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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인프라 제대로 활용을

최근 정보통신정책원구원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한국의 정보 및 인터넷 인프라는 외적인 측면에서 세계 최고 수준에 도달해 있다. 초고속 인터넷 보급률은 2위인 캐나다의 2배에 달하고 가정 내 인터넷 사용시간 역시 2위인 미국과 큰 격차를 보이며 1위를 점하고 있다. 그러나 PC 보급률에서는 기대 이하의 수준을 보이고 있다. 업무용 PC의 낮은 보급률로 인해 국내 PC 보급률은 지난 2002년 기준 인구 100명당 34.2대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평균 44.1대에 훨씬 못 미치는 19위를 차지하고 있다. 한편 국내의 정보기술(IT) 산업의 구성을 OECD 국가들과 비교해보면 IT 서비스업보다는 IT 제조업에 지나치게 치중돼 있다. 전체 제조업에서 차지하는 IT 제조업의 비중은 25개국 중 3위이지만 전체 서비스업 중 IT 서비스업의 비중은 21위에 불과하다. 이처럼 IT 서비스업이 부진한 것은 소프트웨어 및 기타 IT 서비스업의 부가가치 비중이 낮기 때문이며, 특히 소프트웨어의 경우 99년 국내총생산(GDP) 대비 비중이 0.7%로 비교대상 21개 국가 중 포르투갈ㆍ멕시코를 제외하고 가장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 이러한 모든 수치들을 살펴볼 때 한국의 IT 인프라는 세계 최고의 수준이지만 이를 활용해 비즈니스의 생산성을 높이는 측면에서는 아직까지 선진국에 뒤떨어져 있으며 이를 지원할 수 있는 환경 또한 구축돼 있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기업이 IT를 도입한 주된 목적은 업무의 효율성을 제고하고 새로운, 혹은 품질이 향상된 상품이나 서비스를 구현해 비즈니스의 성과를 높이는 것이다. 이러한 목적을 이루기 위해서는 몇 가지 선행조건을 해결해야 한다. 우선 각 기업들은 IT의 도입활용 과정에서 업무처리 절차의 개선을 통한 생산성 향상에 목표를 둬야 한다. 기업이 IT에 투자하는 가장 궁극적인 목적은 광의의 생산성 향상이다. 그러나 많은 IT 투자가 생산성 향상으로 연결되지 않고 있거나 때로는 도입 후 활용되지 않아 사장되기 일쑤다. 이러한 현상의 주요 원인 중의 하나는 IT를 도입할 때 생산성 향상으로 연결되는 고리를 찾는 데 실패하거나 생산성 향상을 높일 수 있는 비즈니스 프로세스의 개선작업이 선행되지 못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기업은 IT를 하나의 기술도입으로만 바라볼 것이 아니라 업무처리 방식을 포함한 비즈니스 프로세스를 정교하게 개선시킬 수 있는 수단으로 이용해야 한다. 기업 내 IT 종사자들의 업무처리 절차 개선도 시급한 과제다. 현재 국내 기업이 IT 시스템을 구축한 후 이를 재구축할 때까지의 시간은 외국 유수의 기업과 비교해볼 때 상당히 짧은 편이다. 기업의 입장에서 볼 때는 기존 투자로부터 충분한 성과를 이끌어내지 못하고 곧바로 새로운 투자를 준비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기존에 구축돼 있는 시스템 자체에서 발생하는 각종 결함뿐만 아니라 시시각각 변화하는 신기술의 발달로 인해 현 시스템 사용자(customer)들의 만족도가 낮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투자 대비 수익 측면에서 바라볼 때 이러한 기현상이 발생하는 주요 원인은 비즈니스에 IT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무처리 절차가 외국 유수 기업에 비해 낙후돼 있기 때문이다. 이를 개선할 수 있는 업무처리 절차를 도입, 적용하는 것이 시급한 과제이다. 정부의 IT 활용에 대한 정책적인 지원도 필요하다. 앞서 언급한 두 가지가 제대로 진행되기 위해서는 정부의 정책적인 지원이 필수적이다. IT 서비스업의 수준 향상은 이를 활용하는 기업 입장에서는 생산성 향상을 추구할 수 있는 초석이 되기 때문이다. 또 현재 대기업에 비해 중소기업의 IT 활용도가 저조하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이들 기업이 IT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정책이 있어야 한다. 한국기업의 생산성은 여러 분야에서 경쟁국보다 뒤떨어져 있다. 우리 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세계 최고 수준의 IT 인프라를 유지ㆍ발전시키는 것도 중요하지만 생산성으로 표출될 수 있는 투자 또한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IT 인프라를 보다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기업, IT 담당자, 정부의 부단한 노력이 절실히 요구되는 시점이다. <이병호(동원증권 부사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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