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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콩트] FC 서울 이승렬의 골은 세계적인 골
입력2008-07-04 10:10:45
수정
2008.07.04 10:10:45
지난 2일 밤 수원 월드컵 경기장에서 벌어진 홈팀 수원 삼성 대 원정팀 FC 서울의 컵 대회A조 경기는 정규리그 보다 비중이 떨어지는 컵 대회 였고, 4승2무로 A조 선두를 달리고 있는 수원 삼성과 컵 대회를 사실상 포기하고 정규리그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어 2무4패로 최하위에 머물러 있는 FC 서울의 경기 였기에 승패는 그다지 큰 의미가 없었다.
그러나 두 팀 선수들의 눈빛은 장대같이 내리는 빗 솟에서도 반짝 반짝 빛이 날 정도였다.
장대비에 아랑곳 하지 않고 축구장을 찾은 2만4천여 축구 팬들도 두 팀 선수들의 혈전에 그라운드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FC 서울 선수들은 귀네스 감독이 감독 석에 앉아 있지 못했지만 총력전을 폈고, 수원 삼성 선수들은 19경기 연속 무패(어제 경기 전까지 18전 15승3무) 행진을 이어 간다는 것도 있었지만 상대팀이 라이벌 FC 였기에 절대로 물러서지 않았다.
올 시즌 두 팀 간의 라이벌 대결 모두 수원 삼성이 이겼기 때문에 FC 서울 선수들은 3번 모두 패할 수 없었기 때문에 더욱 열심히 뛰었다. FC 서울은 지난해 4월 이후 15개월 동안 수원 삼성에 5연패를 당하고 있었고, 그동안 49전 15승13무21패로 밀리고 있었다.
결과적으로 FC 서울이 1대0으로 이겼지만 그 과정이 대단했다.
결승 골을 터트린 선수가 올해 신갈고등학교를 졸업한 19살 신예 이승렬 선수 였기 때문이다.
이승렬은 천재 골게터 박주영의 결장으로 선발 출전 기회를 잡았다.
이승렬은 전반 40분 수원 삼성의 골 마우스 바로 앞에서 단독 찬스를 잡았지만 골을 넣는데는 실패를 하고 말았다. 만약 박주영이었다면 어땠을까? 할 정도로 아까운 찬스였다.
그러나 전반전이 끝나고 인저리 타임 3분이 흐를 무렵 이승렬은 기가 막힌 골을 터트렸다.
수원 삼성의 미드필드 오른쪽에서 최원권이 올린 오른발 크로스가 골 지역 왼쪽에 도사리고 있던 이승렬에게 향했다. 이승렬은 망설임 없이 오른발로 슛한 것이 수비수 맞고 흐르자, 왼발로 수원 골문 왼쪽 하단을 흔들었다.
오른발 왼발을 다 이용해서 슛을 성공 시킨 것이다. 더구나 오른발 슛이 수비수 몸을 맞고 튀어 오르자 왼발로 다이렉트로 차 넣은 것이다. 이운재 골키퍼가 방향을 잡고 몸을 날렸지만 공은 수원 삼성의 왼쪽 골네트를 갈랐다.
이 장면에서 생각나는 선수가 박지성이다.
박지성은 2002년 인천문학 월드컵 축구장에서 벌어진 조 예선 마지막 경기 포르투갈 전에서 일을 냈다.
당시 한국은 폴란드에 1승을 거두고 미국에 1무승부를 기록해 1승1무로 16강 진출을 하기위해서는 포르투갈과 이기거나 최소한 비겨야만 했었다.
포루투갈은 전반 26분 핀투, 후반 21분 베투가 각각 레드카드와 경고누적으로 퇴장을 당해 9명이 싸워야 했지만 한국은 여전히 골을 터트리지 못하고 있었다.
후반 25분, 이영표가 포르투갈 페널티 에어리어 왼쪽에서 반대쪽으로 크로스 센터링을 올렸다. 가슴으로 볼의 속도를 줄인 박지성은 오른발로 포르투갈 콘세이상의 키를 살짝 넘긴 뒤, 왼쪽으로 몸을 틀었다. 볼이 그라운드에 닿는가 싶더니 박지성의 왼발이 불을 뿜었다. 포르투갈 바이아 골키퍼의 다리 사이를 뚫은 신기의 골이었다.
이 골은 ‘2002한일월드컵 10대 골’에 뽑히기도 했는데, 58년 스웨덴 월드컵 홈팀 스웨덴과의 결승전에서 펠레가 빚어낸 묘기와 94년 미국월드컵 브라질과의 준준결승전에서 네델란드 베르캄프가 후반 19분에 선 보인 예술 같은 골 장면에 견줄 만한 그림 같은 골이었다.
어제 이승렬이 빗속에서 터트린 결승골도 박지성, 펠레, 베르캄프의 작품에 비해 조금도 손색이 없는 골이었다.
베이징 올림픽 대표 후보 40명안에 올라 있는 이승열로서는 올림픽 축구대표 팀의 박성화 감독이 현장에서 지켜보는 가운데 자신의 뛰어난 골 감각을 과시한 셈이다.
스포츠 꽁트; 정말 환상적인 골이었다. 상대팀의 차 범근 감독도 칭찬했다.
이승렬 ; 차 감독님의 칭찬은 별 의미가 없어요.
스포츠 꽁트; 그럼?
이승렬 ; 박성화 감독은 뭐라고 안 그랬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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