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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이근식교수 지음 `자유주의 사회경제사상'

IMF(국제통화기금) 시대를 맞아 우리 경제학계는 크게 두가지의 흐름을 놓고 고민중이다. 하나는 신자유주의의 물결이고 다른 하나는 평등과 정의의 이념을 강조하는 제3의 길이다. 미국경제가 전자의 논리적 근거를 제공하고 있다면, 유럽의 사회주의 정권이 후자의 이론적 토대가 되고 있다.우리나라의 경우 개발독재 시대가 환란이라는 형태로 마무리되면서 신자유주의 논리가 극성을 부리고 있는 가운데, 진보적인 학계에서는 「제3의 길」이 강조하는 평등 이데올로기를 지속적으로 옹호하고 있는 형편이다. 이런 가운데 이근식 서울시립대 교수(경제학)의 「자유주의 사회경제사상」(한길사 펴냄)은 현재 한국경제가 당면하고 있는 경제위기의 극복을 위해서는 「자유주의 경제사상」의 적극적인 도입이 중요함을 강조하고 있는 책이다. 물론 많은 논란이 따르겠지만 이 교수는 이 책에서 자유주의에 대한 그릇된 이해가 우리로 하여금 보편적 사회체제로서의 자유주의를 잘못 해석, 세계화 시대에 적응할 수 있는 기반을 상실했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저자는 이 책에서 7명의 경제사상가를 통해 진정한 자유주의의 의미를 밝혀내고, 그것이 왜 현재의 한국사회에 필요한가를 흥미롭게 보여준다. 저자는 먼저 『세상을 살다보면 생각이 크게 바뀌는 일이 있다』면서 『내게 그런 계기가 온 것은 7년전 애덤 스미스의 「도덕감정론」 「법학강의록」 및 「국부론」을 읽고 나서였다』고 고백한다. 애덤 스미스(1723~1790)는 흔히 「국부론」의 저자로만 알려져 있지만, 「도덕감정론」등 인간에 대한 철학적 이해를 토대로 경제학을 완성시켰음을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스미스의 경제사상은 자연과 마찬가지로 인간사회에도 신의 섭리에 의해 잘 만들어진 조화로운 징서가 존재하며, 이 질서는 인류 모두에게 유익한 결과를 만들어낸다는 것으로 요약될 수 있다. 스미슨은 이같은 질서가 잘 운용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중상주의적인 모든 규제를 철폐해 개인의 부당한 탐욕을 억제해야 하며, 공정한 법질서를 확립해 남에게 피해를 주는 반칙을 근절시켜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래야만 인간의 가장 강력한 본성인 「자애」라는 원동력이 시장기구를 작동시켜 경제가 순조롭고 자연스럽게 발전해 나간다는 것이다. 스미스의 사상은 규제철폐, 독점추방과 경쟁촉진 및 공정한 법질서의 확립으로 모이진다. 반면에 19세기 당시의 사회적 모순을 직시했던 J.S. 밀(1806~1873)은 「인간의 불안전성」에서 문제를 풀어간다. 밀은 인간은 윤리적으로 불안전해 자신의 탐욕만을 추구하기 쉽다고 단정한다. 때문에 「권력의 제한」과 「비판의 자유」가 중요하다는 것. 밀은 또 스미스와는 달리 노동자의 빈곤에 관심을 돌려 「자유」와 「공정한 분배의 결합」이 요구된다면서 상속과 토지의 사유재산권을 제한해 궁극적으로는 계급이 없는 협동조합사회를 지향할 것을 주장했다. 저자는 이밖에 시장경제 자체의 독점성과 물가안정을 위한 통화정책의 필요성을 제시한 발터 오이켄(1891~1950), 인간적인·정신적인 요소가 충만한 경제학을 주창한 빌헬름 뢰프케(1899~1971), 철저하게 현존질서의 옹호를 주장하는 프리드리히 폰 하이에크(1899~1992)등의 경제사상을 통해 자유주의 이론의 다양한 흐름을 추적한다. 이 교수는 이어 복지제도의 합리성을 강조하는 밀턴 프리드먼(87)의 견해를 통해 현재 우리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국민연금제도의 모순을 파헤치고 있으며, 제임스 뷰캐넌(80)의 사상을 통해 정부기능의 축소와 개인 권리의 철저보장의 중요성을 가르쳐 준다. 저자는 결론적으로 인간의 이성과 책임을 바탕으로 한 경제체제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면서 정부주도의 구조조정에는 한계가 있다고 강조한다. /이용웅 기자 YYONG@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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