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기획] "지금은 위기상화 아닌 구조조정 과정일뿐"- CEO들의 현실

[기획] "지금은 위기상화 아닌 구조조정 과정일뿐"- CEO들의 현실진단『최악의 위기상황은 아니다. 그러나 체질은 개선해야 한다.』 국내 주요 인터넷 기업의 최고경영자들은 최근 코스닥 하락, 거품론의 재연, 수익모델 부재에 대한 비판 등으로 불거진 닷컴 위기설과 관련해 이같이 강조하고 있다. 『구조조정에 들어간 것』이며 『이를통해 옥석을 가리는 기회가 된다』는 것이다. 더 나아가 『알찬 기업들은 더 성장할 수 있는 호기를 맞았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나스닥 등 해외 증시의 불안이 국내 증시에 영향을 미치고 있고 이른바 「묻지마 투자」의 거품이 꺼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들은 실제로 벤처 기업의 경영이 악화됐거나 인터넷 혁명의 가능성이 줄어든 것은 아니라는데 생각을 같이 했다. 대부분의 CEO들은 이번 사태를 「잡초 솎아내기」의 과정이라고 해석했다. 뚜렷한 사업모델없이 막연히 미래 가치만을 강조하거나, 사업 역량이 부족한 기업들은 자연스럽게 도태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생물이 진화하듯 인터넷 기업들도 진화하며, 「경영 환경에 적응하지 못한」 기업은 자연스럽게 멸종한다는 것이다. 물론 벤처 CEO들은 인터넷 기업들이 이번 사태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대대적인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는 것을 부인하지 않고 있다. 그동안 벤처기업들도 코스닥 폭등에 기대 과거 재벌들처럼 유·무상 증자, 무분별한 인수합병과 지분 투자 등으로 사업보다 돈을 버는데 더 열중했다는 것이 이들의 지적. 초창기의 벤처 정신이 사라졌다는 것이다. CEO들은 벤처기업도 제대로 된 「기업가정신」을 확립하고 기초체력(펀더멘탈)을 튼튼히 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데 공감하고 있다. 구체적인 방법으로 인터넷 기업의 세계화, 온·오프라인 기업과의 제휴를 통한 비즈니스 모델 확립, 벤처정신에 입각한 과감한 기술 개발 등을 꼽았다. 대다수 벤처 CEO들은 수익 모델은 중요하지만 당장 벤처 기업에 수익을 바라는 것은 무리라고 강조한다. 이것은 마치 어린이에게 100M달리기에 나서라는 것과 같다는 것. 수익 논쟁은 아직 시기상조며 지금은 기업의 본질을 키우는 것이 먼저라고 입을 모은다. /김상연기자DREAM@SED.CO.KR ◇이금룡(李今龍) 옥션 사장 - "과감한 기술개발·마케팅 투자할 때" 현재 인터넷 벤처기업이 처한 상황은 위기라기보다 구조조정의 과정이라고 본다. 주가가 회복되면 그동안 벤처기업을 중심으로 코스닥 시장에서 부풀려졌던 거품이 제거되면서 알짜기업과 그렇지 못한 기업의 명암이 확연하게 드러날 것이다. 특히 뚜렷한 근거없이 막연한 미래가치에만 의존해오던 기업들이 큰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시기에 벤처기업들은 주주들로부터 선택받을 수 있도록 펀더멘탈을 강화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특히 과감한 기술개발과 마케팅 투자를 통해 경쟁력 있는 조직의 면모를 보여주는 것이 필요하다. 또 주가에 연연해 단편적인 방안을 찾기보다는 주주들로부터 신뢰를 잃지 않도록 투명하고, 성실한 기업이미지를 견지하는데 힘써야 할 것이다. 「거품론」에 대해서 말들이 많다. 한가지 강조하고 싶은 것은 모든 산업의 형성초기에 일정수준의 거품은 존재했다는 것이다. 인터넷 산업도 예외는 아니라고 본다. 하지만 최근 국내업계에서 일고있는 거품론은 지나치게 과장된 느낌이다. 알찬 기업도 많기 때문이다. ◇안철수바이러스연구소 안철수(安哲秀)사장 - "세계적 벤처 만들 기회로 삼아야" 주가하락은 벤처기업 입장에서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다. 체질 개선이 돼 튼튼한 벤처기업 나올 수 있다. 여건이 좋았을 때 더 열심히 안했던 게 지금까지의 현실이다. 이번 기회를 통해 세계적인 벤처기업이 나올 수 있는 토대를 만들어야 한다. 벤처를 활용하면 국가 경쟁력을 한단계 끌어올릴 수 있다. 미국 등 선진국에서도 벤처기업 육성에 적극 나서고 있다. 벤처기업 투자원칙은 변함이 없다. 리스크를 관리해야하고, 치밀한 사업계획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투자자 입장에서도 최소 2~3년보고 해야 한다. 코스닥이 활황이면 조심해야 하고 떨어지면 적극 투자해야 하는데 우리나라 투자자들은 반대로 간다. 벤처투자에 대한 마인드를 갖는게 필요하다. 옳바른 투자마인드를 만들어 가는 데는 언론사도 앞장서야 한다. 손해가 나면 정부에서 막아주곤 했던 것이 자기가 책임지고 투자하는 마인드를 만드는데 걸림돌이 됐던 것도 사실이다. 미국서도 이같은 과정을 거쳤다. 경험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새로운 시장논리를 만드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본다. ◇전하진(田夏鎭) 한글과 컴퓨터 사장 - "수익모델 확보해야 향후 시장성도" 최근 진행된 코스닥 폭락은 기업의 부실이나 경영악화가 그 이유로 보지는 않는다. 개별기업의 성장성이나 내용이 주가에 반영되지 않은게 더 큰 이유다. 그동안 우리 투자자들은 산업이나 기업에 대한 이해없이 투자를 해왔다. 이것이 주식시장에 적잖은 악재가 됐다고 생각한다. 인터넷 벤처기업에 대한 투자자들의 요구는 걸음마를 하는 아이에게 100M에서 속도를 내지 못한다고 나무라는 것에 비유할 수 있다. 하지만 분명한 사실은 이제는 수익을 창출하는 비즈니스 모델의 확보, 방향성을 제시하는 업체가 시장을 선도할 것이라는 점이다. 얼마나 경쟁력 있는 비즈니스 모델을 갖느냐가 대응전략이다. 이런 점에서 한컴은 다른 기업에 비해 큰 장점이 있다. 우선 소프트웨어로 안정적인 재정능력을 갖고 있으며, 많은 회원을 확보하고 있다. 9개 사업분야를 갖추고 아시아 최고의 마켓 생산자로서 입지를 굳히고 있어 인터넷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모든 경쟁력을 갖췄다고 본다. 예카는 조만간 서비스를 실시하며, 차세대 워드프로세서 워디안이 6월말 출시된다. 사이버 오피스 넷피스도 유로화 서비스를 시작하는 등 수익성 창출에 이미 접근했다. ◇다음커뮤니케이션 이재웅(李在雄)사장 - "옥석가리기 진행 긍정적 측면 기대" 현재 코스닥 시장이 불안하다고 말하는 것은 인터넷 벤처 기업인이 가장 민감하게 느끼는 부분이다. 지수 120선을 넘나드는 것은 코스닥 시장이 현저히 저평가돼 있다는 징표로서 투자의 95%를 차지하고 있는 개인 투자자들이 시장을 믿지 못하고 있다는 증거다. 그러나 그 동안 거품론에 휘말렸던 인터넷 기업들의 옥석(玉石) 가리기가 충실히 진행될 수 있는 긍정적인 면도 있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 다음커뮤니케이션의 경우 지난 1주일 동안 오히려 상한가를 기록하는 등 주가가 20% 이상 올랐다. 이는 시장에서 인정받기 시작했다는 징표로 해석된다. 최근에는 외국인투자자들을 중심으로 매수 주문도 많다. 1위 포털 사이트 업체로서 다음커뮤니케이션은 전자상거래와 온라인 광고로 충분히 수익을 낼 수 있다고 믿는다. 1,000만 회원을 확보하고 있는 명실상부한 1위 포털 서비스 업체로서 다음의 수익 모델에 대해 기대를 걸어도 좋다. 우리 회사는 전반적인 장세가 회복되는 하반기께 주가가 더 오르고 연말에는 미국 나스닥 상장도 추진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새롬기술 오상수(吳尙洙)사장 - "인터넷서 수익 내려면 시간 더 필요" 인터넷 기업에서 중요한 것은 실제로 수익을 내는 시점이다. 인터넷 기업의 손익분기점은 철강산업의 그것과 비슷하다고 본다. 철강산업은 막대한 고정투자비가 들어간다. 인터넷도 회원을 끌어모으고, 이를 바탕으로 수익을 내는데는 적잖은 시간이 필요하다. 지금 벌어지고 있고, 인터넷 기업을 공격하는 무기로 활용되고 있는 수익논쟁은 걸음마를 배우고 있는 아이에게 뛰라고 말하는 것과 같다. 물론 회원 확보와 함께 중요한 것이 유료 서비스의 개발이다. 이런 측면에서 새롬기술은 다이얼패드, UMS 등 다양한 유료 서비스를 고려하고 있다. 최근 수익모델에 대한 논쟁, 인터넷 거품론 등 여러 사정이 얽혀 코스닥시장이 힘을 잃고 있다. 여기서 가장 바람직한 주가관리는 주주들의 기대를 충족시키는 것이다. 새롬기술은 해외진출에 승부를 걸고있다. 올해 일본을 중심으로한 아시아 지역과 세계 인터넷 10위안에 드는 나라를 중심으로 현지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다이얼패드는 전화라는 생활에 꼭 필요한 도구를 공짜로 제공하는 서비스기 때문에 가능성을 확신하고 있다. 미국의 TMGI도 다이얼패드가 야후와 같은 성장가능성이 있는 기업으로 평가했다. ◇가로수닷컴 이의범(李義範)사장 -"기술·실적따라 본격적 차별화 예상" 미국 금리 인상에 따른 나스닥 시장의 불안과, 동남아 외환위기설, 국내 금융시장의 구조조정 재현에 따른 불안 심리가 시장 전반에 깔려 있다. 특히 코스닥 시장의 침체는 수급문제에 기인한다고 본다. 벤처기업 허가를 너무 남발하고, 많은 인터넷 기업경영자들이 「머니게임」에 의존하면서 주식이 공급과잉 상태에 있다. 수익모델이 없는 닷컴 기업들이 많은데 제휴나 인수합병등을 통해 오프라인 업체와의 연계로 수익성 창출을 모색해야 한다. 주가는 실적에 수렴하는 법이다. 인터넷 기업도 단기적인 주가에 연연해하지 말고 기술과 실적으로 승부해야 한다. 하반기에는 실질적인 수익이 나는 기업과 그렇지 않은 기업간에 분명한 차이가 드러날 것이다. 가로수닷컴은 오프라인 시장에서 9년 동안 기반을 닦은 대표적인 온, 오프라인 시너지 모델이다. 매출 면에서 안정된 오프라인 실적 위에 온라인의 확장성이 결합돼 있으며, 기능면에서도 오프라인 배송 인프라를 활용해 쇼핑몰에서 수도권 1시간 배송을 구현하는 등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 ◇퍼시픽네트워크 임수현(林秀炫)사장 - "인프라 구축과정 수익기대는 조급증" 최근 인터넷 기업이 처한 상황에 대해 많은 사람들은 거품이 빠지고 있다고 말한다. 나는 이에 전적으로 동의하지는 않는다. 최근 제기되는 벤처기업 위기론의 핵심은 벤처캐피털과 합리적이지 못한 증시에 원인이 있다고 본다. 벤처투자가 활성화한 1년도 안돼 온라인기업이 수익을 내고, 그렇지 못한 기업은 장래가 없다고 매도하는 것은 지나친 욕심이라고 생각한다. 온라인이든 오프라인이든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으로 투자가 필요하다. 그런데도 성급하게 수익을 원하는게 우리의 실정이다. 벤처는 글자 그대로 투자를 받지 않고서는 성공을 보장받을 수 없는 산업이다. 최근 벌어지는 상황에는 정부도 적잖은 책임이 있다. 무엇보다 벤처개피털의 양성화 작업을 허술하게 했다. 사채업자들이 무분별하게 벤처투자에 뛰어들수 있도록 한 것은 벤처의 기본 정신과 맞지 않는다고 본다. 이들은 조기에 수익을 기대하고 있으며, 벤처기업인들을 몰아치고 있다. 벤처캐피털은 조급증에서 벗어나야 한다. 벤처가 산업의 중심이며, 대세라는 것을 부인할 사람은 없다. 열매는 기다려야 열린다. /김상연기자 DREAM@SED.CO.KR 문병도기자 DO@SED.CO.KR 김창익기자 WINDOW@SED.CO.KR 정민정기자 JMINJ@SED.CO.KR 김상연기자DREAM@SED.CO.KR 문병도기자DO@SED.CO.KR 입력시간 2000/05/25 20:25 ◀ 이전화면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