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계속되는 환율 고공행진으로 해외구매대행몰 업계가 된서리를 맞고 있다. 경기불황 여파로 소비심리가 급격히 얼어붙고 있는 가운데 환율상승으로 수입제품의 가격마저 치솟으면서 매출성장세가 급격히 꺾이고 있는 것. 이에 맞춰 관련 업체들은 구매대행사이트를 폐쇄하거나 취급물량을 대폭 줄이는 등 고환율 소나기를 피하기 위한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오픈마켓 옥션은 자사의 해외구매대행사이트 '191'을 지난해 12월 전격 폐쇄한 것으로 밝혀졌다. '191'은 옥션이 지난 2007년 12월 첫 선을 보인 온라인 해외구매대행몰로 패션과 화장품을 중심으로 전 세계 다양한 유명 브랜드의 제품을 판매해왔다. 하지만 지난해 하반기부터 불기 시작한 환율 고공행진의 여파로 결국 '191'은 사업 시작 1년만에 문을 닫게 됐다. 옥션 관계자는 "최근 하루가 다르게 변동하는 환율의 지나친 불확실성까지 감당하면서 사이트 운영을 지속할 수 없어 잠정 폐쇄하기로 결정했다"며 "언제 서비스가 다시 재개될 지는 전혀 알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해외구매대행몰업계 1위인 '위즈위드'는 최근 환율 상승세가 지속되면서 올 1월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9.2% 감소한 데 이어 2월까지 누적기준 약 10%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KT커머스의 해외구매대행몰 '엔조이뉴욕' 역시 지난 1월 이후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0% 감소했다. 지난해 상반기까지 20%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던 롯데닷컴의 '도쿄홀릭'은 환율상승이 본격화된 지난해 10월 이후 성장세가 2~3%대로 급격 둔화된 데 이어 올해 들어서는 매출이 정체상태에 빠져있다. 이 밖에도 디앤샵의 '포보스'와 CJ몰의 '허브'는 환율상승에 따라 올 들어 수입물량이 각각 30%와 15%씩 대폭 축소됐다. 이에 따라 해외구매대행몰업계는 고환율의 파고를 넘기 위한 자구책 마련에 돌입했다. 위즈위드는 비용절감을 위해 오는 3월 대규모 구조조정에 착수하는 한편 일부 제품의 경우 사실상 판매마진을 포기하면서까지 환율 인상분을 떠 앉으며 소비자들의 이탈을 막고 있다. 디앤샵의 포보스는 아직 검증되지 않은 신제품 대신 스테디셀러 위주의 히트상품 위주로 판매 제품을 구성하며 안정성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또 GS이숍의 플레인은 비교적 가격이나 경기에 덜 민감한 아동 및 생활용품 비중을 확대하는 동시에 다른 쇼핑몰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독점상품 개발을 더욱 강화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수년간 우후죽순처럼 늘어나며 2007년 400여개가 넘던 해외구매대행몰이 환율상승 여파로 현재 절반 이하가 문을 닫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지금의 고환율 추세가 올해에도 계속 이어질 경우 하반기부터 해외구매대행몰업계에도 본격적인 구조조정 바람이 불어닥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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