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카드, 정상화 차질우려

채권단이 유상증자 금액의 부족을 이유로 LG그룹에 추가 자금지원을 요구하면서 `자금지원 중단`이라는 카드를 또 다시 꺼내 들었다.

LG카드는 이에 따라 미국계 투자회사인 템플턴자산운용이 단일 최대주주로 전격 등장하면서 매각작업에 혼선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자금 지원에 대해 채권단 압박에 까지 시달리면서 또 한차례 어려움을 겪게 됐다.

그러나 채권단과 금융당국이 매각을 앞둔 시점에서 현실적으로 자금지원 중단이라는 최후의 수단을 실행에 옮기지는 않을 것으로 보여 양측이 막후협상을 통해 별도의 해법을 도출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채권단 “무작정 지원할 수는 없다”= 채권은행들은 LG카드에 대해 2조원을 지원하면서 LG그룹으로부터 약속 받은 자본금 확충계획이 시작부터 차질을 빚고 있다는 점에 큰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채권단의 한 고위관계자는 “주가가 떨어지면서 연내 3,000억원 유상증자가 사실상 어렵다는 상황이 충분히 예견됐는데도 LG측에서는 별도의 대책을 마련하지 않았다”며 “일반적인 대출거래에서도 이 같은 약속위반은 충분히 채무불이행 사유에 해당되는 만큼 대주주측이 일정부분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다른 한편에서는 LG카드의 경영정상화를 위한 매각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만큼 채권단의 이번 요구는 단순 압박용에 그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채권단의 다른 관계자는 “매각을 앞둔 시점에서 자금지원을 당장 끊기는 어려운 문제가 있다”며 “대주주측의 움직임과 매각과정을 지켜보면서 추가 대책을 마련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기 매각만이 살길= LG카드는 채권은행으로부터 2조원의 자금지원을 약속받은 후 지금까지 한도의 절반을 훨씬 초과하는 1조2,000억원 가량을 소진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이르면 이 달 말, 늦어도 다음달 초까지 매각작업이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지 못할 경우 다시 심각한 상황을 맞을 수도 있다. 채권단의 한 관계자는 “채권은행들은 현재 2조원의 자금지원 외에는 더 이상 한푼도 지원할 수 없다는 강경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유동성 문제가 다시 불거지기 전에 매각을 완료해야 한다”며“이 달 20일을 전후해 자산ㆍ부채에 대한 실사결과가 나오는 대로 작업을 서둘러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일각에서는 매각작업이 지연되면 LG카드에 대한 추가적인 유동성 지원이 필요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으나 대부분의 은행들은 만일 이 같은 요청이 들어오더라고 단호하게 거부하겠다는 입장이다. 벌써부터 국민은행의 경우 노조측이 지난 9일 은행측에 `LG카드에 대한 추가지원 불가`를 경고하기도 했다.

<이진우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