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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초대석] 심현영 현대건설 사장

생사의 갈림길에서 위태롭게 외줄타기를 했던 현대건설이 지난 6월 채권단의 출자전환 이후 빠른 속도로 되살아나고 있다. 그동안 사실상 중단됐던 수주에도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다 최근 주식시장에서도 관리종목에서 해제돼 본격적인 정상화의 길에 접어들었다는 것이 내외의 평가다. 오너 1인체제에서 벗어나 채권단의 지원 아래 독자적인 생존방식을 찾아나서고 있는 현대건설호의 맨앞에는 심현영이라는 전문경영인이 서 있다. "고(故) 정주영 명예회장의 창업정신을 빼고는 모두 바꾸겠다"며 기업회생의 중책을 떠맡은 심현영 사장을 만나 현대건설의 현안과 경영정상화 방안을 들어봤다. >>관련기사 주요 계열사대표 두루거친 현대맨 온유한 용모.성실한 자세에 친근감 -현대건설의 지휘봉을 잡은 지 100일을 넘기셨는데 경영정상화는 어느 정도 진척되고 있습니까. ▲일단 재무구조 면에서는 아무런 문제가 없습니다. 6월 말 채권단의 출자전환 및 유상증자를 통해 2조7,000억원의 자본을 확충, 1조4,000억원 정도의 유동성을 확보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일부에서는 아직 일부 2금융권이 출자전환에 반대하는데다 연말에 도래하는 회사채 물량이 많아 유동성 위기가 불거질 가능성도 있다고 보는데요. ▲이달 중 정부의 구조조정촉진법 시행령이 마련되면 아직 마무리짓지 못한 1,925억원의 출자전환에 문제가 없을 것으로 봅니다. 연말에 만기도래하는 회사채가 3,500억~4,500억원 정도 되지만 이중 실제로 상환해야 할 금액은 20% 정도 밖에 안 됩니다. 나머지는 이미 차환발행하기로 채권단과 약속이 돼 있습니다. -재무구조가 개선되기는 했지만 수주부문에서는 여전히 어려움이 적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결국 기업정상화란 영업부문까지 정상적으로 가동돼야 가능한 것 아닙니까. ▲그렇습니다. 이 때문에 경영정상화는 이제 첫발을 뗀 것뿐입니다. 영업활동이 정상적으로 이뤄져야 하고 채권단의 도움 없이 독자적인 경영이 가능해야 합니다. 하지만 수주활동이 그리 순탄치만은 않은 게 사실입니다. -수주의 어려움은 역시 해외에서의 신인도 회복이 덜 된 게 가장 큰 원인일 것 같은데요. ▲신인도는 어느 정도 회복이 됐다고 봅니다. 사실 5월까지만 해도 "현대에 일감을 맡겨도 되느냐"는 의구심이 컸습니다. 하지만 출자전환 이후에는 이 문제를 거론하는 발주처는 거의 없습니다. 오히려 더욱 큰 문제는 해외 건설시장의 여건변화입니다. -시장여건이 변했다면 구체적으로 어떻게 변했다는 것입니까. ▲발주처들이 예전같지 않다는 것입니다. 90년대만 하더라도 동남아나 중동 등 우리 주요 시장의 발주처들은 진취적이었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변했습니다. 어떻게 하면 돈 덜 주고 공사를 할까만 궁리하죠. 특히 중동시장에서는 예전처럼 공사를 해 돈을 남기는 게 거의 불가능한 상황입니다. -돈이 안 된다는 말인데요. 그렇다면 심 사장이 생각하는 대응방안이 있습니까. ▲전략적 수주가 필요합니다. 절대 '일단 따고 보자'는 식의 무리한 수주는 하지 않을 생각입니다. 최소한 수주 2~3년 전부터 주요 발주처의 발주계획 등 정보를 수집해 충분히 타당성을 검토한 뒤 사업에 참여할 계획입니다. 또 단순 도급공사보다는 프로젝트 파이낸싱의 비중을 높여 수익성을 극대화해야겠죠. -프로젝트 파이낸싱이 말은 좋지만 '자금 조달' 측면에서는 그리 쉬운 일이 아니지 않습니까. ▲물론입니다. 현대가 50년이 넘는 역사를 지닌 업체면서도 여전히 몸으로 때우고 있는 것은 바로 자본력 때문입니다. 국내에서는 금융규모 때문에 현실적으로 도저히 수천억원대의 프로젝트 파이낸싱 조달이 불가능합니다. 이 때문에 해외 자본과의 결합을 통한 사업참여를 추진할 계획입니다. -수주얘기가 나왔으니 말인데 중국의 오는 2008년 하계올림픽 개최를 계기로 중국 건설시장이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시장전망을 어떻게 보십니까. ▲사실 별로 기대할 게 없습니다. 훨씬 싼 인력이 있는 현지업체들과 경쟁이 되지를 않습니다. 다만 발전소 등 플랜트나 하수처리ㆍ공기정화ㆍ탈황시설 등 환경부문에서는 경쟁력이 있다고 봅니다. -취임 이후 현대의 기업문화가 변해야 한다고 여러번 강조하셨는데 바뀐 것을 느끼고 있습니까. ▲솔직히 아직 달라졌다는 느낌이 별로 없습니다. 여전히 현대는 과거의 우직하고 저돌적이라는 이미지가 강합니다. 사회는 유연하고 겸손하며 고객을 알아보는 회사를 원합니다. 현대는 이런 점에서 너무 많은 경험이 변화의 걸림돌이 되고 있습니다. 틀린걸 고치려 하지 않는 고집이 있다는 얘기죠. -CEO는 주가로 경영성과를 평가받는다는 말이 있습니다. 올해 주가 목표를 얼마 정도로 생각하고 계십니까. ▲굳이 주가 목표를 말한다면 4,000~5,000원선은 돼야 하지 않겠습니까. 하지만 걱정되는 게 있습니다. 바로 채권단입니다. 현재 채권단은 현대건설 전체 주식의 90%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경영권 유지에 필요한 적정선을 30% 정도라고 생각하고 있으므로 주가가 일정 수준을 넘어서면 대규모 물량이 시장에 쏟아져나올 수 있습니다. -수익성 위주의 수주를 강조하고 계신데 그렇다면 매출감소로 30여년이 넘게 지켜온 업계 1위 자리가 위태로워지는 것 아닙니까. ▲이제 매출 중심의 순위는 더이상 의미가 없다고 봅니다. 기업은 이익극대화가 제1의 목표입니다. 여기에 기존 수주잔고로도 최소한 3년 정도는 매출에 큰 변화가 없을 겁니다. 이 기간 동안 수주 패턴을 수익성 위주로 개선해나갈 생각입니다. -연말까지 1,000명 정도의 인력을 정리한다고 했는데 무리한 인력감축이 오히려 경쟁력 악화로 이어질지 걱정됩니다. ▲현재까지 650명 정도가 회사를 떠났습니다만 대부분 자연감소나 희망퇴직일 뿐 인위적인 감축은 하지 않았습니다. 또 앞으로도 그럴 생각은 없습니다. 건설업체는 사람이 경쟁력입니다. 구조조정의 원칙은 1인당 매출액 15억원입니다. 이 정도면 국내 어느 업체와 견줘도 손색이 없을 겁니다. -자구노력을 위한 부동산 매각작업이 미흡하다는 지적이 많은데요. ▲부동산을 한꺼번에 내다팔면 제값을 못 받습니다. 이래서는 자구에 전혀 도움이 안 됩니다. 일부에서는 계동사옥을 왜 안 파느냐고 하는데 사옥 중 현대건설 소유는 거의 없습니다. 팔아봐야 도움될 게 전혀 없는데 굳이 팔 필요가 있겠습니까. -현대산업개발에서 잔뼈가 굵으신 주택통이시다 보니 주택사업부문 확대에도 관심이 많으실텐데 사업확대 전략이 있습니까. ▲일단 올해는 여유가 없어 크게 벌이지는 못하고 있지만 내년부터 여유가 생기면 개발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해볼 생각입니다. 이를 위해 현재 하남ㆍ수원시 등과 개발사업을 위한 협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대담=이종환 사회부장 정리=정두환기자 사진=김동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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