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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프로스 "뱅크런 막자" 자본통제 강수 빼들어

EU 회원국으론 처음<br>유로화 위상 타격 우려속 은행 영업 2주 만에 재개


키프로스가 27일(현지시간) 은행들의 영업 재개를 앞두고 구제금융 사태에 따른 뱅크런(대규모 예금인출) 사태를 막기 위해 유럽연합(EU) 회원국 최초로 자본통제 조치를 발표했다.

키프로스 당국은 이번 조치가 일시적이라고 밝혔으나 위기국면이 해소될 때까지 지속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예상이다. 특히 이 같은 자본통제는 단일통화로서의 유로화 위상을 급격히 떨어뜨릴 것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키프로스 재무부가 이날 공개한 명령에 따르면 키프로스에서의 해외송금이 일절 금지되며 해외 신용카드 및 직불카드 사용은 월 5,000유로로 제한된다. 출국할 때 가지고 갈 수 있는 현금은 3,000유로로 제한되며 해외 유학생들도 분기별로 1만유로만 출금할 수 있다. 국내에서는 현금인출기를 통한 출금을 하루 300유로까지 할 수 있으며 정기예금 계좌의 해지는 예금된 은행에 채무를 상환할 때 외에는 금지된다. 로이터통신은 이에 대해 "구제금융으로 고액예금이 보호를 받지 못하면서 키프로스 전체가 은행들에서 돈이 일거에 빠져나갈 거라는 공포에 사로잡혀 있다"고 전했다.

이번 자본규제는 일단 이날부터 7일 동안만 효력을 발휘한다는 게 키프로스 재무부의 설명이지만 상황전개에 따라 얼마든지 연장될 수 있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밥 라이든 IBOS 관리책임자는 "이 같은 전형적인 외환통제는 중남미나 아프리카에서 나올 수 있는 조치"라며 "경제가 회복될 때까지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자본통제 조치가 느슨해지거나 해제되는 순간 엄청난 뱅크런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특히 키프로스의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이탈 가능성이 커지는 가운데 이번 조치까지 나오면서 가뜩이나 위태로운 유로화의 단일통화로서의 위상에 금이 더 갔다는 분석도 나온다. 키프로스 내 유로화는 해외이동이 제약됨에 따라 화폐가치도 떨어지며 일종의 '2류 유로화'로 전락했다는 것이다.

이번 자본통제가 EU 조약위반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유럽 싱크탱크인 브뤼겔의 군트람울프는 이번 조치에 대해 "국가 차원의 자본통제는 공공정책과 공공안전의 바탕에서만 유효하다는 EU 조약 63ㆍ65조에 위배될 가능성이 있다"며 "키프로스의 자본통제 정책은 치밀하지 못해 법정에 갈 경우 패소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키프로스 은행의 주요 고객인 러시아 기업들의 반발도 거세지고 있다. 이들이 키프로스에 예치한 금액은 300억유로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러시아 언론들은 키프로스에 예치한 재산을 확인하려는 러시아 부호들 때문에 키프로스행 항공편이 품귀현상을 빚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번 조치에도 러시아 예금이 큰 영향을 받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러시아 기업인 안드리 다신은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러시아인들이 예금을 인출할 것이라고 보지는 않는다"며 "러시아 사람들은 금융위기로 인한 이런 상황에 익숙해져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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