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태어난 아이 수가 역대 두 번째로 적은 것으로 집계됐다. 일반화한 만혼 탓에 첫 아이가 늦어지고 그에 따라 자연스레 둘째·셋째를 갖지 않는 가정이 많아지면서 벌어진 현상이다. 반면 고령층의 사망률은 해를 거듭할수록 낮아지는 추세다. 고령층은 늘어나는 데 아이 울음소리는 줄어들면서 우리 사회가 늙어가는 속도도 빨라지고 있다.
통계청이 26일 발표한 '2014년 출생·사망통계 잠정치'를 보면 지난해 출생아 수는 43만5,300명으로 전년(43만6,500명)보다 1,200명(0.3%)이 감소했다.
지난 1970년대만 해도 한 해 출생아 수는 100만명에 육박했었다. 꾸준히 줄던 출생아 수는 2000년대 초반 50만명대에 접어들었고 지난해에는 2005년(43만5,000명)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적은 수준을 기록한 것이다.
인구 1,000명당 출생아 수를 뜻하는 조(粗) 출생률도 8.6명이었다.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던 지난해와 같은 수준을 2년 연속 이어가고 있는 셈이다.
이 같은 일이 벌어지는 가장 직접적인 원인은 만혼에 있다. 10년 전만 하더라도 29세가 채 되지 않았던 첫째 아이 출산모의 평균 연령은 지난해 30.97세까지 높아졌다. 이렇게 출산모의 연령이 높아지면서 자연스레 낳는 아기 수도 줄게 된 것이다. 실제로 20대 후반 여성이 낳은 아기의 수도 지난 10년간 200여만명에서 96만명으로 급감했다. 반면 30대 후반에서는 39만명에서 82만명으로 두 배가 넘게 늘었다.
다만 지난해 합계출산율(여자 1명이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은 1.21명으로 전년보다 1.19명보다 소폭 늘었다. 통계청의 한 관계자는 "인구구조상 가임여성이 줄고 있어 출생아 수가 줄어도 합계출산율은 늘어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우리 사회 전체가 부양해야 할 고령층 인구는 꾸준히 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90세 이상 고령층의 사망률(인구 1,000명당 사망자 수)은 188.1명으로 전년 대비 6.6명이 줄었다. 10년 전인 2004년(222만6,000명)과 비교하면 15.5%가 줄었다. 80대 고령층도 전년 대비는 2.5%, 10년 전보다는 25.0%가 각각 줄었다. 사망자 수가 늘어나곤 있지만 새로 노년층에 편입되는 인구가 더 많아 사망률은 꾸준히 감소하고 있는 셈이다.
한편 지난해 혼인 건수는 30만5,600건으로 전년보다 5.3%가 줄었다. 이혼 건수는 11만5,600명으로 전년 대비 0.3%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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