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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 인니 국민차 사업 뺏기나

◎인니,미·일 압력에 “WTO조정결과 수용” 발표/합작사 TPN 후토모 사장 은퇴로 변화 조짐/일 도요타 “사업권승계” 강력로비… 대책 부심기아자동차가 인도네시아 국민차사업에서 사업지분을 빼앗길 위기에 놓였다. 인도네시아 정부가 국제통화기금(IMF)으로부터 2백30억달러의 차관을 지원받기 위해 수하르토대통령의 아들을 국민차사업에서 손을 떼게 했는가 하면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된 국민차계획에 대해서도 WTO의 조정결과를 수용키로 하는 등 미국, 일본 등 선진국의 압력에 굴복한 듯한 조치들을 잇따라 취하고 있기 때문이다. AFP통신은 인도네시아 국민차공장의 최대주주기업인 TPN의 사장이자 수하르토 대통령의 3남인 후토모가 TPN의 경영일선에서 물러났다고 1일 전했다. 후토모는 인도네시아 국민차사업의 실질적 추진자로 기아를 사업파트너로 선택한 친기아인이다. 이에 따라 인도네시아 국민차사업 추진과정에도 상당한 변화가 예상되고 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또 지난달 31일 국민차계획에 대한 면세조치와 일부국가독점사업 폐지 등을 골자로 하는 3개년경제개혁 프로그램을 발표하면서 미, 일 등의 반발로 WTO에 제소된 국민차계획에 대해 WTO의 조정결과를 받아들이겠다고 발표했다. 이같은 조치는 차량 및 기술제공의 대가로 국민차공장의 지분 30%를 갖고 있는 기아측에는 매우 불리하게 작용하지만 미, 일 자동차사에는 유리하게 작용할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특히 일본 도요타측은 기아자동차가 사실상 파산절차를 밟고 있다는 점을 내세워 기아의 사업권을 자사가 승계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인도네시아 정·관·재계를 상대로 로비를 벌여온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도요타는 인도네시아 최대 자동차사인 아스트라사의 지분을 40% 갖고 있고 아스트라의 하산 회장이 수하르토 대통령과 막역한 사이인 것으로 알려져 기아측이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기아는 하산 회장이 후토모를 대신해 국민차사업을 맡게 되면 기아의 사업권이 도요타로 넘어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에 따라 기아는 김선홍 전회장이 인도네시아정부 관계자들을 만나 협력관계 유지를 당부키로 했으며 박제혁 기아자동차사장도 지난 1일 사장단회의에서 국민차문제 해결을 위한 긴급대책을 마련할 것을 지시했다. 기아자동차 관계자는 『현재까지는 기아의 사업권에 아무런 변동이 없으나 도요타측의 로비가 신경쓰인다』며 긴장감을 감추지 못했다.<정승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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