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대한상공회의소가 서울과 6개 광역시에 거주하는 500가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이맘때 대비 올해 소비지출규모를 묻는 질문에 ‘지난해보다 줄였다’는 응답이 57%에 달했다. 반면 ‘늘렸다’는 응답은 12%에 불과했다.
소비를 줄인 이유로는 ‘물가불안’(46%)을 가장 많이 꼽았고, ‘경기침체’(27.7%), ‘가계소득 감소’(18.2%), ‘집값하락 전세금상승’(5.6%), ‘가계부채 증가’(1.8%) 등이 뒤를 이었다.
소비항목별로 살펴보면 외식비와 의류비 등 문화형 소비는 줄어든 대신 식료품비나 주거비 등 생계형 소비는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1년 전과 비교해 지출을 가장 많이 줄인 항목으로 응답자들은 ‘외식ㆍ숙박비’(30.6%), ‘오락문화비’(24.1%), ‘의류비’(15.8%) 등을 꼽았다. 반대로 지출을 늘린 항목으로는 ‘식료품비’(32.7%), ‘주거비’(21.9%), ‘교육비’(10.2), ‘교통비’(9.7%)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최근 경기침체의 장기화로 소비자들의 소비심리가 위축되면서 생활에 필수적인 지출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에서 지출을 줄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소비자들의 허리띠 졸라매기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향후 소비계획을 묻는 질문에 ‘줄일 것’(35%)이라는 응답이 ‘늘릴 것’(22.8%)이라는 답변보다 많았다. 가장 먼저 소비를 줄일 항목으로는 ‘외식ㆍ숙박비’(29.3%), ‘오락문화비’(22.4%), ‘의류비’(12.8%) 등 문화형 소비품목을 꼽았다.
한편 소비자들의 가계소득은 지난해보다 다소 늘었지만 가계부채 역시 같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와 비교한 가계소득 수준에 대해 ‘늘었다’는 응답이 35%로 ‘줄었다’(28.8%)보다 다소 많았지만 ‘가계부채가 늘었다’는 응답도 38%로 ‘감소했다’(24.8%)는 답변을 웃돌았다. 가계부채가 늘어난 이유로 가장 많은 응답자들은 ‘생활자금 충당’(42.6%)을 꼽아 생계형 부채가 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소비자들은 소비 활성화를 위한 최우선 대책으로 ‘물가안정 지속’(46.6%), ‘경기회복’(32%), ‘일자리 확대’(8.2%), ‘부동산시장 안정’(5.8%) 등을 제시했다.
전수봉 대한상의 조사1본부장은 “최근 세계경제 불안과 엔저현상으로 수출마저 힘들어지는 가운데 민간소비까지 위축되고 있다”며 “새 정부는 농수산물 가격과 전세가격, 공공서비스요금 등 서민생활과 직결된 물가의 안정에 힘쓰는 동시에 과감한 경기부양 정책과 일자리 창출로 민간소비를 진작시키는 노력을 강화해나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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