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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는 기회다] 대기업 글로벌 영토확장 고삐 죈다

"공격적 투자·마케팅으로 불황 넘자"<br>2008년에도 위기 극복 경험<br>"선제적 투자로 새 시장 선점"<br>기술개발·신흥시장 공략 박차<br>또 한번의 힘찬 도약 나서


현대자동차는 글로벌 금융위기로 전세계 소비시장이 얼어붙은 지난 2008년 미국 시장에서 '어슈어런스 프로그램'이라는 공격적인 마케팅을 전개했다. 차량을 구입한 소비자가 1년 이내에 실직할 경우 판매된 차를 되사주겠다는 파격적인 제안을 들고 나온 것. 주위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현대차는 이 프로그램을 통해 현대차에 대한 미국 소비자들의 로열티를 높이며 2008년 3%였던 미국시장 점유율을 2010년 4.6%로 대폭 끌어올렸다. 2007년 말 이사회에서 1조3,000억원 규모의 온산 석유화학공장 확장 프로젝트를 통과시킨 S-OIL도 이듬해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지며 투자금 조달에 위기를 맞았다. 당시 대부분의 기업이 대규모 투자를 주저했지만 S-OIL은 과감하게 승부수를 던졌다. 어려울수록 투자를 늘려야 한다는 전략적 판단 아래 S-OIL은 장기 차입을 통해 지속적으로 프로젝트를 추진, 최근 성대하게 준공식을 치렀다. 이 공장에서 생산할 파라자일렌 제품 가격도 최근 들어 크게 올라 S-OIL의 승부수는 제대로 적중한 셈이다. 준공식에 참석한 이명박 대통령은 "훌륭한 기업은 불경기 때 투자를 한다. 불경기 다음에 좋은 시대가 오기 때문에 불경기 때 투자를 하지 않으면 경기가 좋을 때 결과를 가져올 수 없다"며 S-OIL의 결단을 높이 평가했다. 국내 기업들이 유럽 재정위기와 미국 경기 둔화 등 글로벌 경기불황에 대한 우려가 깊어지고 있지만 '위기가 곧 기회'였던 2008년의 경험을 되살려 글로벌 영토확장에 적극 나서고 있다. 2008년 위기 극복의 경험을 거울 삼아 이번에도 과감하고 선제적인 투자를 통해 경쟁업체들을 멀찌감치 따돌린다는 전략이다. 기업들은 특히 앞선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하는 과정에서 불황을 견딜만한 충분한 현금과 기술력도 갖췄다. 국내 기업들이 전세계에서 가장 빨리 리먼브라더스 사태의 충격에서 벗어났듯 이번에도 또 한번의 도약을 기대하게 하는 이유다. 2008년 금융위기 때 공격경영을 통해 반도체, LCD 등 주력 사업분야에서 해외 경쟁업체와의 격차를 벌리는데 성공한 삼성전자는 이번 위기도 추가 도약을 위한 발판으로 활용한다는 복안이다. 삼성전자는 이를 위해 시스템LSI, 메모리 반도체 등의 기술개발과 투자에 고삐를 더욱 조이고 LCD 사업의 원가경쟁력을 극대화하고 있다. 또 갤럭시S2와 갤럭시탭 10.1 등을 앞세워 전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1위에 올라선다는 목표를 세웠다. 현대자동차그룹은 경쟁력 있는 신차 출시를 통해 세계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정몽구 회장은 최근 글로벌 재정위기의 진앙지인 유럽 시장을 직접 둘러보며 판매전략을 점검한 뒤 유럽시장에서의 공격적 마케팅을 당부하기도 했다. LG전자도 '강하고 독한 LG'를 강조하는 구본준 부회장의 진두지휘 아래 위기 극복을 위한 변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LG전자는 또한 글로벌 경제위기로 전반적인 기업 채용이 위축된 상황을 우수 인재를 확보할 기회로 적극 활용하고 있다. 이미 비상경영체제로 전환한 포스코 역시 극한의 원가절감과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비중 확대, 원료자급률 제고 등을 통해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대기업들은 불황기에 더욱 빛을 보기 마련인 신성장동력에 대한 과감한 투자에도 적극적이다. 경쟁업체들이 주춤할 때 한발 앞서 투자함으로써 앞으로 열릴 새로운 시장을 선점할 수 있어서다. SK이노베이션은 전기자동차용 배터리와 편광판 광학필름(TAC) 등 신성장사업에 대한 투자를 지속하기로 했다. 대우조선해양은 신사업으로 풍력사업을 중점 추진해 10년 뒤 세계 3위권의 풍력업체로 성장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 밖에 두산중공업은 풍력발전과 이산화탄소 포집ㆍ저장기술 등 녹색에너지 사업을, 효성은 탄소섬유와 아라미드섬유 등 고부가 섬유를 미래 성장동력으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국내 기업들은 2008년 금융위기 때 공격경영으로 후발주자를 따돌리거나 선두업체와의 격차를 좁힌 경험이 있다"며 "이러한 학습효과를 바탕으로 이번 위기 국면에서도 적극적인 투자와 기술개발, 신흥시장 공략 등을 통해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갈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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