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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금조달력 뛰어나 국내업체 초긴장

■ 중국 콩카, 웅진코웨이 인수전 다크호스로 부상<br>콩카 인수의지 강해 몸값 뛸 가능성<br>국내 인수후보사 中진출 무산 우려



중국 4대 종합가전업체인 콩카의 막판 가세로 웅진코웨이 인수전이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혼전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특히 콩카가 웅진코웨이 현 경영진 유지 등 파격제안을 하며 강한 인수 의지를 피력해 롯데ㆍGSㆍSK네트웍스 등 국내 업체를 바짝 긴장시키고 있다.

6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웅진코웨이에 대한 인수 후보군의 실사작업은 이번주 초 콩카를 마지막으로 모두 끝났다. 이제 이달 중 실시될 본입찰을 통한 우선협상대상자 선정만이 남았을 뿐이다.

이전까지만 해도 웅진코웨이 인수전은 롯데그룹과 GS리테일ㆍSK네트웍스, 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 등 국내업체 간 4파전으로 굳어지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막판에 콩카라는 강력한 도전자가 튀어나왔다. 이에 따라 웅진코웨이 인수전은 국내 업체와 중국 업체 간 대결 구도로 전개될 것으로 전망된다.

주목할 점은 콩카의 제안이 타업체보다 훨씬 강력하다는 점이다. 웅진코웨이를 넘보는 국내 인수 후보들이 바짝 긴장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 된 것이다. 이번 협상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당초 국내 업체들이 웅진코웨이를 인수해 중국 시장에 진출하는 밑그림을 그렸을 것"이라며 "하지만 콩카가 막판에 끼어들면서 국내 업체들도 전략을 수정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

실제로 콩카의 인수 의지는 상당히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후송롱 콩카 회장은 웅진코웨이 실사를 마무리하는 시점에서 직접 방한해 웅진코웨이를 인수해도 웅진코웨이의 경영진은 그대로 유지하겠다는 약속을 전달한 것이 대표적인 증거다. 물론 콩카의 이 같은 제안이 중국 업체 인수에 따른 대내외 반발여론을 무마하기 위한 포석일 수도 있지만 그만큼 인수 의지가 크다는 것을 나타내는 방증일 수도 있다는 평가다.

인수 후보들이 이처럼 웅진코웨이에 매달리는 것은 중국 정수기시장의 성장 잠재력 때문이다. 정수기시장만 놓고 보면 중국 시장의 보급률은 5% 미만이다. 한국이 30%, 일본이 70%라는 점을 감안할 때 그만큼 성장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다. 콩카는 이런 중국 시장을 외국 업체에 고스란히 내주는 것보다 웅진코웨이를 인수해 주문자상표부착(OEM) 방식으로 중국 시장에 정수기와 공기청정기ㆍ비데 등을 판매한다는 복안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웅진코웨이를 통해 중국 시장 공략에 나선다는 전략을 세운 국내 업체들은 콩카와 치열한 경합을 벌일 수밖에 없게 됐다.



콩카의 참여는 웅진코에이의 인수 가격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인수전이 중국 물 관련 시장을 둘러싼 선점 경쟁으로 확산되면서 웅진코웨이의 몸값이 뛸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더욱이 콩카의 자금 조달 능력이 예상외로 강력한 것으로 보여 시장에서는 매각 금액이 2조원대를 훨씬 넘어설 수도 있다는 관측까지 나오고 있다.

딜 관계자는 "콩카는 대주주가 국영기업이라는 점에서 인수자금을 유리한 조건에 조달할 수 있는 여건을 갖추고 있다"며 "이 경우 시장의 예상을 웃도는 인수 가격을 제시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일부에서는 콩카의 웅진코웨이 인수에 중국 정부 차원의 의지가 반영된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지난해 중국 정부가 12차 경제개발 5개년계획을 발표하면서 중점을 둔 분야가 환경오염 개선, 공기청정 분야였기 때문에 수처리와 공기청정 분야의 세계적인 기술을 갖추고 있는 웅진코웨이 인수에 사활을 걸고 있다는 분석이다.

만약 콩카가 인수에 성공하면 국내 업체로서는 웅진코웨이를 발판으로 중국 물시장에 진출하려던 계획이 물거품이 될 수 있다. 세계적인 수처리ㆍ공기청정 기술 업체를 중국 업체에 고스란히 빼앗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이 관계자는 "국내 인수후보들은 웅진코웨이 인수를 통한 중국 시장 진출을 노리고 있다"며 "만약 콩카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될 경우 국내 업체의 중국 정수기시장 진출은 물거품이 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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