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과학기술부의 ‘사교육비 경감대책’이 사교육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그리 크지 않으며 일부 정책의 경우 오히려 사교육 업체들에 새로운 입시시장을 제공하는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증권가에 잇따르고 있다. 이에 따라 영어교육 서비스 업체, 내신 중심의 교육서비스 업체가 수혜를 입고 특목고 겨냥 오프라인 학원 업체들은 타격을 입을 것으로 전망됐다. 정봉일 대신증권 연구원은 4일 “근본적으로 대학입시 위주의 교육 정책과 수요자의 욕구가 충분한 상황에서 몇 가지 정책으로 전반적인 사교육비 절감을 유도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며 “교과부가 내놓은 사교육비 경감대책이 사교육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제한적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일 교과부는 ▦공교육 내실화 ▦선진형 입학전형 정착 ▦사교육 대체 서비스 강화 ▦학원 운영의 효율적 관리 등을 골자로 하는 사교육비 경감대책을 발표했다. 이에 대해 정 연구원은 “사교육비 경감 대책의 대부분이 교과부가 기존에 밝혀왔던 것으로 사교육 업체들이 받게 되는 영향은 이미 매우 낮아진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관심도가 높은 특목고 입학 전형 역시 지속적으로 거론돼왔던 사항으로 경시대회 및 영재교육 대상자 특별 전형 폐지 등이 특목고 학생의 명문대 진학을 제어하는 근본적인 수단은 아니라고 진단했다. 그는 “입학사정관 전형과 과학고의 창의성 전형 등은 오히려 사교육 업체들에 새로운 입시 시장을 제공하는 풍선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 연구원은 “규제의 실효성이 낮다면 기존 사교육업체 입장에서는 제도 변경 자체가 오히려 새로운 수요를 창출할 수 있는 기회”라면서 “이번 사교육비 경감대책에 따른 악영향은 매우 제한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종대 하이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교과부의 이번 정책 발표에 대해 “시장 영향 측면에서 주목해야 할 부분은 외고 입시 제도 개선”이라며 “외고 입시에서 내신과 듣기평가 비중이 증가하면서 이와 관계된 교육 업체들의 수혜가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주요 상위권 대학 합격자 중 외고를 비롯한 특목고 비중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외고 입학 수요는 늘어날 수밖에 없고 이는 내신과 듣기평가에서 상대적 우위를 차지하기 위한 교육 수요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는 게 박 연구원의 분석이다. 그는 이 같은 분석에 근거해 영어 교육 서비스 업체인 정상제이엘에스와 청담러닝이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했다. 여기에 교과서 중심의 내신 비중이 증가함에 따라 중등부 온라인 시장의 40%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메가스터디도 실적개선에 긍정적 영향을 끼칠 것으로 분석됐다. 하지만 박 연구원은 “반면 언어와 통합사회 과목 중심으로 특목고 시장을 주도했던 오프라인 학원 업체들(하이스트ㆍ토피아ㆍ페르마 등)의 영업에는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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