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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진 한국의 길' 한국사회는 변신중] <3> 선진국으로 가는 두바퀴
입력2005-03-09 17:08:47
수정
2005.03.09 17:08:47
"노사화합이 성장 밑바탕" 공감대 확산<br>강성 노조위원장이 공사발주社에 감사편지등<br>"대립보다 대화·타협" 노동운동도 변화 움직임
['선진 한국의 길' 한국사회는 변신중] 선진국으로 가는 두바퀴
"노사화합이 성장 밑바탕" 공감대 확산강성 노조위원장이 공사발주社에 감사편지등"대립보다 대화·타협" 노동운동도 변화 움직임
GM·도요타 노사 협력 세계 車시장 지배한다
“우리에게 큰 공사를 맞겨줘서 감사하다.”
지난 1월 현대중공업의 노조위원장은 미국 엑손모빌사에게 해상정유공장을 발주한데 대한 감사의 편지를 보냈다. 예전 같으면 노조의 노선을 희석시키는 행위로 매도당했을 이 같은 일들이 더 이상 ‘반노조적’ 또는 ‘오지랍 넓은’ 모습들만은 아니다.
엑손모빌에게 보낸 노조위원장의 감사 편지에는 “엑손모빌이 앞으로 어떤 공사를 맡기더라도 노조가 최고의 품질을 책임지고 납기도 준수하겠다”는 내용도 담겨 있었다.
강성 일변도의 한국 노동운동에도 변화의 움직임이 시작되고 있다. ‘한국노조=강경 파업’이라는 등식 속에 ‘나의 논리와 너의 논리가 같을 수는 없다’는 대결적인 세계관도 점차 ‘노사 동반관계’, ‘노와 사를 앞서는 회사’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아직은 일부 기업들에게서만 등장하고, 시도되는 모습이지만 노사 화합이 안정 성장의 커다란 밑바탕이라는 공감대가 갈수록 확산될 조짐이다.
◇노사, “우리는 동반자다”=올해 역시 노사관계는 ‘비정규직 처우개선’ 등에 대한 입장차이로 첨예한 대립이 예상된다. 그러나 연초부터 몇 몇 대규모 사업장에선 노사화합의 모습이 나타나 재계와 노동계에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채용비리 관련 물의를 일으킨 기아차 노조는 지난 2월 사측과 국내 대기업노조에선 처음으로‘노ㆍ사혁신위위원회’구성을 합의했다. 노ㆍ사혁신위원회의 설립은 노사 대표와 함께 지역대표가 공동으로 참여, 인사는 물론 주요 노사 합의사항에 대한 최종 의결기구의 역할을 할 예정이다.
물론 구성 과정에서 진통을 겪고 있지만 노사가 대립보다는 대화와 타협의 장을 마련했다는 데 큰의의가 있다.
순익 1조 클럽에 포함된 포스코의 사례도 눈여겨 볼만 하다.
한국은 물론 아시아를 대표하는 철강기업을 우뚝 선 포스코는 지난 97년부터 운영되고 있는 노ㆍ경협의기구가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노ㆍ경협의기구는 사측과 직원대표 각 7인으로 구성돼, 경영 현안은 물론 임금협상을 등을 도출해내고 있다.
1만9,000여명의 달하는 직원을 대표하는 노경협의기구는 직원들의 큰 신뢰를 얻고 있어 국내 최대 규모의 철강기업인 포스코에서 노사대립은 그동안 단 한차례도 발생하지 않았다.
이러한 노사관계의 변화 움직임은 노사 갈등으로 회사의 존립마저 위협받아선 안된다는 노조와 사측의 공통된 위기의식에서 비롯되고 있다.
◇ 기적의 원동력…‘회사부터 살아야 한다’ =지난 달 한국경영자협의회로부터 ‘보람의 일터 우수상’을 수상한 대한송유관공사는 2001년 민영화 후 노사 관계를 재정립 적자에서 흑자기업으로 반전하는데 성공했다. 이 회사는 지난 2000년 286억원, 2001년 9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당시 노조는 24%의 임금인상을 요구하며 적자에 허덕이는 기업의 목을 조르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노조원들 사이에서 ‘회사가 먼저 살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대한송유관공사는 변화하기 시작했다.
사측의 흑자 전환계획을 수용한 노조는 임금인상을 철회하고 신사업진출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도출시켰고, 이에 대한송유관공사는 2002년부터 흑자로 전환돼 지난해 순익은 405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울산에 있는 LG니꼬동제련은 지난해까지 6년연속 무분규 사업장이다.
산업현장의 이 같은 평화는 LG니꼬의 한발 앞선 노사문화에 기인한다. LG니꼬는 노사합의가 이뤄질 때까지 사장과 淡便湧?노조집행부를 만나지않는다. 노사협상은 실무책임자들이 담당하고, 협상이 타결되면 그제서야 사장과 노조위원장은 합의서 서명식에 참석한다. 그 사이 회사 경영진은 말 그대로 ‘회사 경영’에만 몰두한다. 국내 대부분의 기업들이 임단협시즌만 되면 만사를 제치고 협상에 매달리는 것과는 판이하다.
LG니꼬의 한 임원은“사장과 임원들이 노조와 협상에 매달리지 않고 경영에만 매진해 새로운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분규없는 사업장 LG니꼬는 지난해 내수침체에도 불구하고 사상 최대 규모의 경상이익을 내 직원들에게도 기본급의 4~5배에 달하는 성과급을 지급하기도 했다.
공선표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초우량 기업이 되기 위한 전제조건은 노사 갈등이 없는 조직문화의 확립굼繭窄?“대화와 타협을 전제로 한 노사문화가 정착돼야만 국내에도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글로벌 기업들이 탄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별취재팀
입력시간 : 2005-03-09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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