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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 방사선 검색 ‘우왕좌왕’

일본인 2명 한국인 1명 방사선 소량 검출돼

정부가 인천국제공항과 김포공항에 각각 2대의 방사선 게이트를 설치하고 17일 오전부터 일본에서 입국한 승객들을 대상으로 방사선 검색을 시작했다. 일본 후쿠시마(福島) 원자력발전소의 폭발로 방사능 오염 공포가 확산되는데도 정부의 방사선 대응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에 따라 부랴부랴 게이트를 설치한 것이다. ★본지 3월16일자 26면 참조 이날 검색에서는 원자력발전소 사고가 일어난 후쿠시마에서 입국한 쓰게노 가즈야(68)씨를 비롯해 일본인 2명과 한국인 1명이 방사선이 검출돼 추가 확인을 거친 뒤 귀가 조치됐다. 쓰게노씨는 방사능 오염 검색 결과 외투와 신발, 머리에서 방사선이 검출됐다. 방사선량은 0.3~0.4마이크로시버트로 병원에 후송해야 하는 수준(1마이크로시버트)은 아니지만 제염이 필요한 상황. 검색 요원이 “원하면 병원으로 안내할 수 있다”고 하자 쓰게노씨는 “입국장 밖에 친구가 기다리고 있다. 내가 어떻게 해야 되느냐”며 짜증을 냈다. 30분 가까운 실랑이 끝에 그는 옷과 신발이 회수당했지만 병원 행은 끝내 거부했다. 권정완 원자력안전기술원 선임연구원은 “검출된 방사선량이 적어서 병원 후송 등의 조치가 필요 없었다”고 말했다. 검색이 시작되면서 방사선에 노출된 여행객이 국내에 무방비로 들어와 방사성 물질을 전파는데 대한 불안감은 다소 덜게 됐지만 여전히 문제가 많다. 무엇보다 검색이 자발적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대다수 승객들이 방사선 검색을 하지 않고 그대로 입국 심사대를 통과하고 있다. 방사선 오염자가 제대로 걸러지지 않는 것이다. 기내방송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검색 사실을 모르는 승객도 적지 않았다. 벳부(別府)시에 위치한 리츠메이칸 아시아태평양대에 유학하다 일시 귀국했다는 송지영씨(25ㆍ여)는 “공항에서 방사선 검색을 한다는 것을 한국 신문을 보고 알았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에 일본에서 입국한 승객 3,000여명 중 10% 정도만이 방사선 게이트를 거쳤다. 통역이 제대로 지원되지 않는 등 검색 서비스도 부실하다. 영어를 못하는 일본인을 위한 통역사가 현장에 없어 방사선이 검출된 승객과의 대화가 원활치 못하다. 일본어가 가능한 인천공항공사 직원은 “도와주고 싶지만 소속 기관이 달라 나서기가 좀 그렇다”고 한발 물러나 있었다. 김해공항과 제주공항에는 장비 및 인력부족으로 설치하지 못하고 있는 것도 문제다. 두 공항은 나리타, 하네다, 간사이, 나고야 등 주 13편의 일본 노선을 보유하고 있다. 원자력안전기술원과 원자력의학원에는 각각 4대의 검사장비를 보유하고 있지만 인천공항(4대)과 김포공항(2대)에 이미 6대가 설치되거나 예비용으로 배치됐고, 2대는 원자력병원에서 사용해야 하는 상황이다. 원자력안전기술원 직원들이 방사능 방호에 총동원되다시피 하다 보니 가용할 수 있는 검사 인력도 부족하다. 노재익 교과부 원자력방재팀장은 “비상진료 지정병원에 요청해서 검사 장비를 끌어와야 하는데 쉽지 않다”면서 “김해와 제주공항은 인천ㆍ김포공항의 검색 상황을 좀 더 지켜본 뒤 설치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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