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각국 공조 전례없이 신속·폭넓게 진행
입력2001-09-24 00:00:00
수정
2001.09.24 00:00:00
■ 지구촌 경기부양책 어떻게미 테러 대참사로 세계 경제의 하강 속도가 더욱 빨라짐에 따라 경제 되살리기를 위한 세계 각국의 행보도 빨라지고 있다.
현재 세계 증시는 뉴욕 증시를 시발로 도쿄ㆍ런던ㆍ파리 등 세계 주요 증시가 연일 내리막길을 걷고 있고 달러화 급락으로 외환시장 역시 요동을 치고 있다.
특히 정보기술(IT)이 주도하는 신경제의 거품 붕괴 이후 세계 경제 성장의 버팀목 역할을 해왔던 소비까지 크게 위축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세계 각국은 내수경기 부양은 물론 세계 경제 동반 침체를 막기 위한 공조도 활발히 추진하고 있다.
◆ 지구촌 경제 동반 침체 가시화
국제금융연구소의 찰스 달라라 소장은 최근 "미국 테러 대참사라는 특수 요인을 감안하지 않더라도 올 세계 경제는 유례없는 하강을 경험하고 있다"면서 "중국과 인도를 제외한 거의 모든 국가가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고 말했다.
한마디로 세계 경제는 테러 사태가 아니더라도 동반 침체의 위험에 노출돼 있으며 테러 사태는 이를 가속화시키는 촉매제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세계 경제 동반 침체 조짐에 따라 국제 경제예측기관과 신용평가회사들은 잇따라 세계 각국의 예상 경제 성장률을 하향 조정하고 있다.
국제 신용평가회사인 피치는 지구촌의 올해 경제 성장률이 20년래 가장 부진한 1.25%에 그칠 것이라고 예상하면서 특히 미국ㆍ일본ㆍ유럽 등 세계 3대 경제 블럭에서 이 같은 경제활동 위축이 심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시아 등 이머징마켓도 예외는 아니다. 국제금융연구소는 신흥시장 국가들의 올해 경제 성장률을 지난해의 5.6%보다 훨씬 낮은 2.8%로 예상했으며 지난해 7.1%의 경제 성장률을 기록했던 아시아는 4.7%로 전망치를 낮췄다.
특히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는 아시아 각국의 경제 성장률 예상치를 일괄적으로 0.5%포인트씩 하향 조정했다.
◆ 미국, 소비 캠페인 등 소비 진작 주력
세계 경제의 성장 엔진인 미국은 올 상반기 침체를 간신히 면했으나 하반기에는 침체에 빠질 것이라는 게 경제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블루칩 이코노믹 인디케이터가 테러 사태 이후 이코노미스트 44명을 대상으로 긴급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미국의 3ㆍ4분기 및 4ㆍ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각각 -0.52%와 -0.74%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미국 경제가 3ㆍ4분기 마이너스 성장할 경우 이는 93년 1ㆍ4분기 이후 처음이며 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면 침체로 간주된다.
이처럼 미국 경제가 침체 국면으로 진입할 것이 확실시되면서 조지 W. 부시 행정부는 물론 미 의회는 소비 진작을 통한 경기 회복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미 국민의 소비지출은 국내총생산의 70%를 담당할 정도로 비중이 크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미국 상ㆍ하원의 중진 의원들은 최근 경제 회생을 위한 소비 촉구 캠페인을 대대적으로 전개하고 있다.
공화당의 존 매케인 상원의원은 23일 CBS-TV에 출연, "활발한 소비를 통해 돈이 경제에 흘러들어가도록 해야 한다"면서 "테러에 대한 전쟁의 첫 전선이 바로 경제를 살리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밥 그레이엄 민주당 상원의원은 경제에 대한 미국인의 애국심이 필요하다며 '소비=애국심'을 강조했다.
◆ 유럽은 통화정책, 日은 외환에 초점
유럽 역시 미 테러 사태 이후의 침체 가속화 우려에 사로잡혀 있다.
21일 긴급 재무장관 회담을 가진 유럽연합(EU)은 유로존의 경우 굳건한 펀더멘털이 유지되고 있다고 강조하면서도 미 테러 사태 이후의 불확실성 및 세계 경제 전망의 하향 위험이 높아졌다며 위험의 실체를 인정했다.
현재 유럽은 통화량 확대를 통한 소비 증대를 꾀하고 있다. 17일 전격적인 금리인하를 단행했지만 추가 금리인하를 통해 경기 회복을 위한 해법을 모색하겠다는 것이다.
실제 유럽중앙은행(ECB)는 최근 공개한 9월 경제동향 보고서를 통해 유로존의 물가 억제치 2% 미만은 조만간 달성될 것이라고 언급,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을 강력 시사했다.
10년 불황에 따라 디플레이션 압력이 커지고 있는 일본은 소비보다는 엔화의 약세 유도를 통한 수출 증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미 테러 대참사 이후 달러화가 급락하자 3차례의 시장 개입을 통해 엔화를 117엔대로 끌어올린 것 역시 이 같은 정책의 연장선상으로 풀이된다.
◆ 동반 침체 막기 위한 각국 공조 활발
세계 경제가 본질적인 위기를 겪게 됨에 따라 세계 각국의 대응도 예전에 없이 신속하고 폭넓게 진행되고 있다. 특히 미국ㆍ일본ㆍ유럽 등 3대 경제 블럭은 공조체제 강화를 통해 처방의 효과를 극대화하려고 한다.
최근의 세계 경제는 특정 국가의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드러날 만큼 개방화ㆍ연계화돼 있기 때문이다.
17일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재개장되는 뉴욕 증시의 폭락을 막기 위해 금리인하를 단행하자 ECB는 물론 세계 각국이 잇따라 금리인하를 실시한 것 그리고 테러 사태 직후 국제 금융시장의 유동성 위기를 막기 위해 G7이 1,200억달러의 자금을 방출한 것 역시 이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정구영기자
오늘의 핫토픽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