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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경이 만난 사람] 이승한 홈플러스그룹 회장

홈에버 인수 시너지효과등 힘입어 내년 업계 1위 올라설것<br>대형마트 규제보다 영세 자영업자 지원 늘려 상생 토대마련<br>유통업계, 녹색경영 적극·구매행태 친환경적 개선 앞장서야


"경기회복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얼어붙은 소비심리를 되살리는 일입니다. 이를 위해선 정부뿐 아니라 유통업체의 역할도 매우 중요합니다. 다양한 할인행사를 통해 굳게 닫힌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게 하는 것이 유통업체의 몫이라 생각합니다" 이승한(사진) 홈플러스그룹 회장은 지난 22일 그룹 집무실에서 본지와 가진 인터뷰에서 경기불황을 극복하기 위한 대형유통업체의 적극적인 역할을 강조했다. 이 회장은 "올해 창립 10주년을 맞아 진행하고 있는 홈플러스의 대대적인 할인행사 역시 위축된 소비심리를 자극해 내수경기 활성화를 이끌어내는 일환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홈플러스에서부터 시작된 대형마트간 할인경쟁이 결국 얼어붙은 소비의 불을 지피는 '불씨'가 될 것이라는 게 그의 믿음이다. 이 회장은 최근 불거지고 있는 대형마트 규제 움직임에 대해 "영세상인들에 대한 정부의 보다 적극적이고 과감한 지원을 통해 풀어가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이제 대형마트도 중소제조업체와의 협력을 강화하며 함께 상생할 수 있는 길을 마련해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홈플러스가 올해 창립 10주년이 됐습니다. 지난해 홈플러스그룹을 출범시키며 국내 할인점시장의 성공 모델로 자리매김했는데 지난 10년을 돌이켜본다면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사실 홈플러스가 영국 테스코와 삼성물산 합작으로 첫 발을 내딛을 당시만 해도 사내 분위기는 암울했습니다. 테스코에 대한 인지도가 높지도 않았고 직원들은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심하게 느꼈으니까요. 하지만 그 때의 분위기가 오히려 저를 강하게 채찍질하는 계기가 됐죠. 무엇보다 직원들에게 확실한 비전을 심어주는 동시에 구성원을 하나로 뭉치게 하는 강한 기업문화를 만드는 것만이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길이라 믿었고 그 결과 지금의 자리까지 올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홈플러스는 테스코 지분(94%)이 높지만 수익금을 전액 국내에 재투자하고 있기에 국내 토종기업이나 다름없다고 봅니다. -지난해 국내 유통업계의 가장 큰 이슈 중 하나는 홈플러스의 홈에버 인수였습니다. 이를 토대로 홈플러스는 내년 업계 1위에 오르겠다는 야심찬 목표를 제시했는데요. ▦지난해 홈에버를 인수한 이후 업계 1위인 이마트와의 점포 수 격차는 현재 13개로 상당히 좁혀졌습니다. 점포 평당 매출효율에 있어서는 홈플러스가 동종업계 최고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또 이미 확보해놓은 부지만 해도 경쟁업체의 2배 수준에 달합니다. 특히 홈플러스는 100평 규모의 소형점포 '홈플러스 익스프레스'를 146개나 운영하면서 경쟁력을 높여왔습니다. 결국 홈에버 인수를 통한 시너지효과와 추가적인 점포 확장이 무난히 이뤄진다면 홈플러스가 당초 계획보다 훨씬 이른 2010년에 업계 선두 자리에 반드시 오를 것이라 생각합니다. -최근 대형마트의 점포 확대에 대한 영세 자영업자들의 반발이 거세고 국회에서도 이에 동조하려는 움직임이 있는데요. ▦대형마트를 규제해 영세상인들을 보호하겠다는 것은 큰 틀에서 올바른 방향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이는 좀 더 저렴한 값에 품질 좋은 제품을 편리하게 구매할 소비자의 권리를 박탈하는 셈입니다. 따라서 진정 영세상인을 보호하기 위해선 대형마트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기보다는 영세상인들의 자체 경쟁력을 높이는 방법으로 풀어야 합니다. 물론 이를 위해선 정부가 재래시장의 경쟁력 강화에 보다 많은 투자를 해야 합니다. 특히 한국은 제조업의 경우 이미 세계적인 수준에 도달했지만 유통업은 아직 선진국에 비해 낙후된 상황입니다. 실례로 국내 유통시장에서 차지하는 현대적인 유통시설의 비율은 50%로 선진국(80%)에 크게 뒤쳐지고 있으며 GDP 중 유통업의 비중 역시 선진국(12%)의 절반 수준인 6%에 불과합니다. 앞으로 한국 경제가 선진화하기 위해선 내수와 수출이 균형을 이루는 산업구조로 재편해야 하며 유통업이 그 중심축을 담당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선 대형마트에 대한 일방적인 규제보다는 함께 상생할 수 있는 길을 모색하는데 초점을 맞춰야 할 것입니다. -유통부문에서도 대기업과 중소기업과의 상생이 주요 관심사가 되고 있습니다. ▦ 홈플러스의 경우 최근 '제1회 중소기업 우수상품 박람회'를 개최하는 등 평소 중소협력업체와의 상생협력을 강조해오고 있습니다. 앞으로 우리에게 다가올 경영환경은 콜래보레이션(Collaboration)과 이코노믹스(Economics)가 합쳐진 콜래보노믹스(Collabonomicsㆍ협력의 경제) 시대일 것입니다. 즉,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수많은 이해 당사자들과 누가 얼마나 더 깊은 협력관계를 구축하는지가 성공 여부를 판가름하게 될 것입니다. 대형 유통업체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과거 이른바 '갑'과 '을'의 종속적 관계로 비춰졌던 유통업체와 제조업체의 관계 역시 상호협력을 바탕으로 새롭게 설정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100여개 중소협력업체의 대표를 일일이 다 만나 바람직한 협력관계에 대해 진솔한 얘기를 나누고 많은 고민들을 들었습니다. 이러한 경험을 토대로 경기불황 속 전체 소비시장의 규모를 키우는데 초점을 맞출 수 있도록 다양한 협력방안들을 마련할 계획입니다. -창립 10주년을 맞아 10주간의 대대적인 할인행사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계신 이유는. ▦경기회복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소비를 되살리는 일입니다. 보통 소비자들이 소비를 갑자기 줄이거나 또는 늘릴 때 가장 큰 영향을 받는 것은 바로 심리입니다. 때문에 소비심리를 자극해 내수경기를 활성화시키는 것이 경기회복의 필수조건인데 이 때 누군가 먼저 나서 소비진작을 위한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거대한 소비 분위기가 만들어지면 경쟁업체들도 동참하면서 결국 소비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되기 때문입니다. 홈플러스가 공격적인 할인행사를 펼치는 것 역시 소비심리를 자극해 경기 활성화를 이끌어내려는 일환입니다. 물론 일부에서는 과도한 판촉경쟁에 따른 부작용을 우려하지만 지금의 침체된 경기를 되살리기 위해선 유통업체들이 소비자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다양한 행사를 마련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업계 최초로 '그린스토어'를 열고 탄소 라벨링 제도를 도입하는 등 녹색경영을 선도하고 계시죠. ▦국내 유통업계에 처음 녹색성장을 주창했을 때만 해도 다들 제 말을 귀담아 듣지 않았습니다. 유통업은 환경과는 무관한 산업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현재 전 세계 환경산업은 우리의 GDP 규모를 넘어서는 수준으로 성장했으며 모든 분야에 적용 가능한 전방위적인 산업으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때문에 앞으로는 유통업체들도 녹색경영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합니다. 예를 들어 매장 내 조명을 약간씩 낮추고 냉장식품 판매대에 여닫이 문을 설치하는 것은 당장 고객 입장에선 불편할 수 있겠지만 이산화탄소와 에너지를 줄임으로써 지속가능한 성장을 가능케 합니다. 따라서 이젠 유통업체들도 고객들에게 녹색소비의 필요성을 알려나가며 소비자의 구매행태를 친환경적으로 개선하는 데 앞장 서야 합니다. ■ 이승한 회장 성공스토리 '창고형 할인점' 서 '가치점' 으로 변신 주도… 일·중·말레이시아 등서도 벤치마킹 이승한 회장은 남들이 가지 않는 길과 생각하지 못한 일에도 과감히 뛰어들어 결국 성공을 일궈내는 '창조적 경영자'로 잘 알려져 있다. '달걀을 남들이 깨뜨리면 한낱 계란 프라이가 되지만 스스로 깨뜨리면 병아리가 된다'는 그의 평소 신조에서 드러나듯 이 회장은 세계 유통업계에서도 유례없는 이른바 '가치점'이라는 독창적 개념의 할인점을 개발하며 홈플러스를 10년만에 업계 최고의 위치까지 올려놓았다. 1970년 삼성그룹 공채 11기로 입사해 삼성물산 런던지점장과 삼성그룹 회장비서실, 삼성물산 유통부문 대표 등을 두루거친 이 회장은 1999년 홈플러스의 대표로 부임하면서 그 만의 창조경영이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물론 홈플러스가 국내에 처음 간판을 내걸었을 때만 해도 점포 수는 단 2개에 불과할 정도로 시작은 초라했다. 더욱이 당시 국내 대형할인점업계는 이미 11개 기업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던 '레드오션' 시장. 이 회장은 선발 할인점들과 똑같은 전략으로는 승산이 없다고 판단하고 철저한 시장조사를 통해 고객들은 할인점에서 단순한 제품 구매를 넘어선 원스톱 생활서비스를 원한다는 것을 알아냈다. 이를 바탕으로 홈플러스는 할인점은 물건만 싸게 파는 곳이 아니라 '고객에게 새로운 가치를 제공하는 곳'이라는 세로운 개념을 도입하며 매장 1층에 문화센터와 놀이터, 푸드코트 등 다양한 생활편의공간을 전면 배치하는 파격적인 시도를 감행했다. 기존 '창고형 할인점'의 이미지를 과감히 벗어던지고 '가치점'으로 새롭게 거듭난 홈플러스는 지난 10년간 국내 할인점 중 가장 높은 평당 매출효율을 기록하며 올해 매출 10조원 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 특히 이러한 성과는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으며 영국에서는 이미 '홈플러스(Homeplus)'라는 이름으로 10개 점포가 문을 열었고 일본과 중국, 대만, 말레이시아 등에서도 벤치마킹의 사례가 되고 있다. 이 회장은 여기에서 만족하지 않고 원스톱 쇼핑과 원스톱 생활서비스가 공존하는 2세대 '가치점'에 예술과 웰빙 등 감성을 불어넣은 3세대 '감성점'의 도입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또 지난해 10월에는 전 세계적인 이슈인 지구온난화에 대응하기 위해 기존 점포보다 탄소배출은 50%, 에너지는 40%를 절감한 '그린스토어'를 열며 친환경 경영에도 앞장서고 있다. 이 회장의 이러한 성공신화 속에는 무엇보다 그 만의 창조적 사고가 큰 밑거름이 되고 있다. 이 회장은 평소 가장 즐겨 읽는 책은 지도책이다. 지도책 한 권에는 우리의 역사와 과거는 물론 미래의 모습까지 고스란히 담겨있기에 그 속에서 인생, 경영 등과 관련된 많은 것을 배우고 깨닫게 된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특히 최근엔 '덕수궁 돌담을 허물어 시민들에게 보다 넓은 광장을 돌려주자'는 제안을 해 큰 화제가 될 만큼 이 회장은 도시공학분야에도 높은 관심을 갖고 있다. 훗날 서울을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시로 만드는데 큰 기여를 하는 것이 그의 오랜 꿈이기도 하다. ◇약력 ▲1946년 경북 칠곡 ▲대구 계성고 졸업▲영남대 경영학과 졸업 ▲한양대 도시계획학 석사ㆍ도시공학 박사 ▲1970년 삼성그룹 입사 ▲1997년 삼성물산(유통부문) 대표 ▲1999년 삼성테스코 홈플러스 대표 ▲2007년 창의서울포럼 회장 ▲2008년 홈플러스그룹 회장, 영국 CBE 훈장 수훈 ▲2009년 서울 상공회의소 부회장, 한국체인스토어협회 회장, 대통령직속 녹색성장위원회 분과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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