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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 '경제첩보전' 회오리

미국 정부가 지난 수십년간 온갖 통신망을 휘젓고 다니는 감청 네트워크 「에셜론(ECHELON)」을 이용, 자국 기업을 위해 무수한 공작을 해왔다는 혐의가 제기되는등 미국을 중심으로 한 경제 스파이전이 걷잡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유럽 의회는 23일 특별보고서를 통해 미국뿐 아니라 영국, 캐나다, 호주가 통신 감청망인 「에셜런」에 관여하면서 유럽권의 민감한 상업통신을 도·감청, 미국 기업이 계약 수주에 이용함으로써 유럽의 경제적 이익을 해칠 수 있다고 밝혔다. 에셜런은 전화나 팩스 등 유선통신은 물론 이메일과 무선통신까지 도청하는 감청시스템. 미국과 영국 첩보기관이 참여, 미국을 중심으로 영국, 캐나다, 호주 등에 감청 기지를 두고 미 국가안보국(NSA)가 관리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에셜런의 존재는 지난 3일 미 조지워싱턴대가 정부 비밀문서를 웹사이트에 공개하면서 만천하에 드러났다. 이날 의회에 공개된 보고서에 따르면 에셜런의 감청 능력은 시간당 수십억건에 달한다.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은 그동안 민간기업의 해외 계약 수주뿐 아니라 정부간의 무역 협상에도 에셜런을 활용해 자국에 유리한 정보를 수집, 이용해 온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지난 95년 60억달러 규모의 사우디 항공기 국제입찰에서 유럽의 에어버스 컨소시엄이 미국 보잉사에 밀린 것이나, 프랑스 톰슨사가 브라질에 13억달러 규모의 레이더기기를 판매하려다가 미국 레이테온사에 계약을 뺏긴 것도 에셜런의 첩보활동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밖에도 97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기구(APEC) 회의와 95년 일본 고급차 수입을 둘러싼 무역협상, 93년 프랑스의 관세무역일반협정(GATT) 가입을 위한 협상에서도 에셜런이 일역을 담당했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미국만이 이같은 첩보 활동에 골몰하는 것은 아니다. 보고서는 『주요국 정부들은 자국 기업이나 무역활동에 이익을 주기 위해 일상적으로 통신 첩보활동을 펼치고 있다』며, 프랑스나 독일 등도 에셜런에 조금씩 참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프랑스 법무장관인 엘리자베스 기고도 이날 의회에서 파리시가 프랑스 기업들을 경제 스파이들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암호화 기술 연구를 위한 지원을 해 왔다고 밝혔다. 한편 미국은 냉전종식 이후 꾸준히 경제 스파이 혐의를 받아 왔으며, 최근에는 인터넷 경제에서의 첩보 활동이 국제사회의 관심을 끌어 왔다. 프랑스 국방부 산하 전략문제대표단(DAS)은 최근 미 NSA 요원들이 세계 소프트웨어 시장의 90%를 차지하는 마이크로소프트(MS) 소프트웨어에 비밀 프로그램을 설치, 전세계을 상대로 한 첩보 활동을 추진해 왔다고 주장했다. 또 독일 정부도 97년 이란에 첨단기술을 제공한 독일 기업들에 대해 첩보 활동을 벌인 미 중앙정보국(CIA) 요원을 추방한데 이어 지난해 CIA 비밀 요원 3명을 간첩 혐의로 추방했다. 이밖에 지난 98년에는 우리나라의 반도체 기술이 대만으로 유출됐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기술 스파이」가 국제 문제로 비화됐었다. 신경립기자KLSIN@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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