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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시·고어 외교정책 설전
입력2000-10-12 00:00:00
수정
2000.10.12 00:00:00
부시·고어 외교정책 설전
내치(內治)로 첫 대결을 벌였던 앨 고어와 조지 부시가 이번엔 외교 문제로 맞붙었다.
박빙의 시소게임을 벌이고 있는 미 대통령 후보간 2차 후보 토론회가 11일 저녁 노스캐롤라이나주 윈스턴 세일럼 소재 웨이크 포레스트 대학에서 열려 앨 고어 민주당 후보와 조지 부시 공화당 후보간 정책 대결이 펼쳐졌다.
지난 6일 1차 토론회가 세금 문제를 필두로 국내 문제에 치중한 반면 이날 토론회는 세계속에서 미국의 역할 문제가 주 토론 의제였다.
조지 부시후보는 먼저 클린턴 행정부의 외교 정책이 중심을 잃고 있다고 주장하고 미국 외교의 기본 축은 미국의 국익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추진돼야 한다는 기존의 입장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그는 세계 도처에서 미국의 국익에 반하고 세계 질서를 어지럽히는 세력들에 대해 「교만감없이, 그러나 강력히」(humble, but strong) 대처해야 한다고 밝혔다.
반면 고어는 세계에서 미국의 가치 증대를 위한 관점에서 외교 정책이 수립돼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그는 세계속에서 진정으로 미국이 강대국이 되는 길은 국가 가치의 증대에 있다며 힘만을 앞세운 부시의 세계 정책에 문제점을 지적했다.
부시후보는 최근 민주화에 성공한 유고사태와 관련 클린턴 행정부의 역할을 비난하지는 않았으나 이라크의 후세인 대통령에 대한 클린턴 정부의 태도와 미군의 해외파병 정책에는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 그러나 최근 유혈사태를 빚고 있는 팔레스타인 사태에 관해서는 미국내 유대계 유권자들을 의식한 듯 양후보 모두 이스라엘에 대한 강한 지지입장을 표했다.
90분간 진행된 이날 토론회서 양 후보는 이밖에 교육에서의 인종차별, 동성애 및 환경 문제 등도 거론하며 사안별로 날카롭게 맞섰다.
한편 이날 토론회가 끝난 직후 CNN 방송이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부시가 고어에 49%대 36%로 크게 앞선 것으로 조사됐다. 또 CBS의 조사 결과도 52%대 48%로 부시에 대한 지지율이 고어보다 높았다.
홍현종기자
입력시간 2000/10/12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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