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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기구가 보는 '한국 규제자유도'

창업자유 세계 110위 러·멕시코보다도 뒤져


한국의 금융회사에서 파견 근무 중인 스웨덴 은행 관계자는 최근 자신의 사무실로 주한 스웨덴 대사를 불렀다. 은행의 해외 진출에 대한 스웨덴 정부의 각종 지원책 등을 알아보려는 목적이었다. 스웨덴 은행과 전략적 제휴를 맺고 있는 국내 금융회사 관계자들은 전화 한 통화로 대사를 불러 프레젠테이션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기업에 대한 인허가를 내주는 것을 마치 선심 쓰듯 여기는 국내 상황과는 너무나 대조적인 모습이다. 실제 한국에서 국내외 기업들이 피부로 느끼는 기업활동 환경은 세계은행 등 국제기구들의 평가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시간이 흐를수록 나아지기는커녕 더욱 나빠지고 있다. 한국의 기업경쟁력 제고 방안을 말할 때 최우선 걸림돌로 지적되는 것이 바로 정부의 ‘규제’다. 노무현 정부를 포함해 역대 정부들은 기업투자 및 활동을 가로막는 규제를 완화하겠다고 공언해왔다. 하지만 국제사회가 평가하는 규제 관련 지수는 이런 공언과는 달리 역주행하고 있다. 세계은행이 178개국을 평가한 기업환경지수 순위에 따르면 한국은 지난 2005년 23위에서 2006년 26위로 내려앉은 데 이어 2007년에는 30위로 추락했다. 헤리티지재단이 매년 발표하는 경제자유지수 순위도 2004년 34위에서 2007년에는 36위로 떨어졌다. 한국보다 경제력이 떨어지는 칠레(11위), 에스토니아(12위), 리투아니아(22위)보다도 더 낮은 수준이다. 특히 기업투자와 직결되는 창업자유지수는 선진국 클럽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물론 멕시코ㆍ러시아보다도 형편없는 수준이다. 세계은행이 평가한 창업자유지수 순위는 올해 110위에 그쳤다. 이는 멕시코(75위)는 물론 러시아(50위)보다도 한참 떨어지는 수준이다. 호주에서는 창업에 필요한 허가 건수와 소요 기일이 각각 2건과 2일인 반면 한국은 10건에 무려 17일이나 걸린다. 헤리티지재단은 2007년도 경제자유지수 보고서에서 “한국에서의 기업 창업 및 활동 조건이 열악한 것은 한국 관료의 부패 구조가 여전히 살아 있는 것과 무관치 않다”고 분석했다. 실제 이 재단이 발표한 한국 정부의 2007년도 부패자유도는 50%로 홍콩의 83%는 물론 칠레의 73%보다도 낮았다. 자유도가 높을수록 부패가 적고, 낮을수록 부패가 더 심각하다는 것을 나타낸다. 기업투자의 또 다른 결정적 요소인 고용환경도 열악하다는 게 국제기구의 한결같은 평가다. 세계은행이 평가한 고용환경순위는 131위로 인도(85위)나 중국(86위)은 물론 러시아(101위), 브라질(119위)보다도 낮다. 고용조건도 엄격하지만 해고비용도 만만치 않다. 보다 저렴한 값에 양질의 인력을 채용, 창업하는 것도 힘들지만 나중에 철수하고 싶어도 종업원 문제 때문에 옴짝달싹하기 힘든 상황이다. 이는 외국 기업은 물론 국내 기업이 창업이나 투자를 꺼리게 되는 주요한 이유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헤리티지재단도 경제자유지수 보고서에서 한국의 고용조건은 너무 엄격하고 비(非)임금 비용이 크다며 노동자유지수를 57.7%로 평가했다. 이는 홍콩(93.6%)은 물론 칠레(85.3%), 리투아니아(60.1%)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종업원 한명을 내보내는 데 한국은 91주에 해당하는 임금, 무려 2년에 가까운 임금을 지불해야 한다. 반면 한국보다 후진국인 러시아는 17주, 브라질은 37주, 인도는 56주의 임금을 부담하면 끝이다. 세금 문제도 한국에서 사업하는 것을 힘들게 만드는 또 다른 걸림돌이다. 스웨덴은 세금과 관련해 거쳐야 할 행정 건수나 납부 빈도가 단 2건인 반면에 한국은 무려 48건에 이른다. 이는 브라질(11건)이나 중국(35건)보다도 훨씬 많은 수치다. 기업이 일년 중 세금 문제 때문에 쏟는 시간도 미국은 12시간에 그치고 있는 데 비해 한국은 290시간으로 인도(271시간)보다도 많다. 상황이 이런 터라 한국의 세금자유 순위는 2006년 48위에서 2006년 106위로 추락했고 2007년에도 전년과 마찬가지로 106위에 머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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