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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기업, 새 성장엔진 찾는다] <2> 녹색산업을 향해 뛰는 기업들
입력2009-07-22 15:00:54
수정
2009.07.22 15:0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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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기업, 새 성장엔진 찾는다] 녹색산업을 향해 뛰는 기업들
"세계시장 주역도약 호기"… 태양광·연료전지등 대대적 투자해외 선도기업과 기술 격차도 크지않아 가능성 충분초기부터 과열… 원천기술 확보등 차별화 전략 필요
특별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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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GM은 파산 직전이던 지난 1월 디트로이트에서 열린 북미국제오토쇼에서 양산형 전기자동차(EV)인 시보레 볼트를 공개했다. GM은 무려 7억5,000만달러를 들여 볼트를 개발했고 LG화학에서 공급 받은 배터리를 조립하는 공장을 짓기 위해 4,300만달러를 추가로 투입할 계획이다.
GM이 이처럼 절체절명의 위기에서도 막대한 비용과 노력을 미래형 그린카 개발에 쏟는 이유는 뭘까. 직접적인 이유는 갈수록 까다로워지고 있는 북미와 유럽의 연비ㆍ환경규제다. 자동차 업체는 이 같은 규제를 딛고 친환경 트렌드를 기반으로 한 성장동력을 만들어가야만 미래 환경에서 살아남을 것이라는 절박감을 안고 있기 때문이다.
비단 자동차 업계뿐이 아니다. 녹색산업은 이제 거스를 수 없는 대세다. 더 나아가 최근 각국 정부는 불황타개를 위해 경기부양의 핵심 축에 그린산업 육성을 놓고 있고 기업들도 미래 성장동력 확보 차원에서 그린산업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한국 기업이 시장의 주역으로 나설 기회=녹색산업은 일반적으로 친환경, 탄소배출 저감에 기여하는 모든 생산과 서비스를 일컫는다. 기술발전에 따라 그 범위가 무한히 확장될 수 있지만 현재는 신재생에너지, 그린카, 발광다이오드(LED), 그린 정보기술(IT), 그린빌딩, 수처리 및 폐기물 관리 등이 대표적인 그린산업으로 거론된다.
국내 기업 중 녹색산업 분야에서 세계적인 성과를 내는 대표적 사례로 OCI와 LG화학을 들 수 있다. OCI는 태양광 기초원료인 폴리실리콘 양산체제를 발 빠르게 갖춰 안정적인 수익을 올리고 있고 LG화학은 현대차 아반떼 하이브리드 모델과 기아차 포르테 하이브리드에 배터리를 공급할 뿐만 아니라 GM 납품물량을 생산하기 위해 오는 2013년까지 1조원을 투자, 공장을 증설할 계획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SK그룹도 무공해 석탄에너지, 이산화탄소를 원료로 한 플라스틱, 해양바이오연료, 자동차용 배터리, 수소연료전지, 유비쿼터스 기반 친환경 도시 등의 연구에 올해만도 1조3,000억원을 투자하고 있으며 삼성전자는 2013년까지 온실가스 배출을 지난해의 절반 수준으로 줄이는 녹색경영을 위해 5조4,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삼성물산도 태양광발전ㆍ바이오디젤 등 기존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강화하고 더 나아가 수소연료전지ㆍ청정개발체제(CDM) 사업 등도 적극 추진할 방침이다.
이밖에 풍력발전 분야에서는 현대중공업과 효성이 앞서가고 있으며 수처리 분야에서는 코오롱이 기술력을 인정 받고 있다. 포스코는 연료전지 분야를, 한화는 태양광과 바이오 관련 기술을 집중 연구하고 있다. 이지훈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녹색산업은 아직 해외 선도기업과의 기술격차가 크지 않아 한국이 시장의 주역으로 나서는 것도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초기부터 과열…차별화 전략 필요=문제는 국내외 기업들이 최근 수년 사이 대거 녹색산업에 뛰어들면서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리기도 전에 기업 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경쟁과열에 따른 징후는 이미 나타나고 있다. 실제 폴리실리콘 가격은 내년이면 지난해 가격의 반값으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풍력발전 상위 3개사인 베스타스ㆍGEㆍ카메사의 시장점유율도 2007년 52%에서 지난해 46%로 떨어졌다. LED 분야에서는 니치아ㆍ크리ㆍ오스람 등 선도기업들이 특허공유를 통해 후발기업을 견제하는 것이 대표적인 사례들이다.
그렇기 때문에 전문가들은 IT와 인터넷 비즈니스 붐이 끝난 뒤 소수의 승리자만 살아 남았듯이 그린산업에서도 마찬가지 현상이 벌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사업진입 초반부터 차별화 전략을 구사하지 않으면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인수합병(M&A) 등을 거쳐 장기적으로는 몇몇 거대기업만 남기 쉽다는 것이다.
LG경제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그린산업에 진출한 기업들에 필요한 차별화 전략으로 ▦정부효과 활용 ▦제조역량 강화 ▦소비자 친화성 확보 등을 꼽았다. 단기적으로 각국의 정부 보조금과 연구개발(R&D) 지원을 적극 활용하고 안정적 바이어인 각국 조달시장에 적극 참여해야 하며 원천기술 확보, 규모의 경제 실현, 수직계열화 등 기존 제조업에서 통했던 전략을 구사해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고객의 요구에 맞는 제품 설계와 마케팅도 중요하다.
경쟁에서 승자가 되려면 더 나아가 장기적으로 그린의 한계를 뛰어넘는 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성낙환 LG경제연구원 연구원은 “녹색 관련 기업들도 장기적으로는 구글이 자사 소프트웨어가 장착된 휴대폰을 내놓은 것처럼 ‘그린’이라는 한계를 벗어나야 한다”면서 “그래야만 기술 고도화, 그린의 대중화를 통해 ‘녹색’이 특별한 의미를 가지지 않는 상황이 됐을 때 진정한 의미의 성공을 거둘 수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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