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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뚝이처럼 벌떡 서는 '신기한 주걱' 대박
"브랜드도 색깔·콘셉트 확실해야"■ 히트 상품 제조기 김영목 한국도자기리빙 대표선물용 자리잡은 '롤리주걱'월 1만개씩 불티나게 팔려올 매출 150억 달성 기대
연유진기자 economicus@sed.co.kr
한국도자기리빙에서 선보인 브랜드 '리한(LIHAN)'의 롤리주걱은 팬시용품 전문점 아트박스의 인기상품 중 하나다. 손잡이 부분에 무게중심을 줘 주걱이 마치 오뚝이처럼 책상, 식탁 옆에서 꼿꼿이 일어나게 만든 아이디어는 소비자들을 열광시켰다. 덕분에 롤리주걱은 주방용품이 아닌 선물용품으로 자리잡으며, 매월 1만개씩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틈새시장을 파고든 리한의 성공 뒤에는 한국도자기리빙을 이끄는 김영목(48ㆍ사진) 대표의 타고난 안목이 있다. 김 대표는 김동수 한국도자기 회장의 차남으로 프리미엄 도자기 브랜드 '프라우나'를 세계적 브랜드로 키우며 사업감각을 선보였다. 또한 7년 전부터 한국도자기리빙을 설립하고 직접 경영에 나서고 있다.
이런 그에게 지난 3월 신규 론칭한 브랜드 리한은 새로운 도전이다. 드디어 한국도자기의 그늘 밖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기 시작했기 때문. 그는 "리빙한국은 한국도자기의 유통망을 활용해 한국도자기와 어울리는 수저, 매트, 글라스 등을 선보이는 리빙 브랜드"라며 "리한은 한국도자기가 아닌 채널에서도 그동안 쌓아온 노하우를 적용한 제품을 선보이는 브랜드"라고 소개했다.
여타 리빙 브랜드와 달리 리한은 제품 종류가 많지 않다. 지난 7개월간 출시된 제품은 도마ㆍ냄비ㆍ주걱ㆍ타진냄비ㆍ뚝배기 등 5종에 불과하다. 하지만 '건강해야 도마다', '가벼워야 냄비다', '세워져야 주걱이다'처럼 컨셉트를 한 눈에 알 수 있는 자기주장이 있다는 게 특징이다. 이를 위해 상품 기획, 디자인, 생산까지 오랜 시간을 거쳐야 하지만 김 대표의 의지는 확고하다.
그는 "브랜드를 새로 만든다고 하는 많은 사람들이 이름만 바꾼다"며 "하지만 브랜드는 사람하고 같아 성격이 있어야 하고 제품을 만들 때마다 이유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독특한 브랜드전략 덕분에 리한은 론칭 이후 빠르게 소비자들을 파고들었다. 이미 국내 1위 대형마트인 이마트 점포 10곳에 독자 매대를 가지고 있을 정도다. 롤리주걱은 주방용품코너가 아닌 선물용품코너를 꿰차며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지난해 리빙한국의 연매출은 100억원. 올해는 리한의 론칭에 힘입어 매출 150억원을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김 대표는 "리한은 무한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는 브랜드이며 리한 매출로 50억원을 계획하고 있다"며 "리빙한국, 리한 두 브랜드가 서로 다른 시장에서 브랜드 파워를 보여줄 수 있도록 하는 게 목표"라고 힘줘 말했다.
협력업체가 자발적 단가 인하… '윈윈' 성과주방ㆍ생활용품업체 한국도자기리빙의 김영목 대표는 지난달 추석을 앞두고 반가운 소식을 들었다. 한 보험사의 창립기념일을 맞아 수저 2만 세트를 납품하는 특판 계약을 따낸 것이다. 워낙 규모가 큰 건이다 보니 국내 내로라하는 주방용품업체들이 모두 달려든 가운데 거둔 값진 성과였다.
특판 영업의 성패를 가르는 문제는 역시 가격. 한국도자기리빙은 직원 20여명이 디자인, 상품기획, 마케팅 등에 특화돼 있고, 생산은 국내 제조전문업체에서 아웃소싱을 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제품의 품질은 자신이 있었지만, 자체 공장을 가지고 있는 업체들에 비해 가격경쟁력이 떨어질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고민은 오래가지 않았다. 소식을 들은 협력업체에서 먼저 "이 정도는 돼야 경쟁이 되지 않겠느냐"며 경쟁력있는 단가를 제안했기 때문이다. 두 업체가 함께 노력해 많은 물량을 가져오면 서로 '윈-윈(win-win)'할 수 있다는 의기투합이 이뤄졌다.
이런 의기투합은 한국도자기리빙과 협력업체간 신뢰관계가 밑바탕에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김 대표는 한국도자기에서 해외 영업을 담당하며 지금의 협력업체들과 오랜 친분을 쌓았다. 협력업체들이 주로 해외브랜드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을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현장에서 마주칠 기회가 많았던 것이다.
7년 전 한국도자기리빙을 만들고 주방ㆍ생활용품 사업에 뛰어든 뒤에도 항상 협력업체의 입장을 이해하려고 했다. 김 대표는 "한국도자기에서 해외업체들의 OEM을 많이 하다보니 우리는 반대 입장에 있어도 '갑(甲)의 횡포'를 부리지 말자고 생각했다"며 "협력업체에서 가격을 올려야겠다고 하면 어느 정도 조율을 해주며 지내다 보니 반대로 우리가 필요할 때 도움을 받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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