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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 없는 쇼핑시대] <2> 경계 사라진 온·오프라인

앱 활용해 온·오프 선택 쇼핑… 장점만 합친 '옴니채널' 확산


성장위기 처했던 월마트, 온라인채널 도입하면서 7분기 만에 매출 증가세

근거리 무선통신 '비콘'… 롯데, 전국에 설치 확대

이마트 가상스토어 구축… 신세계도 온·오프 시너지

국내사, 시공 제약없는 서비스로 유통공룡에 대응


인구 13만여명의 소도시인 미국 테네시주 스튜어트시. 지난달 14일 이곳에 월마트의 중소형 점포인 네이버후드마켓이 오픈했다. 매장 면적은 1,100㎡로 월마트 대형 점포인 슈퍼센터(9,100~2만4,000㎡)는 물론 네이버후드마켓의 평균 면적(3,900㎡)에 비해 3분의1도 되지 않는 소형 점포다. 취급 품목은 신선식품과 건강·뷰티 관련 용품들. 하지만 협소한 공간에도 소비자들은 전자제품, 장난감, 대형 가정용품 등 월마트가 취급하는 모든 상품을 살 수 있다. 지역 신문인 리프클로니컬은 "스튜어트시의 네이버후드마켓에서 찾을 수 없는 상품은 월마트닷컴에서 주문하면 된다"며 "주문 상품은 모두 이곳 매장으로 무료로 배송되고 고객은 와서 가져가면 된다"고 설명했다.

아마존·이베이에 이어 알리바바까지 등장하는 등 급속히 세를 불리는 온라인 유통업체들의 공세에 성장 위기에 처했던 월마트가 기존 오프라인 점포와 온라인 쇼핑의 장점을 결합하는 판매 방식으로 새로운 돌파구를 찾고 있다. 그동안 경쟁 또는 위협적 존재로만 여겼던 인터넷과 모바일을 과감히 껴안는 방식으로 새로운 영업에 나선 것. 또한 월마트는 모바일 앱을 이용해 점포를 방문한 소비자가 최저가 검색, 상품 진열 위치 및 가격, 행사 상품, 고객 후기 등을 모두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아울러 앱에 내장된 스캐너를 이용해 점포 밖에서도 관련 상품의 정보 확인은 물론 월마트닷컴과 연동해 온·오프라인 중 선택해서 쇼핑할 수 있는 기반도 마련했다. 다시 말해 충동구매 성향을 버리고 정보로 무장한 소비자들이 점포 안이든, 바깥이든, 온라인이든, 오프라인이든 언제 어디서나 월마트를 쇼핑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옴니채널'로 승부수를 던진 것이다. 이 같은 노력에 힘입어 월마트는 지난해 3·4분기 기존점 매출이 7분기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고 지난해 11월 사이버먼데이에는 사상 최대 매출을 올렸다.

세계 최대 유통업체로서 자존심을 잃지 않으려는 월마트의 몸부림은 코너에 몰린 국내 유통 업계의 상황과 다르지 않다. 장기 소비침체 속에 기존 고객까지 전자상거래업체에 빼앗긴 오프라인 기반 유통업체들은 월마트처럼 온라인 채널을 적이 아닌 동지로 삼는 전략을 새롭게 구사하고 있다. 국내 온라인쇼핑업체는 물론 직구족 증가로 해외 전자상거래업체들과도 경쟁해야 하는 상황에서 아마존과 알리바바의 국내 상륙까지 코앞에 닥쳤기 때문이다.

월마트처럼 기존 점포 시설과 모바일·인터넷을 모두 활용해 '막힘 없는 쇼핑'을 지향하는 대표적인 곳은 롯데다. 백화점에서 마트·편의점·아웃렛·홈쇼핑·닷컴에 이르기까지 오픈마켓과 소셜커머스를 제외한 굵직한 유통 업태는 전부 거느리고 있기 때문에 다른 어느 기업보다 옴니채널을 향한 발걸음에 속도를 내고 있다.



롯데는 지난해 시범적으로 백화점 본점에 500여개의 비콘(근거리무선통신 장치)을 설치, 내방객이 모바일을 이용해 쇼핑 정보와 쿠폰 발급 등의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한 데 이어 올 들어서는 에비뉴엘월드타워·청량리·노원·영등포점 등에도 비콘을 설치했다. 롯데백화점 옴니채널팀의 한 관계자는 "이달 말까지 전국 33개 백화점 점포에 비콘이 모두 설치될 것"이라며 "다음달부터는 아웃렛 점포에도 비콘 설치를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콘을 이용한 모바일과 점포 연결 서비스가 현재로서는 쿠폰 발급과 지도 서비스 등으로 한정돼 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개별 고객의 동선이나 소비 패턴 등에 따라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고 축적된 빅데이터를 마케팅에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롯데 측의 기대다. 현재 롯데백화점 앱 다운로드 건수는 180만건, 이중 실사용자는 140만명 정도다. 또한 롯데는 지난해 말 첫선을 보인 닷컴 쇼핑의 오프라인 픽업 시설인 편의점 무인 로커를 세븐일레븐뿐만 아니라 롯데마켓999 등에도 설치하는 등 연내 30개 이상으로 늘릴 계획이다.

롯데에 비해 옴니채널 기반 마련에 움직임이 덜했던 신세계그룹 역시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신세계는 지난해 1월 첫선을 보인 계열사 통합 인터넷몰 SSG닷컴을 시장에 안착시켰다. 백화점·이마트·트레이더스 등을 돌아다닐 필요 없이 SSG닷컴 한곳에서 고객이 원하는 상품을 쇼핑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게 통합의 취지다. 또한 지난해 말에는 이마트 가상스토어도 오픈했다. 예를 들면 기존 이마트몰 앱이 단순히 모바일 쇼핑에만 치중했다면 새로 내놓은 가상스토어 앱에서는 오프라인 매장의 분위기를 앱 안에 살려내는 식으로 온·오프라인의 시너지를 추구했다. 올해는 백화점 및 이마트·위드미 등 오프라인 점포에 모바일 기술을 적용시키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이와 관련, 상반기 내 전국 이마트 및 트레이더스 매장에 비콘을 모두 설치해 모바일과 점포의 연계성을 높이기로 했다. 온·오프라인 통합 유통의 핵심 인프라인 물류시설도 확충한다.

현대백화점은 지난해 말 전자상거래 관련 팀을 사업부로 승격시켰다. 곧 비콘 서비스 등 온·오프라인을 통합하는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CU·GS25와 같은 편의점과 현대아울렛 등도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연계성을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시럽'이나 '얍' 등 외부 O2O(onlinet to offline) 서비스 업체와 제휴해 근거리 고객들에게 모바일로 쿠폰을 제공함으로써 매장으로 끌어들이는 식이다.

유통 업계의 한 관계자는 "여전히 주말마다 대형 유통업체에서 벌어지는 주차 전쟁을 보면 온라인쇼핑업체의 영향력이 커지고 정보기술(IT)이 발전하더라도 오프라인 점포가 사라지지는 않을 것 같다"며 "아마존이 오프라인 진출을 시도하고 월마트는 온라인을 강화하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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