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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가 마케팅 비용 증가와 막대한 과징금 부담으로 2ㆍ4분기 저조한 실적을 내놓았다. 시장에서는 유선업체의 한계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으며 배당 외에는 투자 메리트가 별로 없다는 부정적인 평가가 나오고 있다. KT는 3일 2ㆍ4분기에 3,391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 전년 대비 41.3% 감소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2조9,907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0.4% 증가했지만 전년 동기에 비해서는 1.4% 줄었다. 하지만 순이익은 2,432억원으로 13.8% 증가했다. 영업이익이 급감한 것은 마케팅 비용이 2,603억원으로 전년 대비 22.6% 증가한데다 1,160억원에 달하는 공정위 과징금이 반영됐기 때문이다. 영업이익 감소에도 불구하고 경상 및 순이익은 영국 위성회사인 인말셋과 인텔셋에 투자했던 주식을 처분해 450억원의 투자자산 처분이익이 발생한 영향으로 소폭 늘었다. 권행민 KT재무관리실장은 “현재처럼 시장이 포화된 상태에서 여러 사업자가 경쟁할 경우 소모적 마케팅 경쟁이 지속될 수밖에 없다”며 “향후 투하비용 대비 성과분석, 마케팅 효율성 검증 등을 통해 보다 효율적으로 마케팅 비용을 집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유선시장 구도상 마케팅 비용은 늘어날 수밖에 없으며 이로 인한 수익성 정체 현상이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정승교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이번 2ㆍ4분기 실적은 더 이상 성장이 어려운 유선업체의 한계를 정확히 보여준다”며 “계속된 시장경쟁 구도 속에서 앞으로도 마케팅 비용은 계속 늘어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7%대에 달하는 배당 외에는 KT에 대한 투자매력은 없다”며 “앞으로 KTF와의 결합 서비스 등 획기적인 이동통신 강화 방안이 나와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KT는 올해 영업이익 목표치를 2조1,000억원 이상에서 1조8,000억원으로, EBITDA(법인세ㆍ이자ㆍ감가상각 차감 전 이익)는 4조4,000억원에서 4조1,000억원으로 각각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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