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회사채 발행시장은 상반기에 많은 물량이 발행된 반면 하반기에는 물량이 줄어들어'상다하소(上多下少)'의 양상을 보였다. 내년에는 경기회복세가 둔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올 하반기처럼 물량이 그리 많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회사채 만기물량이 올해보다 50%가량 늘어나고 M&A도 활발해질 경우 발행 물량이 증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회사채 시장은 '上多下少'=27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회사채 발행물량은 1ㆍ4분기에 월간단위로 8조원을 넘었지만 3ㆍ4분기에는 1조원대로 떨어졌다가 4ㆍ4분기에는 다시 3조원선 내외를 유지하고 있다. 기업들의 회사채 발행이 상반기에 몰린 것은 일단 회사채를 발행해 가능한 한 많은 자금을 확보하려는 수요 때문이었다. 지난해 하반기 발생한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경기침체가 심화되자 자금사정이 더 악화될 것이라는 우려도 많았다. 하반기에는 기업의 자금 수요가 크게 늘어나지 않아 회사채 발행 물량도 급격히 줄어들었다. 물론 자금확보는 A등급 이상의 우량기업에 해당되는 이야기고 BBB등급 이하의 비우량 기업은 여전히 어려움을 면치 못했다. 올들어 지난 24일 현재 우량인 AA등급 회사채의 수익률은 7.72%에서 5.44%로 크게 떨어진 반면 비우량인 BBB등급은 12.02%에서 11.51%로 거의 금융위기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상황이다. 금투협 채권시장팀의 한 관계자는 "기준금리 상승에 대비한 선제적 발행 수요가 일단 마무리됨에 따라 연말 회사채 발행도 주춤해졌다"고 말했다. ◇내년에는 M&A와 만기물량 집중 등이 변수=회사채 발행 부진 현상은 내년에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여전히 더블딥 우려가 가시지 않은 상태라 기업들도 자금 집행을 꺼리는 상황이라 회사채 발행 수요도 그리 늘어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은행권의 지원이 점점 줄고 있는 상황에서 BBB등급 이하의 비우량 기업들의 자금사정은 더 어려워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다만 경기회복이 순조롭고 기업들의 투자가 늘어날 경우 회사채 발행시장이 활기를 띨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경기회복과 구조조정에 따라 인수합병(M&A) 물량이 대거 쏟아져 나올 경우에도 자금마련을 위한 회사채 발행이 급증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미 대우건설ㆍ하이닉스 등 10여개 대형업체들이 M&A 시장에 나와 있다. 특히 내년에 31조5,896억원 이상의 회사채 만기물량이 집중된 점도 새로운 자금확보 필요성을 높이고 있다. 이는 올해 만기물량(21조원)보다 50% 가량 많다. 서철수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내년 기준금리 인상 전에 자금조달 수요가 몰리면서 1ㆍ4분기 회사채 발행이 활발해질 가능성이 있다"며 "물론 이는 경기회복이 가시화된다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