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재 가격 하락으로 원자재 관련 상품들의 수익률이 추락하고 있다. 원자재 가격이 떨어질수록 반등 가능성은 커지는 만큼 저가매수의 기회가 될 수 있다. 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하면 아직은 때가 아니다. 원자재 가격 하락을 이끈 미국 금리 인상 이슈와 달러화 강세 추세가 아직은 여전하기 때문이다.
22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올 들어 대부분 원자재 펀드 수익률은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다. 'KB MKF원자재특별자산자(상품-파생)A'의 경우 올해 -14.14%의 수익률을 보였고 '미래에셋TIGER원유선물 특별자산상장지수[원유-파생]'도 연초 후 -12.06%의 저조한 수익률을 나타냈다. 'KB스타골드특별자산(금-파생)A'의 경우 연초 후 2.93%의 수익률을 보였지만 최근 3개월 수익률이 -6.04%를 기록하는 등 수익률이 점점 나빠지고 있다. 이밖에 농산물에 투자하는 '신한BNPP애그리컬쳐인덱스플러스자 1[채권-파생](종류A)'도 연초 후 -10.36%의 수익률을 보였다.
이들 펀드의 수익률 하락으로 투자금도 지속적으로 빠져나가고 있다. 총 26개의 원자재 관련 공모펀드에서 올해 들어 335억원이 순유출됐다.
시장 전문가들은 "원자재 펀드 수익률 저하는 최근 미국 달러 가격 상승으로 원자재 가격이 대체적으로 하락했고 특히 국내에서 기존에 많이 투자했던 금과 은 가격 역시 하락하며 투자심리가 위축됐기 때문"이라며 "또 국제유가도 미국 원유재고가 늘어나고 유럽경기에 대한 불안감이 증폭돼 2년4개월 만에 최저점을 기록하는 등 원자재 시장이 전반적으로 좋지 않다"고 분석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일부이기는 하지만 저가 매수에 나설 시기라는 주장도 시장에서 나오고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원자재 투자에 대해 보수적으로 접근해야 하는 상황이나 원유는 계절적으로 연말에 오르는 경향이 있어 11월 중 투자시점을 주의 깊게 관찰해야 한다"며 "금과 은의 경우도 미 달러화 흐름을 지켜보면서 원금 손실을 볼 수 있는 녹인(knock-In) 수준이 낮은 파생결합증권(DLS) 정도면 투자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대다수 전문가들은 아직은 시장 상황을 지켜볼 때라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김후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미국 금리 인상 가능성과 달러 강세 등으로 원자재 펀드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하버드·예일대와 미국 최대 공적 연금인 캘퍼스도 원자재 투자 비중을 줄이는 상황이라 원자재 상품 투자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증권사들도 아직은 때가 아니라고 판단해 관련 상품 출시를 미루고 있다. 현대증권이 지난 9월 이후 2건의 원자재 DLS를 발행했지만 2건 합쳐 10억원의 자금만 들어온 걸 보더라도 투자심리가 많이 위축돼 있다. 삼성증권도 원자재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DLS 발행을 검토 중이지만 시장 상황으로 인해 결정을 내리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고 미래에셋증권도 당분간 원자재 관련 상품 출시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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