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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아웃 막아라"… 숨가빴던 발전소의 한 주

비상 걸린 유연탄 화력 발전 고열량탄 사용하며 출력 높여<br>'최후의 보루' 양수발전도 전직원 비상근무 초긴장<br>풀가동으로 고장 위험 커져 당국 내주 전력난 대응 고민


지난 10일 남부발전 계획관리팀에 전력거래소로부터 긴급한 요청이 들어왔다. 다음날 예비전력이 급락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유연탄 화력발전소들의 최대보증출력(MGR) 가동을 준비해달라는 것이었다.

MGR는 호주탄 등 고열량탄을 사용해 발전소의 공급능력보다 더 많은 전력을 생산해내는 것. 사실상 화력발전소의 남은 힘을 모두 쥐어짜내는 것으로 예비전력이 300만kW 미만으로 떨어질 때 실행되는 비상조치다.

전력거래소는 11일 예비전력이 212만kW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보했고 실제 순환정전을 준비해야 한다는 우려가 나올 만큼 전력사정이 좋지 않았다.

비상이 걸린 남부발전은 전력거래소의 요청대로 50만kW급 6기의 유연탄 화력발전소에 고열량탄을 쏟아넣으며 MGR를 실시했다. 이에 따라 전력 피크시간 총 6만4,000kW의 전력을 추가로 생산하고 전력고비를 넘기는 데 힘을 보탤 수 있었다.

위조부품 파문 등으로 원자력발전소 3기가 통째로 가동이 정지된 가운데 지난 한 주간 국내 발전소들은 전력피크를 넘기기 위해 숨가쁜 전쟁을 치렀다. 10일부터 14일까지 전력거래소의 전력예보는 모두 예비전력이 200만~300만kW인 '주의'단계. 이 예보대로 예비전력이 200만kW대로 떨어지게 되면 전국은 사실상 정전을 대비해야 하는 암울한 상황을 맞을 뻔했다.

열과 전기를 함께 생산하는 열병합발전소는 열의 생산을 줄이고 전기의 생산을 높였다. 지역난방공사의 한 관계자는 "보통 겨울에는 전기보다는 열의 생산이 많지만 전력 당국의 요청에 따라 생산모드를 급히 전환해 규모가 큰 파주와 화성의 열병합발전소에서 전기의 생산비율을 높였다"고 말했다.



블랙아웃을 막아내는 '최후의 보루'라 불리는 양수발전소도 지난 5일간 파격적인 조치를 취하며 전력난에 대응했다.

양수발전소는 고지대의 저수지에 물을 저장한 다음 필요한 시기에 이 물을 이용해 발전하는 방식의 발전소다. 정지 상태에서 최대 출력까지 불과 3분 이내에 도달하기 때문에 갑작스러운 원전 정지나 부하 변동시 신속한 전압과 주파수 조절을 해주는 계통운영의 핵심기능을 한다.

보통은 심야에 물을 끌어올려 다음날 발전을 준비하지만 이번주에는 두 차례나 점심시간을 활용해 물을 끌어올렸다. 오후 전력피크에 대비하고 갑작스런 수급 불균형 상황에 대처해야 했기 때문이다. 박승규 한국수력원자력 차장은 "양수발전소는 전력 계통의 맥박을 조절해주는 기능을 하는 만큼 이번주에는 전 직원이 비상근무를 하며 초긴장 상태를 유지했다"고 말했다.

한편 한파가 다소 누그러진 14일에도 전력수요는 급증하며 오전11시13분부로 다시 관심단계가 발령됐다. 이번주 각 발전소들이 사실상 풀가동되면서 고장 위험도 높아짐에 따라 다음주 전력난을 대비해야 하는 전력 당국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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