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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核 한고비 넘겼지만

최근 우리 경제를 짓누르던 무거운 짐들이 하나둘 내려지는 듯하다. 아니, 완전히 내려지지는 않았더라도 그 무게는 분명히 덜하다는 느낌이다. 장기전 가능성을 보이기도 했던 이라크 전쟁이 한 달도 채 못 돼 실질적인 종료상황을 맞고 있다. 전쟁이 끝나갈 무렵, 북한은 줄곧 거부해 오던 다자간 대화에 응할 뜻을 비쳤고 미국은 이에 긍정적으로 화답했다. 금명간 북한, 미국, 한국, 그리고 중국의 4자 회담이 성사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북핵문제가 긴장과 무력보다는 화해와 대화를 통해 전개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러한 상황전개는 국내경제에 `좋은 소식`임이 분명하다. 특히 북핵문제는 한국이 직접적인 이해당사자이기 때문에 정말 좋은 소식이다. 현재까지의 경기상황은 매우 안 좋았다. 2002년에 경제성장률(GDP 기준)은 6.3%였는데 소비와 투자가 위축되면서 지난 1ㆍ4분기에는 그것이 4%나 그 이하 수준으로 축소된 것으로 추정된다. 소비자물가는 1ㆍ4분기에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4.1%나 상승해 2002년의 연간상승률 2.7%를 훨씬 웃돌았다. 실업률은 1ㆍ4분기 평균 3.6%를 기록해 최근 1년만에 최고수준을 기록중이다. 수입원자재가격은 오르는데 수출가격은 하락하여 기업채산성도 나빠지고 있다. 소비 심리와 투자심리에 관련된 여러 지수들은 모두 부정적인 평가가 더 부정적인 수준으로 하락해 왔다. 북핵문제의 평화적인 해결가능성은 국내경제에 긍정적 요인이 될 것이지만 앞으로 수개월간 경기하락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소비위축은 심리적인 요인과 더불어 누적된 가계부채와 신용상태악화, 주식을 비롯한 금융자산과 부동산 등 자산가치의 하락, 물가상승으로 인한 실질소득증가세의 둔화 등 지출여력의 축소에도 기인한다. 연초의 유가상승이 시간을 두고 경제에 파급되어 물가상승도 수개월간 이어질 것이다. 쌍둥이 적자에 허덕이는 미국 경제가 단기간에 회복되거나, 이에 힘입어 세계경제가 회복되면서 우리의 수출이 크게 호전되기도 힘들 것 같다. 더구나 한국의 최대수출국으로 부상한 중국경제의 성장이 다소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소비가 부진한 상황에서 기업의 투자의욕도 빠르게 회복되기는 어렵다. 결국 향후 수개월간은 수요부진과 투자위축이 상호작용을 보일 것이다. 향후 수개월간의 경기하락으로 볼 때 경기순환상 현재의 국면은 2001년7월 이후의 경기 상승추세가 하락세로 반전하는 시점이 된다. 문제는 이 하락의 깊이와 기간이다. 대외적으로 또 다른 악재가 터지는 경우, 또는 카드채와 분식회계 등으로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금융시장과 경기급랭가능성에 대한 정책대응이 실패하는 경우, 그리고 이에 따라 한국의 대외신인도가 하락하는 경우 경기는 급격히 하락할 수 있다. 자칫 국내경제가 2000년8월 이후에 지속된 경기 수축국면을 이어가는 장기침체에 빠질 가능성도 없지 않다. 반면 정부의 경기조절책과 각종 안정화정책 등이 성과를 보이고 경제외적인 대외여건이 더 악화되지 않는다면, 향후 경기는 단기간의 완만한 하락세를 보인 후 이르면 3ㆍ4분기부터 상승세로 반전하고 2001년7월 이후의 장기적인 상승세를 탈 수 있다. 스포츠는 흐름으로 승부가 난다고 했던가? 지금 우리의 경제상황도 그렇다. 이라크 전쟁과 북핵문제 등 대외여건의 호전은 이제 경기흐름에서 우리 자신의 역할이 커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정부는 이미 경기조절과 경제안정화를 위한 여러 정책들을 내놓았다. 하지만 경기조절을 위한 재정정책이 주로 투자와 관련돼 있어 직접적인 소비촉진효과가 부족한 점에서 보는 바와 같이, 부분적으로 보완해야 할 점들이 있다. 이제 향후의 경기흐름을 상승추세로 이어가기 위해 그 정책들의 실효성을 한번 더 검토해야 할 시점이다. <정반석(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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