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상선은 지난 2011년 잠정실적으로 매출 7조 1,879억원에 영업이익3,666억원을 기록했다고 6일 밝혔다. 이는 2010년과 비교해 매출이 9.9% 줄어들고 영업이익은 적자전환한 수치다. 이는 높은 유가와 함께 지난 한 해 전세계 선복량 공급이 화물수요를 초과하면서 세계 해운업계가 낮은 운임 수준에 시달린 결과다.
현대상선은 이 같은 실적부진을 '운임 2배 인상' 카드로 반전시키겠다는 방침을 이날 재확인했다. 현대상선의 한 관계자는 "주요 글로벌 업체와 함께 주요 원양 노선인 '아시아~유럽'에서 운임 2배 인상을 추진할 것"이라며 "오는 3월1일부터 유럽 노선에서 1TEU(20피트 컨테이너 1개)당 780달러를 올려받기로 했다"고 밝혔다.
다만 인상안의 현실화는 화주들과의 협상을 통해 3월 말께 성공 여부를 알 수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화주에 따라 인상폭 등의 결과는 확신할 수 없지만 시장에서 현실화될 가능성이 있다"며 "200달러만 오른다 해도 실적에 영향이 적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중국 춘제(春節ㆍ설날)를 기점으로 오른 아시아~미주 분야의 노선의 운임이 추가 상승할지도 관심사다. 상하이항운교역소에 따르면 중국과 컨테이너 운임 지표인 CCFI는 지난해 12월 말 881.15에서 현재 943.45까지 올랐다. 업계에서는 미국의 추가 수요 등에 따른 운임 추가상승을 기대하고 있으며 다음달께 상승세 지속 여부가 판가름 날 것으로 보고 있다.
류제현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이와 관련, "현대상선의 올해 평균 운임수지는 지난해와 비교해 운임이 15~20% 오른다면 올해 안에 흑자로 돌아설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특히 현대상선이 참가하는 초대형 얼라이언스 G6얼라이언스도 이르면 3월 탄생한다. G6가 출범하면 현재 머스크가 주도하고 있는 유럽노선에서 24%의 점유율을 차지해 서비스 경쟁력을 강화하고 비용구조를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제 유럽노선에서도 본격적으로 경쟁을 해볼 만하다는 이야기다.
업계 관계자는 "다음달 미주와 유럽 노선 운임이 상승 기미를 보인다면 한진해운이 올해 흑자전환을 목표로 하는 것처럼 현대상선도 깜짝 실적도 기대해 볼만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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