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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경제성장 과실 까먹는 교역조건 악화
입력2005-12-02 17:00:23
수정
2005.12.02 17:00:23
[사설] 경제성장 과실 까먹는 교역조건 악화
우리 경제가 지난 3ㆍ4분기 4.5%의 비교적 높은 성장을 이룩했음에도 불구하고 실질 국민소득은 제자리걸음인 것으로 나타났다. 유가를 비롯한 국제원자재 가격이 크게 뛰는 등 교역조건이 계속 나빠지고 있기 때문이라는 게 한국은행의 분석이다.
대외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의 근본적인 문제를 다시 한번 입증하는 것이다. 아울러 물량 위주의 수출에서 벗어나 부가가치가 높은 제품의 수출을 통해 교역조건을 개선하는 것이 시급한 과제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3ㆍ4분기 우리 경제는 4.5% 성장해 1ㆍ4분기의 2.7%, 2ㆍ4분기의 3.3%에 이어 꾸준히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수출이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민간소비와 설비투자도 호전되면서 성장속도가 빨라지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실질 국민총소득(GNI)은 1ㆍ4분기 0.5%, 2ㆍ4분기 0%, 3ㆍ4분기 0.1% 신장에 그쳤다. 1~9월 누계로도 0.2%에 불과해 같은 기간 GDP 성장률 3.5%에 크게 미치지 못하고 있다. 실질 국민소득이란 명목소득에서 물가수준을 감안한 소득으로, 실질소득이 0%대라는 것은 실제로 소득이 늘어나지 않았다는 의미다.
한마디로 우리 경제가 겉으로는 성장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내실은 결코 좋아지지 않았다는 얘기다. 경기지표의 호전에도 불구하고 체감경기가 나아지지 않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실질소득이 늘어나지 않고 있는 이유는 교역조건이 나빠져 무역손실이 늘어나고 이자의 해외송금 등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 같은 현상이 단기간에 개선될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점이다.
겉만 화려할 뿐 실속이 없는 경제체질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수출을 고부가가치 상품으로 고도화해나가야 한다. 특히 기술력 제고를 통해 부품의 해외의존도를 낮춰야 한다. 아울러 원유ㆍ구리ㆍ금 등 자원의 안정적인 확보를 통해 수입단가를 낮추는 노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정부도 과감한 연구개발 지원을 통해 신성장동력을 확충하는 데 최선을 다해야 한다. 무역규모를 늘리는 것 못지않게 교역조건을 개선하기 위한 정책적인 노력이 절실하다.
입력시간 : 2005/12/02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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