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청과 창업기업 아이디어오디션이 공동 운영하는 '무한상상 국민창업 프로젝트'를 통해 음식과 기름기(유분)를 분리해주는 '블랙홀접시'를 출시한 직장인 박영우 씨는 지난 8월 현대홈쇼핑이 1차 물량(2,400개) 완판에 성공하면서 총 수익의 3분의 1인 110만원을 판매 로열티로 가져갔다. 그의 아이디어가 제품화되기까지 박 씨가 한 일은 평소 생각했던 아이디어를 그림으로 그려 창업 플랫폼 '아이디어 오디션'에 낸 것 뿐이다. 제품명 공모전 등에 참여한 네티즌과 전문가도 약 66만원, 디자이너는 44만원의 로열티를 나눠 가졌다.
제품 출시 기간도 크게 단축됐다. A4 용지 한 장의 스케치 형식으로 공개한 박 씨의 아이디어가 네티즌과 전문가들의 조언을 통해 보완되고, 시제품 생산과 양산 과정을 거쳐 소비자 가정에서 사용되기까지 걸린 시간은 약 4개월에 불과했다.
박 씨는 "평소 사물을 주의깊게 관찰하는 습관이 있어서 아이디어가 많은 편인데 아이디어를 제품화하기까지 모든 과정을 혼자 힘으로 해내기도 어렵고, 초기 투자금에 대한 부담도 커 사장되는 아이디어가 많았다"며 "블랙홀 접시가 제품화되는 과정을 보면서 앞으로 번뜩이는 아이디어가 있다면 꼭 제품화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블랙홀접시 제품화 이후에도 조리 과정에서 발생하는 유수분을 밖으로 배출하는 '유수분 분리 뚜껑' 아이디어를 추가로 등록했다.
박 씨의 사례처럼 아이디어오디션은 아이디어를 가진 사람과 고객, 디자인·유통·특허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 제조업체를 한 자리에 모아 보다 손쉬운 창업을 지원하고 있다. 재능기부 형식으로 플랫폼에 참여했던 전문가 집단도 초기 30명에서 현재는 200명 이상으로 늘어났다.
아이디어 등록부터 유통까지 모든 과정은 간단하다. 아이디어에 대한 설명과 스케치 형식의 그림을 올리면 네티즌들이 아이디어를 평가한다. 이때 50표 이상의 추천을 받아야 다음 단계로 진입할 수 있다.
아이디어 발전은 전문가 커뮤니티에서 이뤄진다. 200여명의 전문가들이 관심분야에 따라 평가 대상을 채택하고 아이디어를 보완한다. 이후 디자인 평가 단계로 넘어가는데 이때도 유통사와 소비자의 평가에서 탈락할 수 있다. 여타 창업플랫폼과 아이디어오디션이 크게 다른 점은 향후 제품을 판매할 유통사가 직접 제품을 고른다는 점이다.
앞서 지난 5월 중기청과 창업진흥원·현대홈쇼핑·아이디어오디션은 아이디어 제품 발굴, 무료 홈쇼핑 방송, 온라인몰 입점, 카탈로그 등록 등을 내용으로 하는 '신기술, 아이디어제품 발굴 및 판로지원 협약'을 맺었다. 이로써 제조기업들로서는 홈쇼핑 판매 제품을 만들게돼 리스크를 덜게 됐다.
김광호 아이디어오디션 대표는 "첫 방송출연 제품이 기대 이상의 반응을 얻으면서 다음달 중으로 살균행거·디지털 믹서기 등 아이디어 제품을 추가로 선보일 것"이라며 "아이디어오디션을 통해 작은 창업의 경험이 쌓이다 보면 좀더 많은 사람들이 큰 창업에 도전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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