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작품 하나가 나오기 위해서는 몇 년이 걸리기 마련입니다. 인기 오디션 프로그램인 '슈퍼스타K'처럼 경연을 통해 작품을 걸러내는 시스템을 갖춰 나갈 계획입니다. 이를 통해 세종문화회관은 명실공히 서울의 문화예술 허브로 거듭날 것입니다. "
올초 세종문화회관 사장에 새로 선임된 박인배(59ㆍ사진) 사장은 17일 세종문화회관 수피아홀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많은 시민들과의 소통을 통해 창조성과 상상력이 넘쳐나면서도 경영의 효율성을 추구하는 운영을 해 나가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박 사장은 세종문화회관이 서울시 공연예술의 허브로 거듭나기 위해 ▦경선제 창작과정 도입 ▦조직과 재정 운영의 균형 감각 강화 ▦시민과 소통 강화 및 공공성 확대 등을 적극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가장 눈길을 끄는 부분은 창작 활성화를 위한 경선제 창작과정 도입이다. 그 동안 산하 예술단의 창작물이 경쟁력을 갖추지 못해 단기간만 공연하는 데 그치자 개선의 목소리가 높았다. 박 신임 사장은 "경선제 작품 개발을 통해 실험적 창작을 여러 그룹에게 맡기고 단계별로 성과를 평가하는 한편 장기 공연으로 제작할 작품을 선별하는 과정을 구축하는 등 전속예술단의 창작 수준을 높이겠다"고 밝혔다. 창작에 참여하는 그룹은 현재 세종문화회관 산하 예술단에서 구성할 수도 있고 민간에서 공모할 수도 있어 창작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아울러 세종문화회관은 서울시 자치구 문예회관과 공동 기획을 통해 공연제작비용의 효율성을 높여나갈 방침이다. 올 상반기에는 제작 시스템을 분석하고 하반기에는 장르별 우수 작품을 고정 레퍼토리화하는 등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면밀하게 분석할 계획이다.
박 사장은 그 동안 세종문화회관 조직의 생산성이 떨어지고 재정 상태가 좋지 않다는 외부 지적에 대해서도 개선 방안을 제시했다. 그는 "효율적인 조직 운영을 위해 직원들에 대한 평가지표를 업무 특성에 맞춰 조정하는 등 조직 활성화도 꾀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9개 산하 예술단은 자율운영 경험의 축적, 고정 레퍼토리와 후원회 등에 의한 재원 다원화 및 안정화를 통해 자율성을 갖도록 독려할 예정이다. 안정적인 재정 기반 구축을 위해서는 현 재정 구조에서 수익성을 목표로 하면서도 적자를 내고 있는 예술사업을 줄이고 공공 사업에 대한 지출을 늘려 재정자립도를 높여나갈 계획이다.
3년 임기로 취임한 박 사장은 서울대 물리학과를 졸업했으며 한국문화예술진흥원 이사, 경기 안성시 남사당 풍물단 예술감독, 한국민족예술인총연합 상임이사 등을 지냈으며 박원순 서울시장의 정책자문위원회에서 문화ㆍ환경분과위원장으로 활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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