도조절을 검토하고 있다. 전자 외에 다른 계열사 역시 올해 계획한 시설투자를 연기하면서 불황에 대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LG그룹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전자ㆍ화학ㆍ디스플레이 등 주요 계열사들이 4ㆍ4분기부터 투자 속도조절에 들어가 내년 투자규모를 올해보다 축소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의 경우 내년 투자규모를 올해(4조원)보다 한자릿수 이상 줄일 것으로 보인다. 현대자동차그룹도 외형확장보다는 수익성 중심의 경영을 펼치겠다고 밝히며 투자 축소를 예고했고 포스코ㆍ한화ㆍGS 등 다른 그룹들 역시 사정이 다르지 않다.

산업별로 보면 사실상 국내 전산업이 해당된다. 반도체뿐 아니라 액정표시장치(LCD), 철강 등 기존 주력산업부터 자동차용 2차전지, 태양광,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등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하게 퍼져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기존 주력산업은 수요가 부족해서, 신사업은 시장이 열리지 않으면서 모두 위기를 겪고 있다"며 "이번 투자 축소 움직임은 전방위에서 나타나고 있는 게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투자 축소 영향, 국내 더 타격 받을 듯=문제는 이 같은 투자 축소가 해외보다는 국내에 더 큰 타격을 준다는 점이다. 실제로 주요 기업들이 투자 축소를 계획하고 있는데 대상이 대부분 국내 투자분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반도체협회의 한 관계자는 "반도체와 LCD의 경우 당장 내년에 국내 신규 투자가 거의 없다"며 "중국 공장 건설 등 해외 투자는 예정대로 진행되겠지만 국내는 투자 불모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른 업계 관계자도 "시설투자 규모 축소의 첫 번째 대상은 국내"라며 "대다수 기업이 사정은 다르지 않을 것 같다"고 강조했다.

지식경제부의 한 관계자는 "내년 국내 신규 투자 수요를 조사하고 있는데 주력산업에서 투자요인이 거의 없다"며 "이 같은 기조가 늦어도 내년 말까지는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30대 그룹 투자 80조원대로 추락할 듯=전경련 조사에 따르면 올해 30대 그룹의 국내 시설투자 규모(예정치)는 93조6,000억원이다. 이는 2011년의 86조5,000억원보다 늘어난 규모다. 하지만 내년 국내 시설투자 규모는 80조원대로 추락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국내 시설투자는 외환위기와 리먼 사태 등을 제외하고는 계속 늘어왔는데 내년에 다시 하락 곡선을 그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전경련 관계자는 "내년 국내 시설투자 규모가 추락하는 것은 기정사실로 굳혀지고 있다"며 "하락폭이 한자릿수냐, 두자릿수냐의 문제만 남아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기업의 투자 축소가 협력업체 도산, 고용 축소 등 연쇄적인 파장을 몰고 올 것이라는 우려가 더욱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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