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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반응은…"협력업체와 최대한 성실 협상"

완성차업계 "재고있어 당장 생산차질까진 안갈것"<br>"車값 올릴수도 없어 우리도 이중부담" 고충 호소

전격적인 ‘납품중단’이라는 주물업계의 실력행사에 대해 관련 대기업들은 “협력업체와 최대한 성실하게 협상하겠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자동차업계는 7일 “현재 적정 수준의 재고를 보유하고 있어 주물업계의 납품중단이 당장의 생산차질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사태가 길어질 경우 생산은 물론 수출에도 막대한 지장을 줄 수 있으므로 협력업체와 긴밀하게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대ㆍ기아차는 지난해 부품업체들과의 협의를 통해 이미 상ㆍ하반기 각각 한 차례씩 납품가격을 인상했었고 올들어 원자재 전 분야에서 가격이 급상승하자 또다시 협력사들과 협의하고 있다. 현대차의 한 관계자는 “최대한 우호적인 입장으로 협의하고 있으며 이달 중 납품가격을 추가로 인상시켜줄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완성차업체는 하지만 철강재 등 원자재가격 급등분을 자동차 판매가격에 전가하기 어려운 형편이어서 수익성 악화를 우려하고 있다. 실제 현대차의 경우 지난 2월 포스코가 냉연강판 가격을 톤당 59만5,000원에서 66만원으로 인상함에 따라 연간 1,170억원의 추가 부담이 발생한 상황. 자동차공업협회의 한 관계자는 “완성차업체도 최근 비용부담이 늘어났지만 당장 차량가격을 올릴 수 없는 형편”이라며 “주물업계의 납품중단은 이중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는 게 사실”이라고 털어놓았다. 기계업계 또한 이번 주물 납품중단 사태를 극복하기 위해 협력사들과의 긴급 협상에 들어갔다. 두산인프라코어의 한 관계자는 “굴삭기와 상용차에 장착되는 디젤엔진부품 납품 회사들이 손을 놓은 상태”라면서 “아직 재고량이 있어 당장 생산 차질을 빚지는 않지만 장기화를 우려해 납품을 중단한 거래 중소기업과 성실하게 협상을 벌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석유화학-플라스틱업체 간의 원료가격 다툼도 거세질 전망이다. 최근 고유가로 인해 석유화학의 기초원료인 나프타 가격이 톤당 900달러를 돌파하면서 유화업계도 플라스틱 업계에 원재료가 상승분을 전가해야 하는 상황. 그러나 영세 플라스틱 가공업체의 주납품처인 전자ㆍ자동차 등의 업종에서 납품가 인상을 거절하고 있어 플라스틱 업계도 고사 직전의 위기를 맞은 상태다. 플라스틱 업계의 한 관계자는 “주물업계는 납품중단이라는 초강수를 뒀다는데 우리는 그럴 처지도 못 된다”면서 “플라스틱 업체는 규모가 특히 영세하고 숫자가 많아 경쟁도 치열해 업계가 한목소리를 낼 수 없는 구조”라고 걱정했다. 석유화학공업협회의 한 관계자는 “모든 합성수지 제품의 원료가 석유인데 석유값을 깎아달라고 할 수는 없지 않느냐”면서 “플라스틱 업계의 납품가가 현실화돼야 유화ㆍ플라스틱의 상생이 이뤄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시멘트-레미콘-건설사로 이어지는 납품 사슬에서도 봄철 성수기를 맞아 가격분쟁이 발생할 전망이다. 시멘트 생산의 주연료인 유연탄 국제가격이 지난해 대비 두 배 가까이 올라 어떻게든 순차적인 가격전가가 이뤄져야 선순환이 가능하지만 최근 건설경기 부진으로 건설회사들도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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